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굿닥터’ 방송화면
KBS ‘굿닥터’ 방송화면
KBS ‘굿닥터’ 방송화면

KBS ‘굿닥터’ 3회~4회 2013년 8월 12일~13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박시온(주원)은 수술불가 판정을 내린 미숙아를 허락없이 소아외과로 데리고 온다. 김도한(주상욱)은 선배 김재준(정만식)에 대한 예의를 지키며 상황을 정리한다. 부원장 강현태(곽도원)은 미숙아 수술 관련 은밀한 계획을 펼친다. 김도한은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치지만, 병원 내규를 어긴 잘못으로 징계를 받는다. 응급실에 실려온 장중첩증 소아의 위급한 상황에 고충만(조희봉)은 수술을 거부하자, 차윤서(문채원)는 첫 수술 집도를 한다.

리뷰
어느 곳이든, 희로애락이 있지만 병원은 아주 특별한 공간이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고, 숨막히는 긴장감 뒤에 감동이 이어지고, 짧은 순간에도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안겨주는 곳이다. <굿닥터>는 서번트 증후군을 지닌 매력적인 캐릭터 등장에 이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병원이라는 특수한 공간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세상 밖으로 나온 미숙아부터 철없는 아이들 속에 있는 박시온은 잘 어울린다. 그러나 소아외과에 아이들만 있는 게 아니다. 그곳을 만들고, 이끌어가는 사람은 어른들이다. 그들의 겉과 속이 다른 모습, 복잡한 이해관계와 정치적인 싸움 속에서 웬만한 어른도 버티기 힘든데 자폐성향을 지닌 박시온은 오죽할까?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제 길을 걸어갈 수 있었다. 앞뒤 관계 상관없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고 말할 수 있기에 그 누구보다도 꿋꿋하게 서 있다. 그래서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이유로 수술을 포기하고, 환자보다는 개인의 권력을 먼저 생각하는 의료진 앞에서 진짜 의사로서의 책임감을 이끌어내는 몫을 당당히 해냈다.

박시온의 대단한 능력은 그를 수술실의 로봇으로 만들었다. 마치 인공지능 로봇처럼 기계적으로 중계를 하고, 중요한 포인트를 잡아주는 그의 능력은 감탄을 자아내지만, 그것도 잠시 어느 순간 씁쓸함이 느껴진다. 정확하게 한치의 오차도 없이 원인을 찾아내고, 방법을 제시하는 그의 기계적인 모습이 안겨주는 놀라움은 오래 가지 않는다. 그보다는 “살릴 수 있습니다. 살려야만 합니다”라며 반복적으로 외치는 모습에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의 진짜 능력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사리분별을 못하는 비범한 의사와 사리분별을 한 줄 아는 평범한 의사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김도한(주상욱)의 질문에 쉽게 답하기는 힘들다. 앞으로 드라마 전개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선택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수다 포인트
- 그동안 아무리 양을 세도 잠이 들지 않는 이유를 이제서야 알았다. 한국 사람은 잠자리를 세면서 잠을 자야한다는 새로운 사실!
- 주원이 외치는 어레스트! 의학용어지만, 심장이 멈출 것 같은 긴박한 상황에서도 어레스트!
- 회장님은 역시, 뒷모습에 목소리만으로도 포스 작렬. 김창완의 남다른 포스에 감탄.

글. 박혜영(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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