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바운드' 홍순규 역 김택 인터뷰
김택 /사진제공=(주)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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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①에 이어서

배우 김택이 영화 '리바운드'에서 코치와 선수로 호흡을 맞춘 안재홍에 대해 언급했다.

최근 서울 중구 중림동 텐아시아 사옥에서 영화 '리바운드'(감독 장항준)에서 홍순규 역을 맡은 김택과 만났다.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다. 2012년 부산 중앙고가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 고교농구대회에서 일궈낸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김택이 연기한 홍순규는 점프력만 좋은 축구선수 출신의 괴력센터다. 즐라탄 등과 같은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지만, 농구에 완벽하게 맞는 피지컬 덕분에 강양현 코치(안재홍 역)의 눈에 띄어 얼떨결에 농구부에 입단한다.
김택 /사진제공=(주)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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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진운은 장항준 감독의 카드로 '리바운드' 팀 회식했다고 말했다. 김택은 "저희가 맨날 뛰어 다니다 보니 운동선수처럼 먹었다. 감독님께서 '고기 사줄게'라고 하셔서 저희가 '진짜 사주세요'라고 말했다. 감독님께 '언제 사주실 거예요?'라고 하기도 했다. 갑작스럽게 진운이 형이 감독님에게 카드를 받아서 왔다. 카드를 받고 '얼마까지 써야 할까?' 고민하면서 배가 터지도록 고기를 먹었다. 감독님께서 '너희 진짜 많이 먹었구나'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고깃집 직원분들도 저희가 너무 많이 먹으니까 '뭐 이렇게 많이 먹었냐?'라고 하셨다. (안) 재홍 선배님도 많이 사주셨다. 촬영상 매 경기가 끝날 때 고기를 사주셨다. 그래서 극 중 경기가 끝날 때를 기다렸다. 촬영장인 동네에서 유명한 고깃집에서 사주셨다. 그것도 사비로 사주셨다. 또 촬영 전에 저희가 분장하지 않나. 분장실 들어가면 앞에 에너지, 영양제, 공진단도 있었다. 출처 물어보니 선배님이 주신 거라고 하더라. 재홍 선배님이 저희의 건강을 챙겨주셨다"고 덧붙였다.

김택은 "재홍 선배님이 해주셨던 말은 '절대 다치지 말자'는 것이었다. 열심히 하고 하나가 되는 건 좋은데 절대 다치지 말자고 강조하셨다. 실제로도 코치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 재홍 선배님도 마찬가지로 항상 옆에서 저희를 지켜봐 주셨다. 선배님의 촬영이 아니어도 저희를 보살펴 주셨다. 재홍 선배님께 많이 여쭤보고 싶었다. 제 첫 등장신을 찍을 때 많이 여쭤봤다"고 했다.

또한 "재홍 선배님도 제게 '너랑 같이 이야기해보려고 했다'면서 오셨다. 첫 등장신이라 고민이 정말 많았는데, 재홍 선배님을 만나 이야기한 뒤 번쩍 뜨였다. '우리가 이걸 재밌게 만들게 하려면 어떻게 할까?'라면서 아이디어를 냈다. 실제로도 감독님께서 선배님과 낸 아이디어를 마음에 들어 해주셨다"고 웃었다.
김택 /사진제공=(주)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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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안재홍은 '리바운드' 촬영 현장에 만화책 '슬램덩크' 마지막 권을 부적처럼 들고 다녔다고 밝혔다.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개봉 전이었지만, 뜨거움을 상기시키기 위해 만화책을 다시 봤다고 했다. 이를 본 김택은 "책을 들고 다니지만, 보지는 않으시더라. 그냥 부적처럼 들고 다니셨다. 촬영할 때 길에서 마주쳤는데 선배님이 생각에 잠겨 있더라. 그래서 책을 읽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옆에 끼고 있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김택은 고등학생 시절 '슬램덩크' 애니메이션 버전으로 봤다고 했다. 극장판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고 나서는 새로웠다고 했다. 그는 "저도 (감독님처럼)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검색해봤다. 농구라는 게 어찌 보면 축구, 야구보다는 대중적이지 않은 스포츠라고 생각했다. 선수로 뛰었을 때도 느껴졌다. 제가 프로 농구 선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프로 농구의 인기가 줄어든 걸 보고 마음이 아팠다. 농구가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김택은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축구나 야구는 좋아하는데 농구를 하거나 보러 다니는 친구는 없었다. 아무래도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흥행이 기분 좋았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흥행하면서 '농놀 열풍'이 생기지 않았나. 우리 '리바운드'도 잘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택은 '리바운드' 출연진들과 함께 서울 삼성, 서울 SK 나이츠의 시즌 마지막 S더비 경기에 시투 및 미니 게임에 참여했다. 배우로서 관중이 많은 코트를 밟았던 그다. 김택은 "두근두근 몸이 떨리더라. 농구 선수로 미니 게임을 한 건 아니었지만, (벤치에) 아는 얼굴도 있어 묘했다. 친했던 친구들이 뛰고 있다 보니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 아쉬움보다는 정말 새로운 꿈을 가지고 과거의 꿈의 공간에 서 있는 게 묘했다.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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