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름 '삼광빌라' 종영인터뷰
"장서아, 뺏겼다는 착각에 흑화해"
"황나로와 러브라인 예상 못해"
"참교육 실패? 내가 봐도 미워"
드라마 '오! 삼광빌라!'에서 장서아로 분한 배우 한보름/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오! 삼광빌라!'에서 장서아로 분한 배우 한보름/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장서아 캐릭터가 좋았던 점은 솔직한 매력이에요. 실제 제 모습과는 달랐지만 주변에 이런 친구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악역이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 앞에서는 숨김 없이 표현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던 것 같아요."

배우 한보름이 KBS2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에서 악역 '장서아'를 연기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한보름은 지난 11일 텐아시아와의 화상인터뷰에서 '오! 삼광빌라!'을 성공적으로 마친 소회 등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종영한 '오! 삼광빌라!'는 다양한 사연들을 안고 '삼광빌라'에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사랑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극 중반부터 30% 안팎의 시청률을 유지했고, 최고시청률은 33%를 돌파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보름은 극 중 김정원(황신혜 분)의 딸이자 LX패션 본부장 장서아로 분했다. 이빛채운(진기주 분)에게 어릴 때부터 좋아한 우재희(이장우 분)와 엄마 김정원을 뺏기지 않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역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작품을 마친 소감을 묻자 한보름은 "너무 아쉽다. 8개월이 훅 지나가서 기분이 묘하다"며 "종방연을 하지 않아서 끝이란 게 실감이 안 난다. 이번 주말에 방송을 하지 않으면 더 실감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연기한 장서아에 대해 "처음 접했을 때는 밝고 애교 있지만 완벽한 성향의 깍쟁이 같았다. 일할 때 있어서는 냉철하고 똑 부러지지만 내 사람들 앞에서는 유하고 애교스러운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말드라마다 보니 너무 (생각을) 가둬놓고 연기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뒤에 가서 캐릭터가 어떻게 그려질지 몰라서 너무 가두지 말자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드라마 '오! 삼광빌라!'에서 장서아로 분한 배우 한보름/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오! 삼광빌라!'에서 장서아로 분한 배우 한보름/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악역 경험이 많은 한보름은 "이번엔 처음부터 너무 강하게 하지 않았다. (호흡이) 긴 작품이다 보니까 서아가 빛채운에게 엄마도, 재희 오빠도 하나둘씩 뺏기면서 변해갔다"며 "점점 나쁜 행동을 하고 그걸 합리화시켰다. 내가 봐도 미운 부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서아가 관심과 애정에 목말라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서아의 입장에서는 내가 관심 받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갑자기 빛채운이 훅 들어와서 내껄 전부 다 가져간 거에요. 그 부분이 화도 나고 혼란스러웠던 것 같은데, 그런 걸 표현하다 보니까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애정 결핍처럼 보였던 것 같아요."

실감 나는 악역 연기 때문에 한보름의 SNS에 찾아와 댓글을 다는 시청자들도 있었다고. "정말 저를 서아로 생각하시고 '채운이와 사이좋게 지내라'거나 '나로는 안 된다'는 분들이 있었어요. 과몰입해서 댓글을 남겨주신 분들도 있었는데 그만큼 드라마가 많이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꼈죠."

그럼에도 한보름은 너무 밉게 보일까봐 걱정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어르신 분들도 많이 보시는 드라마라서 언제 봐도 이해하실 수 있게끔 연기했어요. 제가 갑자기 착해지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죠. 미니시리즈와 주말드라마는 그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최종회에서 장서아를 향한 복수가 시원치 않았다는 반응에도 공감했다. "저도 서아가 미안하다는 사과 하나로 끝난 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그게 전부가 아닐 거라 생각하거든요. 사실 막판에 서아가 본부장에서 물러나고 엄마한테 그동안 한 일에 대해서 책임을 지겠다고 사과하는 장면이 있었는 데 편집됐어요. 그 부분이 없어져서 사과 한마디로 끝난 것 같아 아쉬워요."
드라마 '오! 삼광빌라!'에서 장서아로 분한 배우 한보름/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오! 삼광빌라!'에서 장서아로 분한 배우 한보름/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장서아와 황나로(전성우 분)의 러브라인에 대해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대본을 볼 때마다 깜짝 놀랐다. 사기꾼과 내가 잘 된다는 게 물음표였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서아가 궁지에 몰리면서 혼자 있게 되는데 그때마다 나로가 편이 되어줬다. 그래서 점점 마음이 열렸던 것 같다. 서서히 나로에게 스며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핍이 있던 두 사람이 만나면서 충돌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상처가 있으니까 서로를 감싸줬던 것 같아요. (상대를) 너무 잘 이해하다 보니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최종회에서 장서아는 감옥에 간 황나로를 기다리는 듯한 결말을 암시했다. 이에 대한 아쉬움을 묻자 그는 "아쉬움은 없었다. 열린 결말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서아는 끝까지 기다릴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왠지 두 사람이 결혼은 못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그래서 전성우 배우한테 '교도소 가도 내가 기다릴게'라고 농담을 한 적 있는데 결말이 그렇게 나와서 깜짝 놀랐다. 서아의 마음이 그대로 대본에 녹아들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극 중 탐나는 다른 캐릭터가 있냐는 질문엔 "진경 선배님이 연기한 민재 캐릭터"라며 "우정후(정보석 분)와 재결합을 그다지 응원하지 않았다. 그냥 새로운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여자니까 새로운 사랑을 꼭 찾길 응원했는데 안되더라"며 웃었다.

"TV 속에서만 봤던 대선배님들과 함께 하게 돼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촬영하는 내내 잘 해주시고 편하게 해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많이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했죠. 기회가 된다면 선배님들과 꼭 다시 같이 작품을 하고 싶어요. 특히 엄마(황신혜)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드라마 '오! 삼광빌라!'에서 장서아로 분한 배우 한보름/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오! 삼광빌라!'에서 장서아로 분한 배우 한보름/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한보름은 장서아와 자신의 연애 스타일에 대해서도 비교했다. 그는 "실제로는 다 퍼주는 스타일이다. 정말 다 맞춰준다"면서도 "연애를 3년 반 정도 길게 안 해서 지금의 나는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정말 좋아한다면 다 맞춰주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하지만 "황나로처럼 빚이 있어도 안 갚아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혼 후 꿈꾸는 가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스스로 부족한 게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제가 나약하고 예민하고 잘 흔들려서 항상 강해져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감싸주고 보듬어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 사람이 힘들 때 감싸주고 서로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 생기면 결혼하고 싶어요."

그러면서 "2년 전에 점집에서 올해 결혼한다고 했는데 작년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남자친구가 생기면 갑자기 결혼한다고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상형에 대해선 "운동을 열심히 하시는 분이어서 저랑 같이 했으면 좋겠다"며 "저를 감싸주고 지켜줄 수 있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한보름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한보름이란 사람으로서는 변하고 싶지 않지만 계속 성장하고 싶다. 머무르고 싶지 않다"며 "올해도 그런 한 해가 될 것 같다. 시간이 생기면 배우고, 도움이 필요하면 달려가서 힘이 되어줄 것이다. 또 좋은 작품이 있으면 연기에 집중하면서 하나씩 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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