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김영근 ‘아랫담길’ 커버 / 사진제공=CJ E&M
김영근 ‘아랫담길’ 커버 / 사진제공=CJ E&M
“가슴 시린 바람 불어와 메말라버린 꿈이라 해도, 눈 녹아내린 여린 들꽃처럼, 그렇게 넌 다시 피어난다.” (김영근, ‘아랫담길’ 中)

시골 마을 좁은 길에서 돋아난 꿈의 새싹이 마침내 꽃으로 피어났다. 지난해 Mnet ‘슈퍼스타K 2016’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실력을 인정받은 김영근이 오늘(21일) 오후 6시 데뷔 EP 앨범 ‘아랫담길’을 발표했다.

이번 앨범은 동명의 곡 ’아랫담길‘을 타이틀로 내세웠다. ‘슈퍼스타K 2016’ 출연 전부터 오디션 우승을 거쳐 데뷔를 준비하기까지의 시간, 그 속에서 김영근이 겪은 심경과 고민의 변화를 가사로 풀어냈다.

이 곡에는 두 개의 길 이름이 나오는데 각각의 길이 갖고 있는 명암이 대비된다. 1절에 나오는 아랫담길과 2절에 나오는 경의숲길이다. 전자는 김영근의 고향인 함양에 있는 옥동아랫담길을 줄인 말로, 김영근은 ‘슈퍼스타K 2016’에 출연하기 전 “어두운 아랫담길을 돌”며 막연한 미래를 고민했다고 한다. 이에 1절 가사는 그의 불안정한 상태를 그리고 있다.

“그래, 어쩌면 지쳐 있었는지 몰라” “내딘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기대 없이 그저 살아” 등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는 심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가사들이 공감을 이끌어낸다. 김영근 특유의 덤덤하게 내뱉는 투와 끝음에 묻어나는 섬세한 떨림이불안한 마음을 대변한다.

김영근 ‘아랫담길’ 뮤직비디오 / 사진제공=CJ E&M
김영근 ‘아랫담길’ 뮤직비디오 / 사진제공=CJ E&M
그럼에도 “널 향해 노래”하겠다는 의지의 후렴구를 지나 2절로 넘어가며 분위기는 밝아진다. 경의숲길은 김영근이 현재 살고 있는 집과 연습실 사이에 뻗은 길이다. ‘슈퍼스타K 2016’에서 우승하고 상경해 데뷔앨범을 준비하는 동안 김영근은 이 길 위에서 미래를 고민했다. 그러나 아랫담길에서 했던 고민과는 달라졌다. 보다 구체적인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늦은 새벽 경의숲길 … 새벽은 밝아온다” “그렇게 난 다시 태어나 나의 문을 열어본다” 등 한결 희망에 찬 노랫말이 달라진 김영근의 마음가짐을 나타낸다. 이를 부를 때의 김영근 역시 톤을 높이고 좀 더 감정을 폭발시킨다.

‘아랫담길’은 이렇듯 기승전결이 확실한 구성이다. 깨끗한 피아노 선율로 시작해 곡이 전개됨에 따라 악기 연주가 더해지며 풍성해진다. 김영근이 꼽은 이 곡의 하이라이트 파트인 “또다시 한번 널 향해 노래해”에서는 김영근의 소리도, 곡을 채우는 사운드도 함께 터지며 감동을 선사한다.

‘슈퍼스타K 2016’이 끝난 뒤 무려 1년여 간 공들인 태가 난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당시보다 한층 유연해진 김영근의 보컬은 물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극적인 구성으로 울림을 주는 멜로디와 사운드가 어우러져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여기에 현실과 맞닿은 솔직한 노랫말이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뮤직비디오도 가사에 등장하는 장소에서 촬영됐다. 길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김영근의 모습을 담아 곡의 메시지를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아랫담길’을 비롯해 이번 앨범에 수록된 ‘그대는 모르는 슬픔’ ‘Where Are You Now’ ‘시선’ 등은 김영근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데뷔 앨범인 만큼 김영근이 어떤 사람인지를 소개하는 데 무게를 뒀다. 과거와 현재, 미래, 그리고 꿈에 대한 김영근의 솔직한 고백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전망이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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