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리듬파워≫\
방탄소년단, 단체 활동 잠정 중단
제이홉 시작으로 솔로 데뷔 및 협업 예고
진 시작으로 멤버 줄줄이 입대 예정
방탄소년단 / 사진제공=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 /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우빈의 리듬파워≫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알려주는 흥미진진한 가요계 이야기. 모두가 한 번쯤은 궁금했던, 그러나 스치듯 지나갔던 그 호기심을 해결해드립니다.

방탄소년단(BTS)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왕관이었지만 동시에 족쇄였다. 크나큰 성공이 방탄소년단의 성장을 막았다. 지난 9년 앞만 보고 달렸던 방탄소년단에게 찾아온 번아웃. 이들은 단체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

지난 10일 발매한 '프루프(Proof)'가 긴 공백기를 앞둔 방탄소년단의 마지막 앨범. '프루프'는 앤솔로지(선집, 발표된 곡 중에서 좋은 것들만 다시 모아 실은 음반) 형식이었다. 데뷔 9주년에 뜬금없다고 생각했던 앤솔로지 음반이 사실상 방탄소년단의 '긴 휴식'의 힌트였다.

방탄소년단이 방탄소년단이기 때문에 개별 활동이 큰일 같지만 사실 아이돌의 개인 활동은 당연한 순서가 된 지 오래다. 대부분의 아이돌이 팀 활동을 하다 연기자로 빠지거나 솔로 앨범을 낸다.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개인 활동을 하지 않은 일부 그룹이 특수한 경우다.

세대가 교체 돼도 방탄소년단은 여전히 톱이다. 방탄소년단이라는 이름 아래 전성기를 이어오고 있어 아이돌이 자연스럽게 시작하는 개인 활동도 이들에게는 조심스러웠던 것. RM은 팀을 대표해 "(우리는) 방향성을 잃었다. 멈추고 생각을 한 뒤 돌아오고 싶은데 이런 말을 하면 무례한 것 같고 팬들이 실망할 것 같았다. 팬들이 (BTS를) 키웠는데 그 기대를 저버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 사진제공=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 / 사진제공=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의 챕터1'은 끝났다. 멤버들이 아미(방탄소년단 팬덤)에게 직접 많은 이야기를 전함으로 이들의 진심은 전해졌다. 이제 방탄소년단은 솔로 앨범, 아티스트와의 협업 등을 통해 '방탄소년단 챕터2'를 시작한다.

일각에서는 방탄소년단의 활동 중단을 '사실상 해체'로 해석하기도 한다. 해체만 안했지 언제 다시 합칠지 모르는 개인 활동의 시작이기 때문. 이러한 이유로 멤버들이 아미에게 더 미안해했을 거란 추측도 있다.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할 팬들을 위한 마지막 배려라는 것.

이에 대해 빅히트 뮤직은 "방탄소년단은 팀 활동과 개별활동을 병행하는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게 된다. 멤버 각자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성장하는 시간이 될 것이고, 향후 방탄소년단이 롱런하는 팀이 되기 위한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업계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입대가 방탄소년단의 팀 활동 중단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대중문화예술인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게 하는 병역법 개정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지만, 통과는 쉽지 않다. 설사 통과가 된다고 하더라도 시행까지 6개월 이상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

이에 입영을 연기해왔던 팀의 맏형인 진은 1992년생으로 올해 반드시 군대를 가야 한다. 슈가가 1993년으로 30살, RM과 제이홉이 1994년생으로 29살이라 진을 시작으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차례로 입대하게 된다. 지민과 뷔는 1995년생, 막내인 정국은 1997년생으로 만 25세다.

방탄소년단은 미국 3대 음악식 초청 및 수상으로 글로벌 업적이 인정됐고, 2018년 화관문화훈장을 받아 입영 연기 혜택을 받았다. 대중문화예술 우수자에 대한 병역법 개정으로 멤버 전원 만 30세까지 입영을 연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방탄소년단의 군 백기는 최소 7년.

입대한 멤버의 자리는 비워둔 채 팀 활동을 할 순 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멤버들의 시너지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팀. 그동안 팀 활동에만 집중해온 만큼 이제는 개인으로서 역량을 인정받을 활동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의 쉼표엔 팀의 정체성과 음악적 방향성도 한몫했다. 방탄소년단은 힙합 그룹으로 시작했던 팀이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정확한 메시지가 있었다. 투박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현실을 정확히 짚고 청춘과 현실을 위로했다. 위태로운 청춘, 그런데도 질주하는 에너지, 그래서 더 찬란한 시간이 방탄소년단의 음악이었다.

언제부턴가 방탄소년단의 음악엔 반드시 퍼포먼스가 있어야 했다.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넘어왔고, 아이돌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방탄소년단도 진화한 것. 글로벌 슈퍼스타가 되면서 국내 팬뿐만 아니라 해외 팬덤의 기대에도 맞춰야 했다.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코로나를 기점으로 방탄소년단에 대한 평가도 달라졌다. 2020년 발매한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 이후 방탄소년단이 신곡을 낼 때마다 초심을 잃었다는 부정적 시선이 쏟아졌다. 스토리보다 자본주의에 타협한 보통의 팝이라는 것. '버터'가 세계의 음악 시장을 휩쓸었음에도 방탄소년단에겐 성장의 고민이 존재했다.

방탄소년단은 코로나 이후 영어 싱글을 내면서 팀이 달라졌다는 걸 느꼈다고 고백했다. 제이홉은 "기조의 변화가 확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RM은 "방탄소년단을 오래하고 싶다. 오래 하려면 내가 나로서 남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내가 방탄소년단은 아니니까"라고 털어놨다.

지난 9년의 방탄소년단은 팬들과 멤버들의 시너지가 이뤄낸 결과물. 이제는 방탄소년단이 아니라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 개개인으로서 자기 증명을 할 시간이다. 자기 증명을 끝낸 멤버들은 언젠가 다시 방탄소년단으로 챕터3를 열 터다. 방탄소년단의 챕터2와 3는 어떤 이야기일까.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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