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정시우 기자]
내부자들
내부자들


공개날짜: 11월 2일(월) 오후 2시
공개장소: 메가박스 동대문
감독: 우민호
제작: (유)내부자들 문화전문회사
배급: (주)쇼박스
개봉: 11월 19일

줄거리: 대통령 당선후보 1순위(이경영)와 글 하나로 정재계를 쥐락펴락하는 유명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 그들을 돕던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는 비자금 파일을 건드렸다가 가차 없이 팽(烹) 당한다. 빽도 족보도 없는 검사 우장훈(조승우)은 비자금 비리를 파헤치다가 안상구라는 ‘깡패 놈’을 만난다. 비자금 스캔들을 덮으려는 이강희와 복수에 이를 가는 안상구와 세상이 엿 같아도 정의는 살아있다 외치는 우장훈은 그렇게 얽히고설킨다.

첫느낌: 대한민국 헌법 제 11조 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이 민망해하며 코웃음 칠 일이다. 모든 대한민국 국민은 돈 앞에 계급화 되며, 국민의 권력은 있는 놈들 호주머니에서 나오고, 타고난 계급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일 뿐이다. 선배 검사에게 “그러게, 좋은 집에서 태어나야지”라고 조롱당하는 우장훈과, 죽어라 있는 놈들 뒤치다꺼리해봤자 조폭이라는 태생적 한계에 부딪히는 안상구를 보고 있자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수저계급론’마저 떠오른다. 우장훈은 동수저, 안상구는 그보다 못한 흙수저 쯤 되려나.

그러니까, ‘내부자들’은 그런 영화다. ‘내부자들’이 그리는 세계는 흡사 적자생존 법칙이 지배하는 동물의 왕국 같다. 그나마 동물의 세계에는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 그들만의 암묵적인 법칙이라는 게 있다. 하지만 ‘내부자들’의 먹이사슬은 돈과 계급 앞에서 가차 없이 휘둘린다는 점에서 비정하고 삭막할 뿐이다. 영화에는 9시뉴스 단골 소재인 뇌물수수, 정경유착, 권력을 돕는 언론 등 부정과 비리가 악취를 내뿜는다. 조간신문 톱기사를 스크랩해 모아 둔 것 같다. 영화가 관객들의 폐부를 예상보다 깊이 파고든다면, 영화가 보여주는 영화 같지 않은 대한민국의 살풍경 때문이다. 기대 이상의 쾌감을 선사한다면, 그만큼 우리 사회가 시궁창이라는 의미일 게다. ‘내부자들’은 비정상이 정상 위에 군림하는 현실을 질펀하되, 유쾌하고 통쾌하게 잘근잘근 씹으며 내달린다. ‘부당거래’ ‘베테랑’과 비견될 부분이 적지 않다.

잘 알려졌다시피 ‘내부자들’은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아직 미완성된 웹툰을 배경으로 했다는 점에서 (앞서 영화화 된)‘이끼’ ‘미생’이 안고 있던 부담에선 다소 자유로운 편이다. 그러니까 이 영화에는 원작을 넘어서야 한다는 부담이 덜하다. 메가폰을 잡은 우민호 감독의 전작 ‘간첩’ ‘파괴된 사나이’가 일견 영화의 선택을 망설여지게 하지만, 윤태호라는 든든한 작가의 존재가 그러한 우려를 상쇄시키는 힘을 발휘한다. 실제로 윤태호라는 비옥한 땅을 주춧돌로 삼아 우민호 감독은 반전의 기회를 노린다. 정치판의 민낯을 리얼하게 파고든 웹툰과 달리, 우민호 감독은 범죄 장르로서의 쾌감에 보다 집중한다. 이러한 선택은 ‘좋다/나쁘다’를 떠나서, 상업영화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지점이 분명 있다. 극의 흐름이 조금만 더 리드미컬 했다면 하는 아쉬움을 제외하곤 상업영화로서 나무랄게 없다.

‘내부자들’은 배우들의 연기에 크게 빚지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조단역들마저도 제 몫을 해내는 영화엔 흔히 말하는 ‘연기구멍’이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이경영 백윤식 김홍파라는 이름만으로도 신뢰를 주는 선배배우들이 든든하게 떠받치고 있고, 배성우 조재윤 김대명이라는 떠오르는 연기파 배우들이 중간에서 극을 풍성하게 하며, 조우진이라는 호기심 자극하는 새로운 얼굴이 캐스팅에 선선함을 더한다.

그리고 조승우와 이병헌이다. ‘암살’ 카메오 출연으로 팬들의 오랜 기다림에 기름을 부었던 조승우가, 깔아준 돗자리 위해서 내빼지 않고 속 시원한 게임을 벌인다. 연기가 아주 춤을 춘다. 배우 이병헌은 역시나 이병헌이다. 연기적으로 흠잡을 구석이 있나. ‘내부자들’의 러닝타임 130분. 130분 내내 이 배우가 지닌 연기적 재능에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다.

관람지수: 10점 만점에 8.5점

TEN COMMENTS, 이 영화는 여당이 싫어합니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제공.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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