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입니다', 자극적 설정에도 호평
성소수자, 기억 상실, 출생 비밀 등을 덤덤하게 연출
'가족입니다' 포스터./사진제공=tvN
'가족입니다' 포스터./사진제공=tvN


기억상실에 출생의 비밀, 성소수자, 외도까지 막장 드라마 요소는 죄다 들어가 있다.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잔잔하고 슬프다. 현실적이면서도 공감 간다.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이하 ‘가족입니다’) 이야기다.

지난 1일 첫 방송된 '가족입니다'는 가족 같은 타인, 타인 같은 가족의 오해와 이해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누구보다 가깝지만 서로에게 말 못 할 고민과 비밀 하나쯤은 있는 가족. 각자의 비밀과 상처를 가진 이들이 서로를 이해해 나가는 과정을 담는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권영일 감독은 “기존의 가족드라마가 가족의 화목이나 형제간의 우애를 중점적으로 표현했다면, 우리는 불편할 정도로 현실적이다. 오히려 그런 부분이 공감을 자아내고 지금 우리들의 모습에 대해 반성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사진 =tvN '가족입니다' 방송 화면.
사진 =tvN '가족입니다' 방송 화면.
그의 말처럼 첫 회는 졸혼을 결심하는 아내와 무심한 남편, 서먹한 남매 등 현실적인 가족 분위기로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러나 매회 충격적인 엔딩으로 전개는 예상치 못한 곳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진숙(원미경 분)과 김상식(정진영 분) 부부 관계는 김상식의 기억상실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22살 때까지의 기억만 남은 50대 남편은 갑자기 로맨티스트가 됐다. 가부장적 사고방식과 폭력적인 성향으로 졸혼을 요구했던 이진숙은 갑자기 변해버린 남편의 모습이 낯설기만 하다. 이들 사이에는 또 다른 비밀이 숨어있었다. 김상식은 첫째 딸 김은주(추자현 분)의 친아버지가 아니었던 것. 또한 김상식에게도 숨겨진 아들이 있다는 암시가 이어져 충격을 안겼다.

처음부터 묘한 기류를 풍겼던 김은주의 남편 윤태형(김태훈 분)은 알고 보니 게이였다. 자신의 성정체성을 숨기기 위해 김은주와 ‘사기’ 결혼을 한 것. 김은주는 그의 노트북에서 나눈 채팅 대화를 보고 그의 성 정체성을 알게 됐다. 김은주는 아이를 가지기 위해 5년 간 노력해온 자신이 비참하다며 윤태형에게 분노했고, 윤태형은 오히려 김은주가 자신 배경을 보고 결혼했다며 "가족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결혼했으면서 가족을 만들고 싶어? 가증스럽다”고 퍼부었다.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추자현 한예리 / 사진 = tvN 제공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추자현 한예리 / 사진 = tvN 제공
극의 중심을 이끌고 있는 김은희(한예리 분)도 9년 사귄 남자친구의 바람으로 소중한 사람을 둘이나 잃었지만, 5년이 지나서는 본인이 바람 당사자가 됐다. 첫 만남에 동침까지 하게 된 새 부대표 임건주(신동욱 분)는 9년 사귄 연인이 있는 사람이었다. 임건주는 천천히 헤어지는 중이라며 주말을 그 연인과 함께 보내기까지 했음에도 김은희는 임건주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처럼 자극적인 설정이 가득한데도 드라마는 담백하다. 폭탄 같은 비밀들이 터져 나오지만 현실적인 대사들로 공감을 이끌어내고, 캐릭터들을 관망하는 듯한 덤덤한 연출로 흡인력을 자아낸다.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열연도 한몫하고 있다. 감춰둔 비밀이 하나둘 밝혀지고 수면 위로 드러나는 가운데, '가족입니다'가 끝까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호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집중된다.

‘가족입니다’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 방송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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