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문' 배우 도경수 인터뷰
'더 문' 8월 2일 개봉
'더 문'을 촬여하면서 도경수는 "도전이었다"며 한국형 SF에 참여한 기대와 부담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자신이 연기한 선우를 보며 많은 용기와 위로를 얻었던 만큼, 영화를 보는 관객들 역시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더 문'은 SF 불모지라는 꼬리표를 떼고, 독자적인 SF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도경수는 3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더 문’(감독 김용화) 관련 인터뷰에 나섰다.
영화 '더 문' 배우 도경수. /사진제공=SM 엔터테인먼트
영화 '더 문' 배우 도경수. /사진제공=SM 엔터테인먼트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2017)에서 누적 관객 수 1400만명, ‘신과 함께-인과 연’(2018)에서 누적 관객 수 1200만명을 달성하며 ‘쌍천만’ 감독이 됐던 김용화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도경수는 달에서 홀로 고립되어서 살아남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선우 역을 맡았다.

김용화 감독과 재회한 소감에 관해 도경수는 “너무 행복했다. 영화 ‘신과 함께’ 때에는 많이 나오지 않았다. 오랜 시간 띄엄띄엄 촬영하면서 현장에 친하게 스며들지는 못했다. 이번에 ‘더 문’을 찍으면서 거의 혼자 찍어서 감독님과 많이 가까워진 시간이었다. 생각보다 장난기가 많으신 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여름 텐트폴(일명 대작 영화)로 그만큼 부담감도 컸다고. 도경수는 “일단 너무 큰 영화니까 부담감이 있었다. 감독님이 저를 선택해주셨으니 모든 스태프분께 걱정을 끼치지 않게 해야 할 역할을 충분히 노력하자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혼자서 감정 연기를 해야 하는 장면이 많다 보니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캐릭터를 어떻게 그려낼지 고민이 많았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불안함이 점차 사라졌다. 촬영할 때는 생각한 대로 잘 재밌게 촬영했다. 오히려 어려움이 없었다. 새로운 경험이 많았다. 오히려 재밌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더 문' 배우 도경수. /사진제공=SM 엔터테인먼트
영화 '더 문' 배우 도경수. /사진제공=SM 엔터테인먼트
우주선 안에서 홀로 촬영하는 장면이 많았다던 도경수는 “음성 하나만 듣고 연기를 해서 오히려 몰입이 잘 됐다. 원래는 현장을 가면 내 시야 안에 카메라나 스태프들이 많지 않은가. 근데 이번 현장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마이크에서 음성이 나왔고 우주선이 흔들리는 것도 위에 설치해서 직접 하신 거다. 과격한 소리 탓에 대사가 안 들리는 것도 많아서 오히려 실제 같고 상상하기에 쉬웠다”라고 이야기했다.

선우는 우주 안에서 홀로 고립된 상황에서도 묵묵하게 살아남으려고 하는 인물. 자신과 선우가 비슷한 점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다른 점이 많은 캐릭터다. 그나마 본인이 생각한 것은 끝까지 잡고 가는 점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선우처럼 용감하지는 못한 것 같다. 선우는 대한민국을 위해서 혼자 결정해서 하지만 나는 그 상황에 놓이면 어떻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상황에 충실했다. 내가 놓인 상황과 임무를 생각하고 그냥 진짜 몰입했던 것 같다. ‘선우라면 어떨까’라는 생각했다. 아마 선우라면 용감하게 내가 만약에 앞뒤를 생각을 안 하고 임무를 하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캐릭터에 대해 고민한 지점을 밝혔다.
영화 '더 문' 배우 도경수. /사진제공=SM 엔터테인먼트
영화 '더 문' 배우 도경수. /사진제공=SM 엔터테인먼트
‘더 문’에 참여한 소감에 대해 그는 “도전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우주 영화가 나올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오로지 상상으로 어떻게 표현이 될까 하는 생각이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우주에 관한 영화를 찍으면서 그는 “우주에 관한 직업을 하시는 분들은 내가 다가갈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분들 같다. 인터뷰나 관련 다큐멘터리를 찾아봤는데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너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는 안 들었다. 사실 직업에 대해서 공감은 잘 안됐다. 무중력을 간접적으로 시각적으로 보고, 물속에서 훈련하는 것을 간접적으로만 봤다. 100퍼센트 상상으로만 했다. 직접 체험하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라고 우주인을 직업으로 삼는 이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우주와 관련된 어렵고 방대한 용어에 관해서 도경수는 “‘엑소’를 할 때, 중국어 앨범을 같이 했다. 그런 외국어를 외우듯이 접근했던 것 같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지만, 그 감정들이 사실 더 중요했다고 생각한다. 저도 모르는 상태로 했기에 그냥 막 외웠었다”라며 용어에 접근한 방식에 대해 언급했다.

커다란 우주복을 입고 연기해야 하는 만큼 신체적으로 제한된 상황도 많았다던 도경수는 “(우주복을 보고)’이거를 입고 내가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제한이 많았다. 우주복이 실제로 거의 가동범위가 넓지 않다고 하더라. 신발도 워커를 신은 다음에 큰 신발을 신어야 해서 활동적인 부분에 힘들었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제한적이라서 힘든 부분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더 문' 배우 도경수. /사진제공=SM 엔터테인먼트
영화 '더 문' 배우 도경수. /사진제공=SM 엔터테인먼트
여러 겹의 와이어에 매달려서 촬영해야 했던 현장에서 도경수는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다고 밝혔다. 도경수는 신경 쓸 것이 많다. 그냥 일상의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다른 것의 불편함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일단 매달려야 한다. 계속 나의 몸이 힘을 주고 있어야 한다. 행동도 빨리빨리 할 수가 없다.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대사를 하는 타이밍들을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일반적으로 2~3가지를 생각해야 했던 것이 7~8가지 생각해야 해서 매우 어려웠다. 여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추울 정도로 에어컨이 가동됐는데, 그런데도 땀이 많이 났다. 부피감을 표현해야 하다 보니 두꺼운 스펀지를 입기도 했다. 몸을 움직이기도 힘든데 와이어를 달아서 그게 가장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2012년 그룹 엑소로 데뷔해 가수 활동을 한 경험이 신체를 사용하는 것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설명했다. 도경수는 “액션신을 할 때나 몸을 움직일 때, 보고 외우고 하는 것을 계속해왔기에 확실히 도움이 됐다. 몸 쓰는 것에 대해서 최소한의 불편한 동작을 빼고 효율적인 동작만 하는 것이 춤에서도 많이 필요로 한다”라고 밝혔다.

엑소 멤버들이 ‘더 문’ 시사회에 오기도 한 것에 대해 “너무 잘 봤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멤버들은 너무 응원을 해줬다. 디테일하게 연기를 봐주지는 않지만 와주는 것만으로도 정말 고맙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 '더 문' 배우 도경수. /사진제공=SM 엔터테인먼트
영화 '더 문' 배우 도경수. /사진제공=SM 엔터테인먼트
극 중에서 선우를 구출하기 위해서 총력을 다하는 재국 역의 배우 설경구와의 호흡에 관해 묻자 그는 ““실제 촬영에서는 거의 못 뵀다. 엔딩과 회상신 정도만 뵀다. 2~3번 정도 뵀다. 하지만 정말 최고의 선배다. 누구든 너무 편하게 해주신다. 행복한 것이 얼굴이 보일 정도로 털털하시다. 쉽게 표현하면, ‘동네 털털한 아저씨’처럼 너무 편하게 해주셨다. 선배라서 어려운 점이 못 느낄 정도로 편한 선배님이셨다. 일부러 분위기도 먹먹해지는 것도 싫어하셔서 너무 잘 풀어주셨다”라고 설명했다.

‘더 문’을 촬영하면서 자신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됐다는 도경수는 “극한의 상황일 때, ‘내가 저렇게 표현하는구나’를 작품을 보면서 많이 와닿았다. 확실히 ‘이런 표현을 할 때, 다르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등의 것이다. 내가 연기를 많이 아쉬워하지만, 표현을 다르게 하려는 것을 많이 배웠다. 또한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것은 하면서 조금씩 배우는 것 같다. 앞으로 와이어를 7~8개 달아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SF영화인 ‘더 문’에 이어 다음 단계로 해보고 싶은 작품에 관해 묻자 “정해놓지는 않는 것 같다. 시나리오가 재밌고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있다. 장르적으로 어마어마한 액션을 해보고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액션인 영화를 도전해보고 싶다. 합을 완벽하게 맞춰서 멋있는 그런 난이도가 높은 액션을 해보고만 싶은 것 같다. 반대로 액션은 아예 없고 사람의 감정으로만 끌고 가는 영화도 해보고 싶다. 다 해보고 싶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그는 “평소 일상에서 녹아들 수 있는 작품에 끌린다. 사람의 사는 이야기나 평소에 공감할 수 있는 감정들이 들어가는 작품을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 작품에 빠지고 공감하고 감정이입이 되는 작품들이 가장 재밌는 작품인 것 같다는 생각”이라며 자신이 관심을 가진 작품들에 대해서 언급하기도 했다.

‘더 문’ 개봉을 앞두고 평소 두터운 친분을 자랑하는 배우 조인성과 응원 메시지를 주고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응원을 엄청나게 해준다. ‘어떻게 같은 시기에 개봉하게 되었을까’라는 이야기한다. 모든 영화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그냥 우리 잘 되자. 우리 둘 다 잘 되자’라고 말한 것 같다”라며 지난 26일 개봉한 영화 ‘밀수’의 조인성에 대해 응원의 마음을 보냈다.

유튜브 ‘핑계고’에서 조인성은 도경수의 담담한 성격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조인성은 평소 도경수가 작품의 흥행에 관해 실패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처럼 원인을 분석하기보다는 ‘잘 안된 것 같습니다’라며 받아들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도경수는 “목표가 건강하게 평생 하는 것이다. 담담하게 봐주는 것은 살아오면서 터득한 방법이다. 어떤 것에 휩쓸리고 그럴 때,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휘둘리는 것이 많으면 힘든 면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병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본능이다. 형들한테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 형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감정적으로 힘든 점이 많았다. ‘그럴 필요가 없다’라는 식의 조언을 많이 해줬다. 그래서 많이 단단해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더 문' 배우 도경수.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영화 '더 문' 배우 도경수.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인스타를 11년 만에 개설한 도경수에 많은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그는 “단순히 소통이었다. 너무 인스타그램을 못 했다. 용기가 안 나더라. 사진을 안 찍으니까 인스타그램에 올릴 것이 없다. 보통 먹는 것을 많이 찍는다. 요즘에는 음식에 빠지지 않았다. 유튜브 콘텐츠나 OTT, 드라마에 빠져살고 있다. 영화를 본 것은 엄청 많지만, 홍보 때문에 올릴 수 없다”라며 인스타그램에 서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버블은 유료로 하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을 개설해서 하고 싶은 그런 마음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더 문’ 개봉을 앞두고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봤으면 좋겠냐고 묻자 “’더 문’을 보고 선우한테 위로와 용기를 많이 얻었다. 그 장소가 우주지만, 다른 장소에서도 그 용기는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 포기하지 않는 것을 얻으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영화 ‘더 문’은 오는 8월 2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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