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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자정 공개된 서태지와 아이유의 합작 ‘소격동’이 음원차트를 휩쓸었다. 음원 공개까지 굴곡도 우려도 많았다. 하지만 서태지가 만들고 아이유가 부른 ‘소격동’이 음원 공개 후에도 화제몰이를 이어가면서 새 앨범인 9집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관심은 크게 두 가지로 쏠리고 있다. 곡의 작법과 아이유와의 궁합. 곡의 작법에 대해서는 해외 트렌드를 가요에 잘 반영됐다는 평가들로 모아진다. 음악평론가 배순탁 씨는 “서태지 음악이 항상 그렇듯이 세계적인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명민함을 느낄 수 있다”며 “지금 팝계의 트렌드가 80년대 뉴웨이브를 동시대적으로 세련되게 재해석하는 것이다. ‘소격동’도 그런 작법과 일맥상통하다”라고 평했다. 아이유와의 조화에 대해 배 씨는 “반주와 보컬이 약간 겉도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라고 덧붙였다.

‘소격동’은 기존에 서태지가 해오던 음악에 비해 일렉트로 팝, 즉 전자음악적인 부분이 강화됐다. 음악평론가 김성환 씨는 “전작인 ‘모아이’ 때에도 전자음악이 많이 반영됐었다. 아직 앨범을 다 듣지 못해 속단은 어렵지만 ‘소격동’의 경우 ‘모아이’에서 더 나아가 서태지의 음악이 록에서 일렉트로 팝으로 옮겨가는 지점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아이유의 노래에 대해서는 “일렉트로 팝의 장르 특성상 가수로서 자기의 색을 드러내기보다는 음악에 맞춰 연기하듯이 노래하는 것이 맞고, 아이유 역시 그렇게 노래하고 있다. 때문에 아이유 특유의 매력은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격동’에서 기존 서태지의 스타일도 감지된다. 음악평론가 김두완 씨는 “최근 경향인 일렉트로 팝을 나름 차용을 하고는 있지만 그 안에 서태지 특유의 리듬감 있는 멜로디가 잘 살아있다”며 “가령 ‘우리들만의 추억’처럼 멜로디에 리듬감을 부여함으로써 뒤에 깔린 사운드의 지루함을 상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악평론가 김윤하 씨는 “평소의 서태지의 방식에서 이어지는 곡”이라며 “서태지는 ‘트렌드의 문익점’과 같이 해외의 음악 스타일을 국내에 퍼트리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 아티스트다. ‘소격동’은 아이유 카드가 강하게 부각되고 있지만, 그 안에는 서태지가 여태껏 해오던 방식의 작업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태지를 록 뮤지션으로 여기고 그가 록을 하는 것에 대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팬들도 있다. 하지만 서태지는 여태껏 록을 추구했다기보다는 최신 음악을 계속 듣고 자시 자신 안에 있는 것을 마치 피규어처럼 만들어서 대중에게 보여주고 있는 느낌이다. 그런 면에서 ‘소격동’에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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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의 보컬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김두완 씨는 “처음 서태지 곡을 아이유가 부른다고 했을 때 이질감이 들지 않을까 했지만 막상 곡을 들어보니 서태지의 여린 목소리, 특유의 소녀 감성이 아이유와 잘 맞아떨어졌다”며 “아예 둘이 듀엣을 했어도 어울렸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윤하 씨는 “서태지의 목소리는 소년과 소녀의 감성을 두루 가지고 있다. ‘소격동’은 아이유의 감성에 기대기보다는, 아이유를 자기화 시킨 느낌이 든다. 무난히 어울린다”고 말했다.

반면 음악평론가 한명륜 씨는 “곡의 방향을 두고 두 뮤지션이 충분한 조율을 거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자음악 전문매체 겸 레이블인 영기획의 하박국 대표는 “아이유를 선택한 것은 전략적인 부분이 있겠지만, 아이유에게 걸맞은 옷을 입혔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중이 서태지에게 기대하는 ‘혁신’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하박국 씨는 “일반적인 가요에 쓰이는 것보다 신디사이저가 훨씬 강조되고 있다. 가요에서 잘 쓰지 않는 어법을 가져온 것은 참신해 보인다”며 “해외에서는 이미 유행하는 스타일이지만 국내에서는 과감한 시도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하 씨는 “실시간으로 해외 음악을 즐기는 이 시대에서 서태지가 더 이상 혁신적인 장르를 선보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20년 넘게 신식 문물을 받아들이려 하는 자세는 높이 살 부분”이라고 말했다.

배순탁 씨는 “낯선 음악이라고 해도 서태지가 하기 때문에 대중이 들어주는 현상은 아직 유효하다. 과연 다른 뮤지션이 이런 음악을 했다면 좋아해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무대가 어떻게 이루어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두완 씨는 “‘소격동’은 록밴드와 거리가 있는 음악이다. 서태지가 어떤 식으로 무대를 꾸밀지에 대해 궁금증이 쏠리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포츈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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