최규석 작가 사과문
최규석 작가 사과문
최규석 작가 사과문

K대 남학생들의 언어 성폭력을 폭로한 내부고발자를 비난한 웹툰 ‘송곳’의 최규석 작가가 사과문을 올렸다.

최 작가는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많은 분 앞에서 실언을 했고, 사과가 아닌 변명을 해 큰 실망을 드렸다”는 내용의 사과글을 올렸다.

그는 “여성과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성과 범주성이 주는 위협과 공포를 바로 읽지 못하고, 평소 걱정하던 사적 영역에의 사찰, 규제 등에 대한 우려를 먼저 했다”며 “기사를 오독해 경솔했던 데다가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했다. 나의 몰상식과 폭력성을 버리고 고쳐나가겠다”고 사과했다.

‘K대 언어 성폭력 사건’은 지난 12일 한 신문이 단독 보도한 사건으로, K대 남학생들이 학과 소모임 단체 카톡방에서 지난해 5월부터 학교 여학생의 사진과 실명을 올리면서 “가슴은 D컵이지만 얼굴은 별로니 봉지 씌워서 하자” “얘랑은 돈 줘도 못하겠다” “정액 도둑X” “1억에 내 XX 물게 해 준다” “여자 몇 명 낚아서 회치자” 등의 말이 오가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보도를 보고 최규석 작가는 “음담패설의 발언 수준이 어떻고를 떠나서 저걸 폭로하는 거 자체가 미친 짓 아냐”라는 글을 적었다. 내부고발자를 비난한 이 글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논란이 됐다.

최 작가는 앞선 논란을 키운 사과글에서 “사적영역에 대한 침해 문제에 대한 지적이었는데 미처 살피지 못한 맥락들이 많은 것 같다”고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문제가 된 카톡대화방의 성격에 따라 달리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규석의 웹툰, ‘송곳’
최규석의 웹툰, ‘송곳’
최규석의 웹툰, ‘송곳’

그는 “단톡방인 경우, 발언한 남학생들이 미친X고, 기사에 대한 제 반응은 틀린 것이고 사과해야 할 일이다. 사적인 대화방의 경우, 저는 커피숍 음담패설에 대입하여 상상했고, 수위와 관계없이 지켜져야 할 영역이라 봤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혐오스러운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과 공동체가 이들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가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

이번 사건에 네티즌들의 실망감이 큰 이유는 최규석 작가가 우리나라 비정규직의 현실과 임금 문제, 노조 문제 등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 ‘송곳’을 연재하며 인기를 끈 작가라는 점 때문이다. 향후 그의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 최규석 작가 트위터 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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