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판사 (사진=tvN)
악마판사 (사진=tvN)


‘악마판사’ 속 시범 재판을 두고 신념 충돌이 일어난 지성과 안내상의 독대 장면이 화제가 되고 있다.

매주 예상을 뛰어넘는 전개로 주말 밤을 압도하고 있는 tvN 토일드라마 ‘악마판사’에서 시범재판부 재판장 강요한(지성 분)과 대법관 민정호(안내상 분)의 설전이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강요한과 민정호의 독대 성사는 앞서 11회 말미 법무부 장관 차경희(장영남 분)의 자살 현장에서 배석판사 김가온(진영 분)과 형사 윤수현(박규영 분)이 마주하는 비극적인 상황을 통해 비롯됐다. 친구 김가온이 위험인물 강요한과 함께 어울리다 수렁에 빠질까 노심초사하던 윤수현이 결국 자신이 우려했던 상황을 직면하게 된 것.

이는 대법관이자 김가온에겐 아버지와 같은 존재인 민정호의 귀에도 들어가게 되면서 민정호와 강요한의 전면 대립이 펼쳐졌다. 김가온을 내버려두라는 민정호와 그를 자신에게 보낸 것은 당신이라며 압박하는 강요한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아 몰입을 이끌었다.

특히 두 사람의 독대 장면은 이들의 신념이 극명하게 갈려왔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게 그려졌다. 극 초반 강요한을 잘 모르던 김가온이 매번 의심하고 반박했던 것처럼 민정호는 강요한의 시범 재판을 정의라고 여기지 않았고 이런 생각은 “시범 재판은 여론 재판이다. 법과 원칙에 따른 재판이 아니다”라며 원색적으로 비판했던 6회에서 분명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강요한의 뿌리 깊은 슬픔과 세상을 향한 분노를 알지 못하는 민정호로서는 강요한의 모든 행동이 과격하고 탈선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 시범 재판을 보고 태형을 흉내 내는 아이들과 더 자극적인 형벌을 요구하는 일부 국민들의 목소리는 민정호의 신념을 더욱 관철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0회에서 무고한 시민들에게 폭행을 일삼았던 대통령 사조직 관리자 죽창(이해운 분)에게 전자발찌와 보호관찰을 선고하자 또 다른 무리들이 그를 폭행하러 다니는 장면은 보는 이들에게도 씁쓸함을 안겼다. 매번 다수의 뜻을 반영해 통쾌한 판결을 보여주면서 그로 인해 파생된 어두운 단면도 비춰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넘어 많은 생각을 하게끔 이끌고 있다.

이렇듯 ‘악마판사’는 시스템이 붕괴된 디스토피아에서 악(惡)을 악(惡)으로 대항하는 강요한과 법과 원칙에 입각해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민정호 중 누구의 신념이 정의에 맞닿은 것일지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한다. 무엇이 선(善)이고 악인지, 선과 악의 범주는 어디까지인지, 디스토피아에서 선은 선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등 무한한 질문과 반문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와해 위기에 처한 지성과 진영의 상황 속 과연 어떤 방법이 통할지 디스토피아의 앞으로가 궁금해지는 ‘악마판사’는 14일 토요일 오후 9시 13회가 방송된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