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현빈의 외모에 끌렸다면, 이후 화려한 액션에 놀랐다면, 그 안에 숨겨진 진한 인간이야기에 감동할 것이다.
영화 ‘공조’는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조직 리더 차기성(김주혁)을 잡기 위해 남북 최초의 공조수사가 시작되고, 임무를 완수해야하는 북한형사 림철령(현빈)과 임무를 막아야 하는 남한형사 강진태(유해진)의 예측불허 팀플레이를 그린 영화다.
비밀리에 제작된 위조 지폐 동판을 탈취한 차기성이 서울에 숨어들었다는 사실을 안 북한은 남한에 공조수사를 요청하고 그 적임자로 림철령을 서울에 파견한다. 림철령은 차기성에 의해 아내와 동료들을 잃은 바. 남한에선 정직 처분 중인 생계형 형사 강진태가 파트너로 나선다. 그의 임무는 림철령을 은근히 방해하며 대한민국 검찰이 먼저 차기성을 잡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속내를 숨긴 두 남자는 시종일관 티격태격이다. 강진태는 림철령의 경계를 풀기 위해 술자리를 마련하면서도 그의 발목에 발찌를 채웠고, 림철령 역시 강진태의 휴대폰에 도청장치를 심었다.
영화 ‘공조’ 스틸컷 / 사진=CJ 엔터테인먼트
다소 진부한 스토리일 수 있다. ‘남북의 화합’은 앞서 숱한 작품들이 다뤄왔던 소재인 데다가 섞일 것 같지 않았던 두 인물이 서로 마음을 열 것이라는 사실도 예측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극은 신선하고 유쾌하다.
우선 현빈과 유해진의 케미스트리는 상상 이상이다. 현빈은 전부터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을, 유해진은 코믹한 역할을 도맡아왔다. 하지만 ‘공조’를 만난 두 사람의 이미지는 소모로 이어지지 않는다. 현빈과 유해진 특유의 이미지가 상대방의 매력을 부각시키는 데 사용되고 있는 것.
극중 림철령의 차갑고 도도한 모습은 강진태의 수더분한 매력을 배가하고 강진태의 유쾌한 일상은 림철령의 남자다움을 부각한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서로의 팔에 수갑을 채우고 함께 하는 사이 점차 바뀌는 이들의 표정 변화는 극의 볼거리가 된다.
여기에 스펙터클한 액션과 코미디의 조합은 단 한 순간도 몰입을 깰 수 없게 만든다. 일순간 긴장감을 자아냈다가 갑자기 터지는 유머코드에 정신이 없을지 모른다. 군더더기 없는 현빈의 완벽한 액션연기와 ‘구탱이형’ 김주혁 섬뜩한 변신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그러면서도 결국 영화는 너무나도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남자가 어떻게 공조하는지 보여준다. ‘공조’는 흔하지만 어려운 단어 ‘믿음’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18일 개봉. 15세 관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