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셀린 송 감독
셀린 송 감독. /사진=CJ ENM
셀린 송 감독. /사진=CJ ENM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의 셀린 송 감독은 배우 유태오의 캐스팅 과정에 대해 밝혔다.

셀린 송 감독은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관련 인터뷰에 나섰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그레타 리)과 해성(유태오)이 24년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디션 테이프를 보고 오랜 시간의 2차 오디션을 거쳐 배우 유태오를 캐스팅했다는 셀린 송 감독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바로 느낌이 왔다고 언급했다. 셀린 송 감독은 "유태오 배우 안에는 어린아이와 어른이 공존한다고 생각한다. 캐릭터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비유하면 배우로서 유태오는 타임스퀘어의 전광판 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다. 아주 작은 감정도 진짜 크게 보인다. 말없이 표현해야 하는 것이 많기에 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스크린 위에 구현되는 로케이션이 제일 중요했다는 셀린 송 감독은 "자유의 여신상의 경우, 뉴욕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이민자의 상징이기도 하다. 물론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고 해서 자유의 여신상이 등장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관광객인 해성과 이민자인 나영이기에 둘에게는 의미 있고 로맨틱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두 사람이 어린 시절에 '안녕'하고 헤어지는 골목도 잘 안 보이지만 의미 있는 부분이다. 보통의 장소여야 했다. 만약 파리에 사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파리가 뭐냐'고 하면 아무도 에펠탑이라고 하지 않는다. 살고 있는 사람들만 느끼는 곳을 원했다. 진짜 아름답고 의미 있고 소중한 곳이어야 했다"라고 강조했다.

해성과 나영의 관계성에 대해서 셀린 송 감독은 '로맨스'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연애와 사랑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연애는 남자친구와 여자친구라는 관계를 만드는 느낌이지만, 사랑은 조금 느낌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인생 안에 있는 로맨스가 더 주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르로서의 로맨스보다 우리 인생의 로맨틱함을 담고자 했다"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나영의 남편인 아서의 역할에 대해 "처음 영화에 등장한 순간, 어떤 관객도 '잘 왔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여태껏 나영과 해성의 관계에 대해서 연결점이 있기에 당연히 그렇지 않겠나. 아서 역을 맡은 존 마가로 배우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캐스팅할 당시에는 몰랐는데, 존 마가로 배우의 아내가 코리안 아메리칸이었다. 왜 이렇게 치열하게 원하는지 이해가 되더라. 한국말을 잘하려고 노력했는데, 내가 하지 말라고 했다. 이 영화는 한국말을 잘하는 사람에 대한 영화가 아닌 한국말을 노력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라고 답했다.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2024년 3월 6일 국내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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