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 출연진 에네스 카야, 샘 오취리, 장위안, 줄리안, 김희정 PD(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
‘비정상회담’ 출연진 에네스 카야, 샘 오취리, 장위안, 줄리안, 김희정 PD(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
‘비정상회담’ 출연진 에네스 카야, 샘 오취리, 장위안, 줄리안, 김희정 PD(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

종합편성채널 JTBC ‘비정상회담’ 출연진들은 일주일에 한 번 매주 일요일 촬영 차 만나 토론을 벌인다. 지난 17일 중앙일보 사옥 스튜디오에서 ‘비정상회담’에 출연 중인 터키의 에네스 카야, 가나의 샘 오취리, 중국의 장위안, 벨기에의 줄리안, 그리고 연출의 김희정 PD를 만나보았다.

‘비정상회담’의 에네스 카야, 줄리안, 장위안, 샘(왼쪽부터)
‘비정상회담’의 에네스 카야, 줄리안, 장위안, 샘(왼쪽부터)
‘비정상회담’의 에네스 카야, 줄리안, 장위안, 샘(왼쪽부터)

Q. 회식도 자주 하는 것 같고, 사실 아직 7회까지 방송된 신생 프로그램 치고 출연자들끼리 꽤 가까워진 것 같아요.
장위안 : 오늘(17일)이 9회분 촬영하는 날인데, 회식을 거의 네 다섯번 했죠. 절반 가까이 한 셈이네요. 촬영이 일찍 끝나면 거의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알게 된 지는 이제 두 달인데 빠르게 친해졌어요. 아마 나이대가 비슷해서 그런가 봐요. 서로 다른 나라 사람들끼리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것이 재미있어요.

Q. 장위안 씨는 이영자 씨가 이상형이라고 밝히기도 했잖아요. 혹시 회식할 때, 슬쩍 게스트는 누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제작진에 제안을 한 적은 없었나요?
장위안 : 여자 게스트요! 하하. 하지만 저희가 다 남자다보니 여자 게스트가 출연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뭐, 저희보다는 제작진이 훨씬 경험도 많으시고 더 잘 아시니까 저희는 제작진을 100% 신뢰하는 편입니다.

Q. 이제는 제법 길거리를 지나면 알아보는 사람들도 있지 않나요?
장위안 : 아니요. 저와 타쿠야는 동양 사람이라 한국인과 비슷하게 생겨 알아보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요. 하지만 다니엘이나 뭐 이런 친구들은 많이 알아본다고 하더라고요. 참, 그런데 제가 일하는 어학원에 문의 전화는 많이 온다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하는 수업이 대학 입시 수업이다 보니 일반인들이 들을 수는 없는 수업이에요. 심지어 중국어 실력이 상당해야 들을 수 있는 수업이라, 다들 포기하셨죠(웃음).

Q. 혹시 제작진에 바라는 점은 없나요?
줄리안 : (김희정 PD를 바라보며) PD님과 함께 하는 것이 영광이죠(일동 폭소, 김희정 PD는 ‘줄리안, 거짓말 참 잘하죠?’라고 말한다. 이렇게 대기실은 늘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이 프로그램이 한국에 없던 포맷이잖아요. 단순히 재미만을 위한 예능도 아니고 또 진지하게 토론만 하는 무거운 프로그램도 아니죠. 저희에게는 예능 속에서도 가끔 진지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토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토론 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봐요. 깊은 토론으로까지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일종의 맛보기라고 생각하셨으면 해요. 제작진에는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적인 문제까지도 토론할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은 있어요. 하지만 지금도 너무 좋아요.

에네스 카야 : 제작진은 기대 이상을 잘하고 계세요. 정말 ‘비정상회담’이 이렇게까지 잘 될 줄 몰랐어요. 그저 처음에 이야기를 듣고 ‘응? 종편에서 외국인 프로그램 만드나보다’하고 갔죠. 미팅에서 PD님이 마지막 질문이 있냐고 하시기에 ‘이 프로그램 얼마나 갈 것 같으세요?’라고 여쭤봤어요. 그 질문에 PD님이 같은 질문으로 되물었죠. 저는 ‘기존에 외국인 프로그램이 워낙 많이 나왔으니 새로운 것을 찾는다면 오래 갈 겁니다’라고 말씀드렸는데, 정말 제작진이 멤버도 그렇고 포맷도 잘 찾으신 것 같아요.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정말 이런 조합을 본 적이 없어요. 호흡도 다 너무나 잘 맞고.

‘비정상회담’ 에네스 카야, 샘 오취리, 줄리안, 장위안(왼쪽부터 시계방향)
‘비정상회담’ 에네스 카야, 샘 오취리, 줄리안, 장위안(왼쪽부터 시계방향)
‘비정상회담’ 에네스 카야, 샘 오취리, 줄리안, 장위안(왼쪽부터 시계방향)

Q. 참, 그러고 보니 유럽은 토론문화가 워낙에 발달이 잘 된 나라잖아요.
줄리안 : 맞아요. 진지한 이야기를 하면 예의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저희들도 엄청나게 진지한 토론을 벌이는 것은 결코 아니에요. 웃다가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식이죠.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혀 있어요. 그저 술만 먹는 건 제 입장에서는 시간낭비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요. 그런데 우리 프로그램이 딱 그 중간에 있는 것 같아 기뻐요. 사실 기존에 방송에서 외국인들의 역할이란 한정돼 있었잖아요. ‘김치 너무 좋아요! 오우! 된장찌개’하는 식이었죠. 그런 건 지겨워요. 한계가 있죠.

Q. 혹시 토론이 지나치게 과열되면 불편해지거나 하진 않나요.
장위안 : 그 당시에는 흥분할 수 있죠. 자기의 의견에 상대가 반박하면 흥분이 돼요. 하지만 그것이 곧 화가 나는 것은 아니에요. 저희 프로그램의 중심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자는 것이잖아요. 이제는 다 친해져서 솔직히 이야기하는 것이 더 좋아요. 실은 1~2회 때까지만 해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긴 했죠. 하지만 지금은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어요.
에네스 카야 : 에네스가 마이크 잡으면 불안하다는 분도 계시는데 ‘비정상회담’ 안에서만 비정상이고, 밖에 서는 정상을 유지해요(웃음).

Q. 이 프로그램의 출발도 궁금해요. 임정아 PD님이 미국에서 보낸 안식년이 상당히 큰 영감이 된 듯 하던데요.
김희정 PD : 기존 토크쇼와는 다른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자 했어요. 제작진이 원한 것은 딱 유럽여행을 가면 게스트 하우스에서 아침식사를 할 때 서로 다른 나라 사람들끼리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서로의 문화에 대해 배우게 되는 바로 그 순간이었죠.
줄리안 : 세트도 중요해요. 사실 ‘미녀들의 수다’와 같은 세트에서는 정말 ‘수다’ 밖에 안돼요. 그런데 저희는 자연스럽게 토론을 벌일 수 있는 공간이죠.
김희정 PD : 자연스러움이 있어요. 마침 이 친구들이 모였는데 하필 주제가 있고 카메라가 있어서 방송이 된 듯한 느낌이죠.

Q. 캐스팅에도 공을 상당히 들였다고요. 일단 능숙한 한국어는 필수조건이었을 테고요.
김희정 PD : 맞아요. 참 거의 모든 출연진이 한 명씩 미팅을 했는데 유일하게 줄리안과 로빈만 같이 미팅했어요. 그때 둘이 앉아 한국어로 이야기하다 로빈의 말이 막히니까 줄리안이 불어로 통역을 하는데, 그 그림이 상당히 신선하더라고요. 그러니 최대한 이들을 가까이 앉혀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보자 했어요. 치고 박고 싸우는 느낌도 나올 수 있고요. 그렇게 세트를 구성한 것도 있어요.

‘비정상회담’의 에네스 카야와 장위안(왼쪽부터)
‘비정상회담’의 에네스 카야와 장위안(왼쪽부터)
‘비정상회담’의 에네스 카야와 장위안(왼쪽부터)

Q. 그런가하면 저는 유세윤 씨도 상당히 흥미로웠어요. 유세윤 씨에게 이런 면이 있나 싶을 정도였는데 초반 내레이션도 상당히 안정감 있었고. 결과적으로는 좋았지만, 제작진은 왜 유세윤 씨를 세 MC 중에서도 제일 가운데에 앉힌 건가요?
김희정 PD : 전 개인적으로 ‘비정상회담’이 유세윤의 재발견이라고 생각해요. 기존의 유세윤은 까불거리는 사람인데, ‘비정상회담’의 그는 편집하다가도 유심히 보고 있으면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들어주고 정리를 하는 능력이 뛰어나요. 전유성이라고 하죠. 저희 세 MC(웃음). 세 분 모두 캐릭터가 뚜렷한데 그 중에서도 유세윤 씨는 특히 ‘저 사람 저런 면이 있었네’ 싶었어요.
줄리안 : 세윤 형은 장난을 치더라도 그게 자신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개그가 아니라 잠깐의 웃음 포인트가 되는 개그를 해요.

Q. 참 그런데 한국에서 모두 오래 사셨잖아요. 외국인들이 살기에 한국은 어떤 점이 편한가요.
에네스 카야 : 형제나라라고 하면 일단 모두 호의적이라는 점이 좋아요. 플러스 알파죠. 또 지금 제 두 번째 영화 ‘은밀한 유혹’을 찍고 있는데, 이런 기회들도 얻을 수 있게 됐죠.

Q. 어, 에네스 씨는 연기를 상당히 진지한 직업으로 생각하시는 듯 하네요.
에네스 카야 : ‘난 배우로 살아야지’라기보다는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그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된거죠. 하지만 제가 나이도 많고 ‘배우’만을 고집하며 살기에는 포기할 것도 많아요.

‘비정상회담’ 줄리안과 샘 오취리(왼쪽부터)
‘비정상회담’ 줄리안과 샘 오취리(왼쪽부터)
‘비정상회담’ 줄리안과 샘 오취리(왼쪽부터)

Q. 다른 분들은 한국에서 사는 것, 어떤가요.
장위안 : 무료 한국어 강습반도 있고 외국인을 위한 정책이 좋아요. 교통도 편하고요. 외국인에 대한 편견도 젊은 사람들 사이에는 거의 없어요. 도리어 호기심이 많아 더 빨리 친해지죠.
줄리안 : 빨리 빨리 문화, 편해요(웃음). 단점도 있겠지만 저같은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많은 기회를 주는 문화이기도 해요. 유럽에서는 뭔가를 빌리려고 해도 한 달 전에 예약해야하는데 한국에서는 당장 내일 필요한 것도 전화 한 통이면 해결 할 수 있죠. 우리나라는 절차가 많아 사회가 무거워진 느낌이라면 한국은 빨리 빨리 모든 것이 쉽게 돼요. 마치 벨기에가 큰 트럭이라면 한국은 슝슝 달리는 오토바이 같은 느낌이죠. 가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자유로운 느낌도 들어요.
샘 오취리 : 와이파이 잘 되는 것요. 24시간 동안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것도 좋아요. 인터넷 쇼핑이 잘 되는 것도 편한 부분이고요.

Q. 혹시 ‘비정상회담’을 통해 다루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요.
장위안 : 예능이다 보니 너무 진지한 사회적 이슈를 다뤄도 될까 싶긴 한데 한국 정책에 대해서도 토론을 하고 싶어요. 성형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고 싶고, 하지만 상처받는 분이 있을까봐 걱정은 돼요.
줄리안 : 굉장히 많죠. 그 중에서도 특히 가족 간의 소통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점점 가족과 소통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잖아요. 서로 대화하지 않는 가족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어요.
샘 오취리 : 한국에 오래 살 정인데, 한국에서의 교육 문화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싶고. 또 저는 세월호 사고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싶어요. 사실 그런 상황에서 윗사람 이야기를 들어야 할 것인지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그런 이야기들도 하고 싶네요.
에네스 카야 : 성공의 기준에 대해 토론하고 싶어요. 또 자식교육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싶네요. 원하는 대로 다 해주는 교육이 과연 맞는 것인지 등등.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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