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 /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배우 정우 /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배우 정우가 영화 '이웃사촌'의 이환경 감독이 지어준 '심바'라는 별명이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1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이웃사촌'에 출연한 정우를 만났다. 정우는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게 된 도청팀장 유대권 역을 맡았다.

'이웃사촌'은 2018년 2월 촬영이 마무리됐으나 출연 배우인 오달수가 미투 의혹에 휩싸이면서 개봉이 미뤄지게 됐다. 이후 오달수는 지난해 8월 경찰 조사에서 무혐의를 받았다. 또한 '이웃사촌' 투자·배급을 맡았던 워너브러더스 코리아가 최근 한국에서 관련 사업을 철수하기로 하면서 '이웃사촌'의 배급을 리틀빅픽처스가 맡게 됐다. '이웃사촌'은 개봉까지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 촬영이 끝난 지 3년 만에 극장에 걸리게 됐다.

정우는 "생각보다 제가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거더라. 저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뜨거운 피' 등 촬영은 계속 하고 있었으니까 잘 몰랐다. 제가 기존에도 여러 편을 한꺼번에 하는 게 아니라 1년에 한두편씩 인사드렸는데 코로나 여파에 개봉이 연기되다보니 인사를 늦게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은 '이웃사촌'이 스타트를 끊게 됐다"며 "그래도 관객들이 보고 만족할 만한 작품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연기할 때 최선을 다했다. 어떤 작품이든 연기적으로나 전체적으로 아쉬운 부분이야 있지만 관객들이 보셨을 때 좋아할 거라 생각한다. 관객들이 어떻게 봐줄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이번 영화는 영화 '7번방의 선물'을 연출한 이환경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정우는 이환경 감독의 데뷔작인 영화 '그 놈은 멋있었다'(2004)로 함께 작업한 바 있다. 정우는 "감독님과 2004년에 처음 작업한 후 시간이 오래 흘렀다. 15~16년 만에 작업하게 됐다. 감회가 새롭다. 그게 '이웃사촌'이라는 작품을 대하는 자세에 많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그 전에도 몇 번 제안을 주셨는데 타이밍이 안 맞아서 함께하진 못했다. 감독님은 언제나 나를 응원해주고 챙겨줬다. 같이 작품을 했기 때문에가 아니라 그 전부터 그랬다. 항상 감사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작품을 제안해줬을 때 사실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꼼꼼히 읽어보지 않은 상태였는데도 한다고 했다.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시나리오를 봤는데 유대권 캐릭터가 욕심 나더라. 연기할 때 분명 중압감이 있었지만 시나리오도 너무 좋았고 캐릭터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마치 불나방이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것처럼 앞뒤 재지 않고 돌파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고 전했다.

최근 열린 시사회에서 이 감독은 '그 놈은 멋있었다' 당시 처음 만났던 정우가 '라이온킹'의 심바 같았다고 했다. 이 감독은 "정우의 연기를 보면서 심바가 라이온 킹이 되는 과정을 내가 보고 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정우는 "많고 많은 표현 중에 하필이면 심바라고 했다. 주변에서는 잘 어울린다면서 '심바야~'라고 한다. 예전엔 '짱구야~' 그랬는데 지금은 심바가 됐다. 신나고 재밌다. 괜찮은 별명인 것 같다"며 웃었다.

'이웃사촌'은 좌천 위기의 도청팀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 와서 감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오는 25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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