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김동환, 영화 'B컷'으로 연기 변신
"버러지 같은 인물 연기…못 살린 것 같아 아쉬움"
"요즘 핫한 배우들 연기톤 참고…뒤처지지 않으려 노력"
영화 'B컷' 김동완./ 사진제공=TCO㈜더콘텐츠온
영화 'B컷' 김동완./ 사진제공=TCO㈜더콘텐츠온
"제 연기요? 욕만 안 먹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옛날 연예인이잖아요. 제가 옛날 연기를 하는 것은 아닌가, 틀에 박히지 않았나 늘 걱정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영화 'B컷'으로 돌아온 그룹 신화 출신 배우 김동완이 이렇게 말했다. 'B컷'은 스마트폰 사설 수리업자 승현(김동완)이 대선후보의 비밀이 담긴 핸드폰을 손에 넣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디지털 범죄 스릴러다.

김동완은 첫 범죄 스릴러 장르물에 도전, 새로운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그는 "온전히 캐릭터 때문에 출연을 결정했다"라며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땐 현실과 연관돼 있는 부담스러운 소재라 망설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신선한 캐릭터에 끌렸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동완은 "제가 연기한 승현은 악인이다. 세상에 있으면 안 될 버러지 같은 존재다"라며 "더 비열하고 나쁜 놈처럼 보였어야 했는데, 그걸 잘 살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라고 털어놨다.

'B컷'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영화다. 특히 김동완은 신체 노출과 수위 높은 베드신까지 소화했다. 그는 "부담은 없었다. 다만 보는 분들이 놀랄 것 같다"라며 "미드를 많이 봐서인지 노출하는 장면이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다만 다른 배우들의 노출신이 많이 나오는데, 그분들이 많이 부담스러워했다. 그래서 늘 많은 스태프와 배우들이 서로 걱정했던 기억이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동완은 "사실 완성된 작품을 봤을 땐 부끄러웠다. 시간이 없어서 몸을 못 만들었는데, 그 부분에선 아쉬움이 남았다"며 웃었다.

김동완은 수위 높은 베드신까지 함께한 전세현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전세현은 누구보다 현장을 소중히 여기는 대단한 친구다"라며 "제가 대본 분석을 잘 못 한다. 그래서 상대 배우나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전세현 배우가 정말 많이 도와줬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동완은 "무엇보다 전세현은 촬영 현장 전체를 조율하는 역할을 했다. 막내 여배우가 있었는데 베드신이 처음이라더라. 전세현은 그 친구가 자칫 상처받을 까봐 늘 조심스럽게 대하고, 가까이서 챙겨줬다.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저는 제 밥그릇 챙기느냐고 정신없었는데 그런 면에서 또 배웠다"라고 했다.
'B컷' 김동완./ 사진제공=TCO㈜더콘텐츠온
'B컷' 김동완./ 사진제공=TCO㈜더콘텐츠온
김동완은 1998년 그룹 신화로 데뷔하기 전, 이미 청소년 드라마 등을 통해 연기에 발을 들였다. 신화 데뷔 이후 KBS 드라마 '천국의 아이들'(2002)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배우 활동을 시작해 안방과 스크린, 뮤지컬 등을 넘나들며 20년 동안 활약했다.

그런데도 김동완은 '연기'와 관련해 늘 고민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번 영화를 끝낸 이후에도 "욕만 안 먹었으면 좋겠다"며 겸손해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기의 연기 흐름을 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드라마, 영화를 많이 보면서 연구한다. 요즘 가장 핫한 친구들의 연기를 보면서 연기 톤을 참고하기도 한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김동완은 최근 본 작품 중에서 넷플릭스 'D,P'가 가장 기억에 남고, 가장 열심히 모니터했다고 덧붙였다.

"저는 꼰대입니다. 꼰대 짓을 하면 꼰대 취급당합니다. 만약 10명이 모여 있다면, 그 안에서 9명이 저를 꼰대로 보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그 공기의 흐름이 있죠."

김동완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가장 잘나간 1세대 아이돌 중 한 팀인 신화의 멤버다. 그는 흘러간 세월을 인정했고, 지금의 현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김동완은 "모두가 꼰대라고 얘기할 때 단 한명이 제게 도움을 청할 때가 있다. 그런 사람이 있어서 꼰대 짓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저도 이른바 꼰대라 불리는 선배들 덕분에 힘든 시기를 버텼다. 자신보다 경험이 있고, 노하우가 있고, 시간이 있고, 돈이 있는 사람이 손을 내밀어준다는데 안 잡을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참 꼰대 같았다"라고 자책해 웃음을 자아냈다.

벌써 44세다. 체력엔 문제가 없을까. 김동완은 영화 'B컷' 촬영 때 액션신, 추격신, 베드신 등 체력 소모가 많았다고 했다. 더군다나 짧은 촬영 시간 동안 많은 걸 소화해야 해서 더 그랬다.

이에 대해 김동완은 "체력을 끝까지 쓴 것 같긴 하다. 괴롭긴 했지만 쏟아 부었더니 살아 있는 느낌이 들었다. 오랜만에 타이트하게 움직여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김동완은 "요즘 조금 힘들다. 최근에 코로나에 감염됐고, 뮤지컬 하면서 잠을 잘 자지 못하고, 라디오 등 여러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체력의 한계를 넘어서긴 했다"라고 털어놨다.
영화 'B컷' 김동완./ 사진제공=TCO㈜더콘텐츠온
영화 'B컷' 김동완./ 사진제공=TCO㈜더콘텐츠온
이런 가운데 김동완은 전원생활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했다고 했다. 가평에 정착해 힐링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김동완은 "전원생활을 하면서 마음의 병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심적으로 힘들었을 때 지방에 있는 펜션에 머물렀다. 처음엔 강원도를 왔다 갔다 했는데 너무 멀더라. 그러다 경기도 쪽을 보다 지금 동네를 찾은 것"이라며 "여기 와서 밀린 잠을 다 자고, 삶의 패턴을 찾았더니 그동안 갖고 있던 강박, 불면증이 치유돼 있더라. 신기했다"라고 말했다.

김동완은 "하지만 전원생활이 만만치만은 않다. 추천하지 않는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지난겨울에 쥐 잡으려고 돈 200을 들였다. 밤마다 쥐랑 대화했다.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한다. 단점이 너무 많다"며 웃었다.

꾸준한 작품 활동 중에도 김동완은 신화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신화의 완전체 활동을 너무 하고 싶다. 여러 일들이 섞여 있어서 쉽사리 현실화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올해가 데뷔 24주년이다. 올해가 가기 전에 꼭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자꾸 얘기해야 사람들이 움직인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신작 'B컷'을 통해 연기 변신을 시도한 김동완이다. 그러나 그는 의외로 "변신에 대한 갈망이 크진 않다"라고 말했다. 김동완은 "변신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사람들이 못 받아들이면 큰일난다"라며 "꼭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는 것 보다, 할 수 있는 한 즐기고 싶다. 나중에 더이상 사람들이 저를 찾지 않을 때 자연스럽게 내려올 생각이다. 지금은 마음껏 날아다니고 싶다. 체력이 떨어지면 체력을 끌어 올려서라도 제 일에 열중하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다짐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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