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부러워할만한 능력, 하지만 어딘가 결핍된 이상한 슈퍼히어로 커플이 온다. 남의 마음 뿐 아니라 과거의 기억까지 읽을 수 있는 남자와 아이큐 180 천재 소녀 커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초감각 커플>의 시사회가 20일 용산 CGV에서 진행됐다. 이번 달 27일 극장 개봉된 이후 채널 CGV를 통해서 방영될 이번 작품의 시사회에는 제작사 크로스 필름 이혜원 대표와 연출을 맡은 김형주 감독, 배우 진구, 박보영이 참석했다.

<초감각 커플>은 제목 그대로 초감각, 즉 초능력을 지닌 두 주인공 수민(진구)과 현진(박보영)이 만나 조금씩 연인 관계로 발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수민은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지만 그 때문에 타인과의 대화 자체가 불필요해져 오히려 외롭게 지내는 대학생이다. 정반대로 엉뚱하고 막무가내인 현진은 아이큐 180에 임기응변도 뛰어나지만 부모님도 집도 없는 상태라 수민에게 기댄다. 이 둘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커플로 발전하고 현진의 강요로 수민이 자신의 초능력을 개발하는 과정이 주요 얼개를 이룬다면, 영화 초반 그들이 우연히 얽혔던 유괴사건은 단순한 서브플롯처럼 기능하다가 영화의 막판 반전을 이끌어낸다.

흔치않은 장르와 신선한 시도

두 젊은 배우가 투톱으로 이끌어가는, 비교적 거품을 줄인 저예산 영화지만 수민이 사람의 마음을 읽을 때의 특수효과는 상당히 깔끔한 편이다. “CG팀이 여러 가지 영화에서 시도됐던 효과를 보여주면 가장 어울리는 걸 고르는 과정”(김형주)을 통해 완성된 장면은 영화 <나비효과>를 비롯한 할리우드 영화의 느낌을 연상시킨다. TV 애니메이션 <장금이의 꿈>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던 김형주 감독은 후반부 현진의 정체가 밝혀지는 부분을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했는데 이 역시 어색하지 않다.

영화 <엑스맨>이나 미드 <히어로즈>만큼 현란한 특수효과가 동반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영화가 아니면 언제 아이큐 180인 역을 맡아보겠느냐”는 박보영의 말대로 <초감각 커플>은 한국에 흔치 않은 초능력 장르물이다. 이처럼 스타 출연자나 높은 제작비가 아닌 독특한 설정으로 승부한다는 점만으로도 신선한 도전이지만 채널 CGV를 통한 공동제공 시스템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수익채널을 늘려야 할 영화사와 수준 높은 자체 콘텐츠가 필요한 케이블 채널의 이익관계가 조화를 이룬 경우기 때문이다. 극장 개봉 후 방영된 TV무비 <소녀×소녀>의 경우 방영될 때마다 1%에 준하는 시청률을 올리며 채널의 대표 콘텐츠로 자리 잡은 바 있다. <초감각 커플> 역시 비슷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면 영화사와 케이블 채널의 공동제공 시스템은 좀 더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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