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예의 별몇개≫

13년 만에 돌아온 '아바타: 물의 길'

CG 기술의 비약적 발전 집약
화려한 영상미에 비해 내러티브 허술

포장지는 화려한데 알맹이가 허술하네
/사진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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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예의 별몇개≫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개봉 전 먼저 본 영화의 별점을 매기고, 한줄평을 남깁니다. 영화표 예매 전 꼭 확인하세요.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니까!



'아바타: 물의 길' 별몇개? = ★★★☆☆
'아바타: 물의 길' 한줄평 = 포장지는 화려한데 알맹이가 허술하네


영화 '아바타: 물의 길'(감독 제임스 카메론, 이하 '아바타2')이 무려 13년 만에 돌아왔다. 스크린에 3D 기술을 도입하며 영화 기술적 분야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힌 '아바타'(2009)에 이은 속편. 손익분기점이 20억 달러(한화 2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바타: 물의 길'은 천문학적인 투자 규모 만큼 현존 최고의 기술레벨을 스크린에 수놓으며 위용을 뽐냈다.
/사진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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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물의 길'은 숲과 밀림에서 바다와 해양으로 배경을 옮긴만큼 완전히 달라진 세상을 펼쳐냈다. 스크린 속 해저 세계는 환상적이고 아름다웠다. 3D 안경을 쓰니, 바다 속에 있는 듯 생생하고 실제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특히 구현하기 어렵다는 물, 그것도 드넓은 해양과 해저 세계를 CG로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제작진의 기술력과 수고를 엿볼 수 있었다.

'아바타: 물의 길'은 놀라운 CG 기술의 발전을 집약했고, 이를 통해 관객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왜 장장 192분 동안 이야기를 풀어놔야 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눈 앞에 시각적 향연이 펼쳐지고 있지만, 그것이 담고 있는 서사가 부족해 길게 느껴진다. 포장지는 무척 화려한데 담고 있는 알맹이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다.

영화 초반,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 부부는 첫째 아들 네테이얌, 둘째 아들 로아크, 입양 딸 키리, 막내 딸 투크티리 등을 비롯해 인간의 모습을 한 스파이더까지 아이 다섯과 함께 가정을 꾸린다. 행복함도 잠시, 제이크 가족은 나비족의 모습을 한 쿼리치 대령의 공습을 받는다. 이를 피해 고향을 떠난 제이크 가족은 산호초 부족에 터전을 꾸리며, 바다의 삶에 적응해 나간다.
/사진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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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과정이 너무 길다. 바다에 서식하는 여러 크리처(생명체)의 소개를 비롯해 거대한 툴쿤과의 스토리가 펼쳐지는데, 수중에서 부유하듯 템포가 늘어지고 지루하다. 배경을 바다로 옮긴 만큼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았겠지만, 스토리가 빠진 보여주기 식 'CG의 향연'은 피로도만 더할 뿐이다.

용맹한 전사로 나비족의 영웅인 '토루크 막토'라는 칭호를 받았던 제이크 설리가 쿼리치 대령의 침공에 맞서 싸우기보다, 고민도 없이 도망치기를 결정했다는 설정에 고개가 갸우뚱한다. 또, 멧케이나 부족의 텃세 탓에 바다 한복판에 떨어진 로아크가 상처 입은 툴쿤을 만나 우정을 쌓고, 훗날 쿼리치와의 전투에서 툴쿤이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서사 구조는 뻔한 클리셰다.
/사진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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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 쿼리치 대령 일당과 돈에 눈이 먼 바다의 인간들이 합세해 멧케이나 부족을 쳐들어왔고, 제이크 가족은 피할 수 없는 전투와 맞닥뜨린다. 펼쳐지는 전투신은 꽤 볼만하지만, 그 과정을 그리는 내러티브는 역시 밋밋하다. 네테이얌의 죽음은 당위성이 떨어지고, 맥 없이 다시 붙잡혀 인질이 되는 제이크의 아이들은 답답함을 가중시킨다.
/사진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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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이어진 제이크와 쿼리치 대령의 맞대결은 이번 편에서도 끝나지 않았고, 특별한 능력을 가진 키리의 존재와 태생이 쿼리치의 아들인 마일스 등 이야기를 확장시킬 만한 구도가 곳곳에 포착되긴 한다. 다만, 이 구도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마침표가 찍히지 않은 채 끝나버렸다.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는 '아바타3'에 대한 기대감을 소구하는 설정이라 보기에도 밋밋한 수준이다.

이같은 아쉬움을 반영하듯 전 세계 영화계 기대작이었던 '아바타2'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내는 중이다. '아바타2'는 2022년 개봉 영화 중 첫 주 흥행 순위 5위에 그쳤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등이 '아바타2' 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국내도 비슷한 수준이다. '아바타2'는 개봉 첫날 오프닝 스코어 36만을 기록했는데,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에 미치지 못했다. 개봉 후 일주일이 지난 21일 오전 기준 예매율도 79%대로 떨어졌다. 이날 '영웅'(감독 윤제균)이 개봉되며 '아바타2'의 파이를 야금야금 넘보고 있다.

'아바타2'는 러닝타임 192분. 12세 이상 관람가. 쿠키 영상 없음.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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