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구, '괴물' 종영 인터뷰
"시청률 6% 돌파, 감사하고 행복해"
"신하균 연기보며 감탄, 배울 점 많다"
JTBC '괴물'에서 엘리트 형사 한주원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여진구./사진제공=제이너스 이엔티
JTBC '괴물'에서 엘리트 형사 한주원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여진구./사진제공=제이너스 이엔티


"'괴물'은 연기에 대한 저만의 답을 찾게 해준 소중한 작품이죠."


배우 여진구는 최근 텐아시아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JTBC 금토드라마 '괴물'이 어떠한 의미로 남을 것 같은지 묻자 이렇게 말했다.

2005년 영화 '새드 무비' 데뷔한 여진구. 당시 그의 나이는 9살이었다. 이후 여러 아역을 거쳐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통해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영화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이하 '화이')로 첫 주연을 맡은 뒤 드라마 '왕이 된 남자', '호텔 델루나' 등을 연이어 흥행시키며 주연 배우로 우뚝 섰다.

여진구는 '화이'로 첫 주연 신고식을 치른 뒤 연기에 대한 부담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분의 관심을 받다 보니 잘해야 하는 압박감과 부담감을 느꼈다"며 "'왕이 된 남자'는 처음으로 '연기는 이렇게 해야겠다' 생각이 든 작품이다. 내가 인물에 대해 해석한 것들을 감독님께 보여주고,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현장이었다. 나만의 감을 찾을 때쯤 '호텔 델루나'를 만나게 됐고, 연기는 이렇게 하는 게 맞다는 조금의 믿음이 생겼다. 그래서 '호텔 델루나' 이후의 작품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연기에 대해 어느 정도의 답을 찾고 싶었고, 정답을 내릴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괴물'을 통해 완벽하지는 않지만 제가 하는 연기에 대한 확신을 얻게 됐고, 저를 조금은 믿을 수 있게 됐습니다."
배우 여진구./사진제공=제이너스 이엔티
배우 여진구./사진제공=제이너스 이엔티
만양에서 펼쳐지는 괴물 같은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괴물'은 '괴물은 누구인가! 너인가, 나인가, 우리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사건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다면성을 치밀하게 쫓았다.

'괴물'은 매회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와 수려한 영상, 리드미컬한 편집의 연출, 연기구멍 없는 배우들의 호흡이 시너지를 이루며 연일 호평을 이어갔고,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6.0%, 수도권 6.7%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경신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여진구는 "5%만 넘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최종회에서 6%가 넘었다. 너무 좋은 선물을 받은 것 같아 감사하고 행복했다"고 고마워했다.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묻자 여진구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며 "내가 맡은 한주원 캐릭터는 본인의 실수를 어떻게 해서든 책임지려고 하는 집착적인 모습이 있다. 미친 사람과는 다른 결이라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한주원이 가지고 있는 '집착'은 범인을 잡기 위해 함정수사를 했고, 그로 인해 연쇄살인범의 미끼가 된 이금화(차청화 분)가 죽음을 맞은 것에 대한 죄책감이다. 여진구는 "한주원은 불법을 저질렀고, 피해를 본 사람이 있다. 그래서 극 초반부는 어떻게든 범인을 찾아내 처벌하고 싶은 집착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종, 사망 사건 등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여진구는 "누가 죽였는지, 왜 죽였는지, 사건을 풀어나가는 것에 중점을 두지 않고 피해자의 가족, 가해자의 가족 등 남겨져 있는 사람들의 삶과 감정까지 녹아있어서 대본을 읽으면서 너무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주원을 연기하기 위해서 참고한 작품이나 인물이 있었을까. 여진구는 "작품적으로는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 속 패트릭 베이트만(크리스찬 베일 분) 역을 많이 참고했다. 한주원이라면 이런 깔끔하고 정돈된 경찰의 모습일 거라 생각했다. 감독님이 추천한 건 미국드라마 '마인드헌터'였고, 작가님은 '사브리나' 책을 선물로 주셨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세븐', '나를 찾아줘' 같은 차분하면서도 차가운 이미지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우 여진구./사진제공=제이너스 이엔티
배우 여진구./사진제공=제이너스 이엔티
여진구는 비밀을 안고 만양 파출소로 내려온 엘리트 형사 한주원 역을 맡아 캐릭터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탁월한 연기력으로 담아냈다. 극 초반 이성적이고 냉철한 관찰자로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의심과 혼란, 분노와 희열, 후회와 죄책감까지 진폭 넓은 감정 연기를 보여주며 독기를 품는 한주원의 괴물 같은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해낸 것.

여러 사건을 거치며 점점 변화해 가는 인물인 만큼 여진구는 캐릭터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여진구는 "'괴물'이 8회를 기점으로 1막과 2막이 나뉘는 구조이며 한주원 캐릭터도 그에 따라 변화를 맞는다고 해서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1부에서 한주원은 경찰임에도 사람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고, 편견으로 인해 날카롭게 예민하게 구는 인간미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다 보니 외적인 헤어스타일이나 의상도 그것에 맞게 준비했다. 2부 넘어가서는 한주원의 달라진 변화들에 대해 고민했다. 한주원은 집착 끝에 맞닥뜨린 진실 앞에 인생이 흔들린다. 운명의 장난이라고 느낄 만큼 상상치 못한 순간을 마주한 한주원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감정적으로 연기하기 가장 힘들었던 장면을 묻자 여진구는 "한주원이 이동식(신하균 분)에게 본인이 가지고 있는 죄책감에 대해 털어놓으면서 범인이 누군지 제발 얘기해달라고 고백하는 장면"이라며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어떤 감정인지 너무 어려웠고, 이해는 되지만 감정 자체가 어렵고 힘들더라. 뒷부분에서도 아버지의 실체를 듣고 이동식의 수갑을 채우는 감정까지가 표현적인 어려움과 함께 인물에 대한 어려움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괴물' 후반부에서는 21년 전 이동식의 동생 이유연(문주연 분)을 죽인 진범이 한주원의 아버지인 한기환(최진호 분)이라는 잔혹한 진실이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한주원은 결국 아버지와 함께 지옥으로 떨어지겠다는 다짐대로 한기환을 체포했고, 아버지가 저질렀던 악행에 대한 책임감을 안고 살아갔다.

여진구는 "처음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한기환이 이유연 사건의 진범임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좋았다. 캐릭터를 단순히 초반부만 신경 쓸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그릴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촬영 초반에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한주원이 어떤 선택을 할지. 어떻게 행동할지 명확하지 않았는데, 점점 극이 진행되고 한주원 자체에 몰입이 되면서부터 가족이라도 아버지를 체포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이동식다운, 한주원다운 결말이 맺어져서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배우 여진구./사진제공=제이너스 이엔티
배우 여진구./사진제공=제이너스 이엔티
여진구는 배우 신하균과 23살 나이 차를 뛰어넘는 캐릭터 플레이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두 사람은 강렬하게 대립하기도, 공조하기도 하면서 극의 긴장감을 이끌어갔다. 15년 전 영화 '예의 없는 것들'에서 신하균의 아역을 연기했던 여진구는 '괴물'을 통해 어깨를 나란히 하는 파트너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여진구는 "잊지 못할 작품이 아닌가 싶다. 연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아역으로 함께 작품을 했었는데, 이번 작품을 같이 하게 돼서 너무 행복했다. 나를 파트너 배우로서 오롯이 받아들여 줘서 감사했다. 신하균 선배님은 연기하면서 단 한 번도 이동식이 아닌 적이 없을 정도로 몰입도가 뛰어나다. 이동식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사연 있고 뚝심 있는 이미지로 생각했는데, 선배님이 연기하는 걸 보고 '와,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구나'하고 감탄했다. 너무 새롭더라. 보면서도 배울 점이 많은 선배님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하균 선배님을 포함해 다들 연기를 너무 잘하세요. 선배님들을 보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몰입이 될 정도로요. 현장에서 화기애애 장난치고 놀다가도 촬영 들어가면 바로 몰입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죠,"

'괴물'에서 한주원을 제외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진 캐릭터나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냐고 묻자 여진구는 박정제 역을 꼽았다. 그는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역할이다. 최대훈 선배님이 캐릭터를 연구할 때 '괴물' 속에서 유일하게 연약함을 담당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하며 준비했다고 했는데,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더라. 정신적으로 연약했던 역할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괴물'이 많은 호평을 얻은 것에 대해서는 "추적 심리 스릴러이지만 그 안에 여러 가지 장르가 잘 섞여 있다. 휴먼 드라마로 비칠 수 있을 정도로 인물 간에 서사가 좋았고, 그 인물들이 한대 뭉쳐서 살아간다는 게 다른 장르물과 다른 매력 포인트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여진구./사진제공=제이너스 이엔티
배우 여진구./사진제공=제이너스 이엔티
지난해 6월 방송된 tvN 예능 '바퀴 달린 집' 시즌 1에 출연한 여진구는 성동일, 김희원와 함께 진솔한 케미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괴물' 스케줄로 인해 시즌 2에는 불참, 여진구의 빈자리를 배우 임시완이 채웠다.

여진구는 "시즌 2에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다. '괴물' 촬영 막바지에 시즌 2가 진행된다는 소식을 들었고, 일정상 두 프로그램에 모두 무리가 될 거라는 생각에 함께하지 못했다"며 "김희원, 성동일 선배님이 얼마나 재밌게 여행을 다니시나 시즌 2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선배님들도 '괴물' 촬영하는 중간에 '진구 생각난다', '보고 싶다', '작품 끝나고 보자'고 연락해서 너무나 감사했다"고 말했다.

여진구의 인생 전체를 10으로 봤을 때, '괴물'을 마친 지금은 몇 정도의 지점일까. 여진구는 "1, 2 정도"라며 "이제 시작이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연기하면서 받은 많은 칭찬과 비판을 양분 삼아 싹을 틔웠다고 생각한다. 줄기도 키우고 꽃도 예쁘게 피울 때까지 계속 연기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올해는 차기작을 빨리 정하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소소한 목표로는 제 일상을 잘 채워나가기 위해 뭘 배울지 생각하고, 취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고요. 앞으로도 좋은 배우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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