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이수연 작가, 종영 소감
"진짜 알던 사람과 뿔뿔이 갈라진 기분'
"드라마 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비밀의 숲2' 스틸컷/ 사진=tvN 제공
'비밀의 숲2' 스틸컷/ 사진=tvN 제공
드라마 ‘비밀의 숲’ 시리즈를 집필한 이수연 작가가 두 번째 시즌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tvN 주말드라마 ‘비밀의 숲2’는 지난 4일 “멈추는 순간 실패가 된다”는 마음으로 변화를 향해 나아가는 것의 참된 의미를 전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아직까지도 짙은 여운이 서려 있는 가운데, 이수연 작가가 진심을 가득 담아 시청자에게 마지막 편지를 보냈다.

종영 후 이 작가는 “기분이 좀 이상하다”며 “2017년 방송이 끝났을 때는 저도 방송 경험이 처음이었고 무사히 끝난 것만으로도 너무나 다행이었는데 이번엔 좀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마치 진짜로 알던 사람이 모두 뿔뿔이 갈라진 기분이다. 그들 인생은 앞으로 절대 평탄치 않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더하다”며 “이런 게 시간의 힘, 인연의 점력인 것 같다”고 했다.

끝으로 “저희 드라마를 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며 “삶이 너무 힘들면 그 어떤 드라마든 캐릭터든, 누리고 즐길 수 없다는 걸 알게 해준 2020년이었다. 남은 2020년은 긴 하루 끝에 예능 보고 웃고 드라마 보며 흥분할 수 있는 날들이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비밀의 숲2' 스틸컷/ 사진=tvN 제공
'비밀의 숲2' 스틸컷/ 사진=tvN 제공
매회 치밀한 구성과 감탄을 자아내는 유기적 얼개로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군 ‘비밀의 숲2’. 섬세한 연출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도 빼놓을 수 없겠지만, 역시 이수연 작가의 탄탄한 대본은 일등공신이었다. 사회 본질과 시스템의 문제를 날카롭게 짚어내며 우리가 미처 몰랐던 혹은 모른 체 했던 사회의 폐부를 드러낸 것. 여기에 ‘비밀의 숲’에 흩뿌려진 개별적 사건들을 하나로 이어내는 정밀한 구성과 대립, 규합을 펼치는 인물들의 치밀하고도 밀도 높은 심리가 더해져 큰 사랑을 받으며 막을 내렸다.

다음은 이수연 작가가 ‘비밀의 숲2’ 시청자에게 띄우는 마지막 편지 전문.

두 달이 벌써 갔습니다. ‘비밀의 숲2’를 2020년 8월쯤 방송하게 될 거란 얘기를 작년에 들었을 땐 20년 8월이란 게 한참 까마득했는데요. 여진과 시목이 따로 또 같이 있는 모습을 사랑하면서, 동재가 살아 돌아 오는 걸 꼭 내 눈으로 봐야겠다면서, 최빛이 너무 쫄딱 망하진 않길 바라면서 ‘비밀의 숲2’를 즐겨주신 분들께서는 지금 기분이 좀 이상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도 좀 그렇거든요. 2017년 방송이 끝났을 때는 저도 방송 경험이 처음이었고 무사히 끝난 것만으로도 너무나 다행이었는데 이번엔 좀 다릅니다. 마치 진짜로 알던 사람이 모두 뿔뿔이 갈라진 기분입니다. 그들 인생은 앞으로 절대 평탄치 않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더하네요. 두 번이나 만나서 그럴까요? 이런 게 시간의 힘, 인연의 점력인가 봅니다.

저희 드라마를 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여러분들께선 계속, 많은 드라마를 즐기실 수 있기를 바라고 있겠습니다. 삶이 너무 힘들면 그 어떤 드라마든 캐릭터든, 누리고 즐길 수 없다는 걸 알게 해준 2020년이었습니다. 남은 2020년은 긴 하루 끝에 예능 보고 웃고 드라마 보며 흥분할 수 있는 날들이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수연 드림.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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