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영화 ‘대결’ 포스터/사진제공=스톰픽처스코리아
영화 ‘대결’ 포스터/사진제공=스톰픽처스코리아
‘갑과 을’, ‘금수저와 흙수저’, ‘루저와 위너’로 나뉘는 현대 사회에서 말 그대로 을이면서 흙수저이자 루저인 주인공이 슈퍼 갑 금수저 위너에게 한 방 먹인다? 상상만 해도 사이다를 한 사발 들이킨 듯 속이 뻥 뚫리고, 시원해지는 내용을 담은 영화가 있다.

바로 ‘대결’이 그 주인공이다. ‘대결’은 가진 것 없는 취준생 풍호(이주승)가 형의 복수를 위해 무자비한 절대갑인 CEO 재희(오지호)와의 살벌한 현피게임에 뛰어드는 내용의 영화다.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됐던 ‘현피'(신조어로 게임이나 인터넷에서 알게 된 사람을 현실에서 직접 만나 싸우는 것을 가리킨다)를 다룬 이 영화는 처음부터 ‘싸움’으로 시작해서 ‘싸움’으로 끝을 맺는다.

이 영화의 주인공 풍호는 취업 준비생이지만 취업은 뒷전으로 한 채 돈 내기 현피를 하며, 용돈 벌이를 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친형 강호(이정진)를 의식불명으로 만든 재희에게 복수를 다짐하며 그의 싸움은 용돈 벌이 수단이 아닌 복수의 칼날이 된다. 이 과정에서 풍호는 취권의 고수 황 노인(신정근)을 만나 무술을 전수 받으며 강력한 한 방을 날릴 준비를 한다.

바로 여기서 영화 ‘대결’만의 볼거리들이 탄생하게 된다. 먼저 풍호를 연기한 이주승과 황 노인을 연기한 신정근의 ‘사제 케미’가 남다른 재미를 만들어 낸다. 두 사람은 극 중 엄청난 나이 차를 자랑하지만, 그 나이 차를 무색하게 하는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영화 속 웃음 포인트들을 적절하게 만들어 낸다. 특히 영화 속 모습이 실제인 듯 착각하게 하는 현실적인 연기를 선보인 이주승과 고수의 묵직함과 괴짜 할아버지의 가벼운 모습을 동시에 연기한 신정근의 캐릭터 소화력이 눈길을 끈다.

그리고 여기에 태권도, 유도, 주짓수, 합기도, 취권까지 여러 종목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화려한 액션 신들은 블록버스터 못지않게 몰입감을 높인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부분이자 풍호와 재희가 마지막으로 클럽에서 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눈을 뗄 수 없는 짜릿함을 선사한다.

현재 충무로에서 모두의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대작들이 연이어 개봉한 가운데, 작은 영화 ‘대결’과 그들의 싸움은 풍호와 재희의 싸움처럼 무모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대결’은 어쩌면 그들에게 강력한 한 방을 날릴지도 모른다. 모름지기 싸움은 붙어봐야 아는 것. 22일 개봉. 15세 관람가.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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