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예지의 예지력>>
ENA 새 드라마 '행복배틀', 0%대 굴욕
타 흥행작과 비슷한 스토리, 배우들 연기력도 아쉬움
정체성 없는 ENA도 문제
ENA 새 드라마 '행복배틀', 0%대 굴욕
타 흥행작과 비슷한 스토리, 배우들 연기력도 아쉬움
정체성 없는 ENA도 문제
<<류예지의 예지력>>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의 미래와 그 파급력을 꿰뚫어봅니다.
신생 방송사 ENA가 위태롭다. 잘나가는 40대 여배우들을 다 모아놨지만 소용없었다. 시청률은 여전히 0%대다.
지난달 31일 ENA 신작 '행복배틀'의 막이 올랐다. '행복배틀'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행복을 겨루던 엄마 중 한 명이 의문투성이인 채 사망한 뒤, 비밀을 감추려는 이와 밝히려는 이의 싸움을 그리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5인의 여성 서사에 집중한 만큼 이름 있는 여배우들을 전부 캐스팅했다. '나의 해방일지' 이엘, '독전' 진서연, '황금가면' 차예련, '슈룹' 박효주, 우정원이 출연한다. '행복배틀'의 첫 화 오프닝은 박효주의 죽음으로 시작됐다. 이에 그녀를 죽게 만든 엄마 중 가해자 찾기에 나설 예정이다. 시작은 화끈했지만 아쉽게도 시청률은 미지근했다. 1회 시청률은 0.7%에 그쳤다. 2회 시청률은 다소 오른 0.9%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0%대를 웃돌았다.
'행복배틀' 시청률 부진의 이유로 여러 가지를 꼽아볼 수 있다. 먼저 '행복배틀'은 주부들의 욕망을 다뤘다는 점에서 '스카이캐슬'과 '품위있는 그녀' 등 앞선 작품들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행복배틀'의 김윤철 감독은 '품위있는 그녀'를 연출한 바 있다.
세세한 부분에 있어서는 변화를 줬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감독에 비슷한 장르물의 이야기는 과거 흥행작의 잔상을 지워내기 어렵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문제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과 빠른 전개를 앞세운 것이 폐단이었을까. 전반적으로 5명의 여배우 모두 힘이 잔뜩 들어간 연기를 보인다. 일부 배우들은 연극 발성에 어색한 대사 톤으로 극에 스며들지 못했다.
실제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유부녀 여배우들이란 사실이 무색하리만큼 어설픈 연기의 향연이었다. 과한 표정과 답답한 발성은 보는 내내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 극 중 역할과 실생활이 다르지도 않은데 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ENA의 정체성 혼란도 부진에 한몫했다. 신생사인 ENA는 아직 타사와의 차별점이나 정체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장르나 타깃 시청자도 상이하다. OCN의 경우 후발주자 채널이었지만 강한 색채의 드라마 위주로 편성해 시청자들에게 'OCN 드라마'를 명확히 인식하게 했다.
ENA 측은 최근 사업 계획 발표서 향후 3년간 5000억원 넘게 투자해 30여편의 드라마를 확보하고 300여편의 예능을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음 먹은 대로 다 할 수는 없는 법. 현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는 콘텐츠를 많이 만드는 것보다 어떤 콘텐츠를 만드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외 ENA 드라마는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했다. 0%대부터 최고 3%대를 기록했다. '우영우'가 최고 17.5%를 기록했던 걸 생각해보면 매우 아쉬운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정체성 없이 후속작 편성에만 급급한 ENA다. '뭐 하나 걸리겠지'식의 제작은 곤란하다. ENA만의 색깔이 무엇인지 시청자들에게 하나씩 보여줄 때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의 미래와 그 파급력을 꿰뚫어봅니다.
신생 방송사 ENA가 위태롭다. 잘나가는 40대 여배우들을 다 모아놨지만 소용없었다. 시청률은 여전히 0%대다.
지난달 31일 ENA 신작 '행복배틀'의 막이 올랐다. '행복배틀'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행복을 겨루던 엄마 중 한 명이 의문투성이인 채 사망한 뒤, 비밀을 감추려는 이와 밝히려는 이의 싸움을 그리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5인의 여성 서사에 집중한 만큼 이름 있는 여배우들을 전부 캐스팅했다. '나의 해방일지' 이엘, '독전' 진서연, '황금가면' 차예련, '슈룹' 박효주, 우정원이 출연한다. '행복배틀'의 첫 화 오프닝은 박효주의 죽음으로 시작됐다. 이에 그녀를 죽게 만든 엄마 중 가해자 찾기에 나설 예정이다. 시작은 화끈했지만 아쉽게도 시청률은 미지근했다. 1회 시청률은 0.7%에 그쳤다. 2회 시청률은 다소 오른 0.9%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0%대를 웃돌았다.
'행복배틀' 시청률 부진의 이유로 여러 가지를 꼽아볼 수 있다. 먼저 '행복배틀'은 주부들의 욕망을 다뤘다는 점에서 '스카이캐슬'과 '품위있는 그녀' 등 앞선 작품들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행복배틀'의 김윤철 감독은 '품위있는 그녀'를 연출한 바 있다.
세세한 부분에 있어서는 변화를 줬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감독에 비슷한 장르물의 이야기는 과거 흥행작의 잔상을 지워내기 어렵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문제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과 빠른 전개를 앞세운 것이 폐단이었을까. 전반적으로 5명의 여배우 모두 힘이 잔뜩 들어간 연기를 보인다. 일부 배우들은 연극 발성에 어색한 대사 톤으로 극에 스며들지 못했다.
실제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유부녀 여배우들이란 사실이 무색하리만큼 어설픈 연기의 향연이었다. 과한 표정과 답답한 발성은 보는 내내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 극 중 역할과 실생활이 다르지도 않은데 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ENA의 정체성 혼란도 부진에 한몫했다. 신생사인 ENA는 아직 타사와의 차별점이나 정체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장르나 타깃 시청자도 상이하다. OCN의 경우 후발주자 채널이었지만 강한 색채의 드라마 위주로 편성해 시청자들에게 'OCN 드라마'를 명확히 인식하게 했다.
ENA 측은 최근 사업 계획 발표서 향후 3년간 5000억원 넘게 투자해 30여편의 드라마를 확보하고 300여편의 예능을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음 먹은 대로 다 할 수는 없는 법. 현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는 콘텐츠를 많이 만드는 것보다 어떤 콘텐츠를 만드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외 ENA 드라마는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했다. 0%대부터 최고 3%대를 기록했다. '우영우'가 최고 17.5%를 기록했던 걸 생각해보면 매우 아쉬운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정체성 없이 후속작 편성에만 급급한 ENA다. '뭐 하나 걸리겠지'식의 제작은 곤란하다. ENA만의 색깔이 무엇인지 시청자들에게 하나씩 보여줄 때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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