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인서트》
'프로포폴 불법 투약' 하정우, 항소 포기
마약 범죄 소재 '수리남' 촬영 재개 계획
음주운전한 배성우와 함께 찍은 '보스턴 1947'
손기정·남승룡 실화 다룬 작품
도덕성 금 간 배우들 출연작에 대중들은 신뢰도 '의문'
배우 하정우(왼쪽), 배성우 / 사진=텐아시아DB
배우 하정우(왼쪽), 배성우 / 사진=텐아시아DB


영화 속 중요 포인트를 확대하는 인서트 장면처럼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수요일 영화계 이슈를 집중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범법을 저지른 배우 하정우와 배성우의 상황이 자승자박이다. 하정우는 프로포폴 불법 투약한 혐의로, 배성우는 음주운전 혐의로 벌금을 내게 됐다. 그런데 공교롭게 하정우가 준비하고 있는 작품은 마약을 소재로 하고 있고, 배성우는 달리기를 소재로 한다. 두 배우의 상황이 아이러니하다.

하정우는 지난 5월 2019년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선고일인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박설아 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 선고 공판에서 하정우에게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8만 8749원을 명령했다.

최근 법조계에 따르면 하정우는 벌금 30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항소 기한인 전날까지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검찰도 1심 판결에 불복하지 않아 1심 판결이 확정됐다. 재판을 오래 끌고 가는 것이 좋지 않다는 판단이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배우 배성우 / 사진=텐아시아DB
배우 배성우 / 사진=텐아시아DB
지난해 말에는 배성우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다. 배성우는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지인과 술을 마신 뒤 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08% 이상이었다.

배성우는 곧바로 혐의를 인정했고, 당시 출연 중이던 드라마에서도 하차했다. 그는 지난 2월 벌금 700만 원을 선고 받았으며, 현재 활동을 중단한 채 자숙 기간을 갖고 있다.
배우 하정우 / 사진=텐아시아DB
배우 하정우 / 사진=텐아시아DB
하정우는 영화계에서 흥행 파워 있기로 단연 손꼽히는 배우. 배성우는 다양한 작품에서 감초 연기를 선보이며 흥행 서포터로 인정받았고, 최근에는 주연급으로도 성장했다. 법적·도덕적 기준에 어긋나는 행실로 물의를 빚은 두 사람의 차기작에 타격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정우는 '야행', '피랍' 등 여러 작품을 차기작으로 준비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수리남'이 하정우의 상황과 맞물린다. 마약을 소재로 한 것.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은 남미의 수리남을 장악한 한인 마약왕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영화에서 하정우는 큰 돈을 벌기 위해 수리남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가 마약 범죄에 휘말리게 된 강인구 역할을 맡았다. 코로나19로 촬영이 중단됐던 이 작품은 최근 촬영 재개 소식을 알렸다.

개봉을 기다리는 배성우의 출연작 중 하나는 영화 '보스턴 1947'. 이 작품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기를 달고 보스턴 국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역시 실화가 바탕이 됐다. 때문에 등장인물들도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다. 배성우는 1936 베를린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따고, 1947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도 출전한 남승룡 역을 맡았다.

게다가 이 작품 속 손기정은 하정우가 연기했다. 한국 역사에 큰 의미가 있는 실화와 실존인물을 다루는 작품에 법적·도덕적으로 논란이 있는 배우가 2명이나 주인공인 것. '보스턴 1947'은 촬영을 마치고 코로나19로 개봉을 미루던 상황에서 개봉을 더욱 기약할 수 없게 됐다.

두 배우는 프로포폴 불법 투약과 음주운전이라는 잘못을 저질렀다. 둘은 이를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법적으로도 처벌 받았다. 하지만 범법자라는 프레임은 이미 씌워졌다. 대중들이 '믿고 보는 배우'로 불리던 둘을 더이상 믿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들이 앞으로 내놓을 차기작을 향한 신뢰도와 몰입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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