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값에 포함된 영화발전기금
관객이 전적으로 부담하는 셈
연말 징수 종료 앞두고 연장 개정안 발의
수익 다변화 구조 필요
코로나19 사태로 관객의 발길이 끊긴 극장의 모습. / 사진=텐아시아DB
코로나19 사태로 관객의 발길이 끊긴 극장의 모습. / 사진=텐아시아DB


≪김지원의 인서트≫
영화 속 중요 포인트를 확대하는 인서트 장면처럼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목요일 오후 영화계 이슈를 집중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영화발전기금, 관객과 극장에만 전적으로 의존해도 될까'

영화 티켓을 사면 하단에 영화발전기금 3%가 포함돼있다는 안내 문구가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수익의 70~90% 비중을 차지하는 사실상 영진위의 유일한 재원이다. 올해 연말이면 징수가 종료되는 가운데 영화발전기금의 필요성과 새로운 재원 마련 방법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영화발전기금은 영화예술의 질적 향상과 한국영화 및 영화·비디오물산업의 진흥·발전을 목적으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23조에 근거해 2007년 신설됐다. 영진위는 이 기금으로 영화 제작, 유통, 정책, 기획개발 지원, 첨단영화기술 육성, 영화정보시스템 운영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영화발전기금은 원래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징수하기로 돼 있었지만 한 차례 연장되면서 올해 연말까지로 부과기간이 조정됐다.

영화발전기금은 2017년 502억 원, 2018년 520억 원, 2019년 545억 원 징수됐다. 하지만 지난해는 133억 원까지 감소했다. 관객이 영화 1편을 보면 티켓값의 3%인 약 400원이 영화발전기금으로 징수되는데, 코로나로 관객이 급감하자 영화 관람료 부과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던 문제점이 확연히 드러난 것이다. 게다가 수입은 줄었지만 지출은 늘었다. 지난해 영진위 예산은 1015억 원으로 처음 1000억 원을 넘겼고, 올해는 1170억 원으로 책정돼 집행되고 있다.

관객들이 북적일 때야 극장들도 관습적으로 영화발전기금을 내왔지만 현재로선 티켓값의 3%도 절실해졌다. 영화발전기금 사용 비중이 독립, 저예산 영화 지원에 쏠려 있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대형 멀티플렉스의 운영에 대한 실질적 지원도 필요하다는 것이 극장들의 주장이다. 중소규모 영화들을 대중적으로 선보이는 곳이 대형 멀티플렉스인 만큼 극장이 무너지면 한국영화업계 전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것. 극장들의 호소에 영진위는 최근 배급사들과 논의해 '모가디슈', '싱크홀' 등 대작이라 할 수 있는 한국영화 개봉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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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발전기금을 영화 관람료에서만 떼간다는 사실도 극장들이 유감스럽게 느끼는 부분 중 하나다. OTT 시장이 급성장했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IPTV시장의 반사이익도 커진 상황에서 극장만 영화발전기금에 대한 부담을 지고 있다는 고충이다.

영화발전기금이 연말로 징수가 종료가 되는 상황에서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영화발전기금 징수기한을 2028년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발의안을 냈고,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넷플릭스 등 OTT에도 영화발전기금을 거둬야 한다고 발의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구체적 계획이 아닌 아이디어 정도의 수준이다. 별다른 방안 없는 영화발전기금 연장은 또 다시 관객으로부터 얻는 수익에게만 의존하겠다는 뜻이고, OTT에도 징수하겠다는 것은 앓는 소리를 내는 극장 대신 '대세'가 된 곳으로 부담을 전가해보겠다는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와 영화발전기금은 장기적인 한국 영화계 발전을 위해서 존재해야 할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 다만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거두는 영화발전기금의 단순한 징수 기간 연장, 징수처 확대는 소극적이고 회피적인 대안일 뿐이다. 영화 티켓에서 발생되는 수입의 비중을 줄이되 수익성 있는 사업을 모색해 수익 다변화 구조를 만들어놔야 한국영화계예 또 다시 위기가 왔을 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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