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선과 선원들, 슈퍼주니어, 주현미, 퓨어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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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선과 선원들 ‘노란 방’ 中

단편선과 선원들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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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선과 선원들의 정규 1집. 회기동 단편선은 요 몇 년 사이 ‘백년’ ‘처녀’ 등의 솔로앨범을 통해 파격적이고 완성도 높은 음악을 선보이며 인디 신의 중요한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이제는 회기동 단편선이 뭘 한다고 하면 ‘또 무슨 짓을 하나?’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는 것 같다. 단편선과 선원들은 단편선(보컬, 기타), 권지영(바이올린), 장도혁(퍼커션), 최우영(베이스)으로 이루어진 4인조 밴드로 이루어져 있다. 음악적으로 봤을 때 이들은 이 악기 편성에서 나올 수 있는 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토해내고 있다. 한국적인 정서가 느껴지는 곡부터 최근 영미권의 인디 포크, 월드뮤직, 멀리는 60~70년대의 아름다웠던 브리티시 포크, 사이키델릭 포크의 색까지 매우 복합적인 포크(트레디셔널부터 모던포크까지)음악 스타일이 뒤섞여 있다. 대개 이런 음악은 청자가 자기 취향대로 받아들이기 마련인데, 월드뮤직 마니아라면 집시 음악이 들릴 것이고 아트 록, 브리티시 포크 마니아라면 스파이로자이라 풍의 난해한 음악, 또는 ‘러브’의 사이키델릭 포크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정작 눈여겨봐야 할 것은 장르적인 색체의 구현이 아니라 곡이 가진 드라마틱한 진행이다. 이들 4인조는 특정 스타일에 매몰되려 하지 않고, 자신들의 편성에서 할 수 있는 노래의 완결성에 신경 쓴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청자로 하여금 각각의 곡들이 가진 극적인 구성에 귀 기울이게끔 한다. 음악적 욕심과 함께 곡의 완결을 위한 자제심이 동시에 느껴지는 작품.

슈퍼주니어 ‘Mamac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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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스타’ 슈퍼주니어의 정규 7집. 이제 데뷔 10년차에 7집이라니 대단한 숫자다. 이쯤 되면 슈주 자체가 졸업시스템을 가진 아이돌그룹의 가장 성공한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슈퍼주니어는 정말 월드스타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팀이다. 싸이만큼 지명도가 높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세계적인 팬덤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누구나 슈주를 아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아이돌그룹 중 팬덤의 국제적 반경이 가장 넓은 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SM의 앨범들이 으레 그렇지만 슈주 역시 음악의 취향을 국내에 국한하지 않고 글로벌하게 가져가는 편으로 팝적인 성향이 강하다. 이번 앨범은 실제 악기의 비중이 높은 풍성한 사운드 중심으로 듣는 재미가 있다. SM의 음악이 무대를 중심으로 만들어진다는 견해도 있는데 이번 슈주의 앨범은 귀가 즐거운 앨범이다. 타이틀곡 ‘마마시타’는 뮤지컬의 한 장면과 같은 노래, 그 외에 ‘춤을 춘다’ ‘디스 이즈 러브(This Is Love)’ ‘환절기’와 같이 멜로디 라인이 뚜렷한 곡들이 그득하다. 과거 앨범에 비하면 복고풍의 악곡이 강한 편이다. 현재 SM 식구 중 큰 형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앨범. 아직까지 올해 나온 보이그룹 앨범 중에는 인피니트와 1위를 다툴만한 완성도다.

Various Artists ‘산 들 바다의 노래 제주 4.3 헌정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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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항쟁’ 66주년을 맞아 제주 MBC가 기획한 다큐멘터리 ‘산, 들, 바다의 노래’을 위해 녹음된 곡들을 모은 컴필레이션 앨범. 음악감독을 맡은 3호선버터플라이의 리더 성기완이 갤럭시 익스프레스, 가리온, 요조, 백현진, 방준석, 게이트 플라워즈, 킹스턴 루디스카, 사우스 카니발 등의 뮤지션들을 모았다. 제주 ‘4.3 항쟁’은 한국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자주 회자되지 않는 편인데 그런 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앨범이라 할 수 있다. 앨범에는 제주도 지역 민요를 비롯해 민중가요 10개 곡이 뮤지션들의 자유로운 해석으로 담겼다. 덕분에 제주의 노래들은 그저 과거의 곡을 다시 부른 것이 아닌 동시대의 생생히 살아있는 목소리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이는 창작의 자유로움과 역사를 돌아보는 정신이 합치된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음악들이 마음을 움직였다면 ‘4.3 항쟁’에 대해서도 찾아보길 바란다. 그것이 이 음악이 할 수 있는 최대의 덕목 중 하나가 아니겠는가?

주현미 ‘30th Anniversary Alb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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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미의 데뷔 30주년을 기념한 앨범. 주현미는 80~90년대를 풍미한 트로트 가수로 ‘비 내리는 영동교’ ‘신사동 그 사람’ ‘짝사랑’ ‘잠깐만’ 등으로 국민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당시 주현미의 음악은 정통 트로트를 구사한 이미자 등과 달리 도시적인 세련됨을 가지고 있어 ‘신 트로트’라 불리기도 했다. 최근 조PD, 국카스텐, 프렐류드, 소녀시대 서현 등과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주현미의 행보를 보면 그녀를 단지 트로트 가수로 국한하는데 무리가 있어 보인다. 새 앨범 역시 트로트와 다른 장르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오고 간다. 굳이 다른 장르를 구사하려 애쓴다는 것이 아니라 주현미의 노래 자체가 다양한 리듬과 멜로디 위에서 노닐고 있다. 아름답게 나이든 외모만큼이나 자연스럽게 노래를 곱씹는 맛도 일품이다. 이 정도면 ‘고급 어덜트 컨템퍼러리’라고 봐도 좋지 않을까. 단어가 어렵나? 세련된 성인가요란 의미다.

ECE ‘나를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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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E를 처음 본 것은 ‘스페이스 공감’의 신인 발굴 프로젝트 ‘헬로루키’ 무대였다. 이들을 처음 보고 문득 조이 디비전이 떠올랐다. 음악적 스타일이 포스트펑크에 가까운 것도 작용했겠지만, ECE 보컬 김동용의 ‘환자’와 같은 퍼포먼스가 마치 이언 커티스를 떠올리게 했다.(궁금하면 조이 디비전의 ‘Transmission’ 영상을 찾아보길) 금오(기타), 김동용(보컬), 박주원(베이스), 이동욱(드럼)으로 이루어진 4인조 밴드 ECE는 2012년 4월 홍대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첫 정규앨범인 ‘나를 번쩍’에는 조금은 난해하고, 또 기괴한 음악이 담겼다. 기본적으로 록 앨범이고 복잡한 리듬이나 멜로디를 쓰는 것은 아니지만, 간간히 들려오는 노이즈 사운드, 정신분열적으로 들리는 보컬이 청자를 당황스럽게 하기도 한다. 로 파이로 녹음된 사운드 믹싱은 밴드의 지향점으로 보이는데, ECE를 잘 모르는 이들이라면 그냥 헐거운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는 팀 색깔이 확실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뮤지션이 콜라를 줬는데 청자는 커피로 착각’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뭐, 리스너 눈치 보고 음악 만들 필요는 없겠지만.



퓨어킴 ‘Purif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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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싱어송라이터 퓨어킴이 인디 신에서 미스틱89로 소속을 옮긴 후 나온 첫 앨범. 최근의 퓨어킴을 보면서 인디 신의 촉망받는 아티스트가 메이저 기획사로 옮겨간 후의 효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메이저 기획사로 이동한 후 얻는 것도 많겠지만 포기해야 할 것도 있다. 퓨어킴이 인디 신에 있을 때 나온 정규 1집 ‘이응’과 ‘오’의 뮤직비디오는 상당히 신선하고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스틱89로 옮긴 후 나온 결과물은 신선도 면에서 떨어지는 것이 사실. (이는 더 많은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한 나름의 타협일 것이다) 일단 주시해야 할 것은 이번 앨범의 퀄리티일 것이다. 윤종신, 정석원 프로듀서 체제에서 나온 이 앨범은 기존 퓨어킴의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색체와 매끄러운 악곡이 뒤섞여 있다. 일단 ‘규격화’를 피했다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이제 미스틱89의 과제는 대중이 퓨어킴의 몸매보다 그녀의 음악에 더 집중하게 하는 것일 것이다. 그것이 쉽진 않겠지만.

내 귀에 도청장치 ‘Cumu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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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귀에 도청장치의 정규 5집으로 4년 만의 새 앨범이다. 1996년에 결성됐으니 어느덧 데뷔 20년을 바라보고 있는 인디 1세대 록밴드다. 멤버 변동은 있었지만 원년 보컬 이혁이 팀을 이끌며 나름의 환상적인 색체를 유지하고 있다. 이혁은 보컬 색도 개성이 있지만 무대에서는 꽤 그로테스크한 퍼포먼스를 펼치기로 유명하다.(한 번 보면 잊지 못하리) 새 앨범 명 ‘큐뮬러스(Cumulus)’는 뭉게구름을 뜻하는 단어로 내 귀에 도청장치는 형태에 관계없이 바뀌는 구름을 즐기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고 한다. 음악적으로는 특유의 사이키델릭한 이미지를 지키면서 록적인 질감과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최근 들어 내 귀에 도청장치의 음악에 전자음악적인 색이 짙어지는 것으로 보이고 있지만 태생이 하드록적인 밴드이기에 역시 헤비한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구슬’에서는 의외로 낭만적인 감성을 드러내며 반전을 선사하기도 한다. 기타리스트 김태진은 귀곡메탈 밴드 레이니썬 출신답게 헤비한 리프를 선사한다.

마룬 파이브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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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마룬 파이브 현상이라 할만하다. 요새 마룬 파이브는 국내 유명 가수 이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들의 새 앨범을 내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다운로드, 판매량도 상당하다. 이제는 거의 매년 내한공연을 오고 있는 ‘친한파’ 팝스타가 됐다. 요 몇 년간 팝계를 돌아보면 이 정도로 특별한 인기를 구가한 경우는 제이슨 므라즈 이후 유일한 것 같다. 이는 세계적인 인기가 국내 인기로 이어지지 않는 실정에 비쳐봤을 때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무브스 라이크 재거(Moves Like Jagger)’가 광고에 음악이 삽입된 것이 인지도 상승에 영향을 끼쳤겠지만, 어디 광고에 삽입된 노래가 이거 하나뿐이랴, 분명 마룬 파이브의 코드가 국내 팬들과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밴드의 프론트맨 아담 리바인이 출연한 영화 ‘비긴 어게인’도 히트했으니, 마룬 파이브의 팬덤은 더 커지리라. 정규 5집인 ‘V’는 전작에 비해 차분해진 인상을 준다. 본래 마룬 파이브는 팝적인 멜로디 외에도 펑키한 그루브, 그리고 연주 지향적인 면모로 주목을 받았다. 신보는 연주자의 개성보다는 노래의 이미지, 그리고 보다 스케이프가 커진 사운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5집정도 발표한 밴드들이 진보를 위해 보여주는 안정된 진화 쯤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마마스 건 ‘Cheap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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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밴드 마마스 건의 정규 3집. 마마스 건은 선수들이 모인 밴드다. 단순히 연주를 잘하는 수준이 아니라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는 ‘공연의 달인’이랄까? 앨범을 듣고 먼저 반했고 2011년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처음 보고 너무 잘해서 놀라 자빠질 뻔했다.(과장이 아니다) 이들은 1~2집에서 록과 펑키한 애시드재즈의 중간쯤에 위치한 음악을 선보였고 때문에 자미로콰이와 비교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을 때 영국 애시드재즈 뮤지션와의 상관관계를 묻자 이들은 고개를 저었고, 특정 장르로 제한한 것에 대해 섭섭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일까? 3집에서는 음악적인 변신이 느껴진다. 큰 틀을 잡고 있던 펑키한 그루브가 완화되고, 보다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인다. 퀸의 노래와 같은 오페라적인 록도 있고, 80년대 팝적인 느낌의 곡들, 이지리스닝, AOR 풍의 곡에 이르기까지 친근한 어법들이 느껴진다. 멤버들이 일류 세션맨이자 교편을 잡고 있는 이들이라 웬만한 장르는 소화 가능하겠지만, 이 앨범은 단지 장르의 재현이 아니라 상당한 음악적 탐구가 수반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겠다. 결과적으로 마마스 건의 음악적 반경은 자연스레 커졌다. 이런 욕심쟁이들 같으니라고.

로열 블러드 ‘Royal Bl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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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이 록답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꼭 레드 제플린처럼 해야 진짜 록밴드라는 말은 아니지만, 2010년대의 록밴드들은 록의 정수가 완성된 60~70년대에서 너무나 멀어졌다. 그래서 로열 블러드와 같이 클래식 록의 이디엄을 간직한 밴드가 더욱 환영받는 것이리라. 영국 브라이튼 출신의 마이크 커(보컬, 베이스)와 벤 대처(드럼)로 구성된 2인조 밴드로 로열 블러드는 데뷔앨범 ‘로열 블러드(Royal Blood)’를 영국에서 약 6만5,000장 팔아치우며 UK 앨범차트 1위로 데뷔했다. 이는 지난 3년간 가장 많이 팔린 록 데뷔앨범의 기록이라고 하니, 올해 최고의 신인 밴드의 등장을 알린 셈이다. 비슷한 편성의 팀으로 화이트 스트라입스, 블랙 키스를 떠올릴 수 있는데 로열 블러드는 보다 원초적인 색을 지니고 있다. 이들 2인조와 다른 점은 프론트맨 마이클 커가 기타가 아닌 베이스를 다룬다는 것. 마이클 커는 이펙터를 이용해 베이스로 기타 소리를 충실히 재현한다. 로열 블러드와 같이 굉음을 토해내는 록밴드는 앨범으로만 감상해서는 그 진가를 알기 힘들다. 몸값이 더 오르기 전에 어서 로열 블러드의 내한을 추진하라.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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