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수, tvN '하이바이, 마마!'서 김태희 여동생 役
JTBC '루왁인간' 통해 안방극장 데뷔
"위로되는 배우 되고 싶고파"
JTBC '루왁인간' 통해 안방극장 데뷔
"위로되는 배우 되고 싶고파"
"저에게 있어 '하이바이, 마마!'는 다 된 밥상에 수저만 얹은 작품이에요. 차유리네 가족으로 살면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거든요. 다음에도 이렇게 따뜻한 작품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배우 김미수가 지난 19일 종영한 tvN '하이바이, 마마'(이하 '하바마')를 통해 미니시리즈에 처음 도전했다. '하바마'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가족의 곁을 떠나게 된 차유리(김태희 분)가 사별의 아픔을 딛고 새 인생을 시작한 남편 조강화(이규형 분)와 딸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미수는 극 중 차유리의 여동생 차연지 역으로 열연했다.
김미수는 친근한 동생의 면모부터 언니를 향한 그리움까지 캐릭터의 매력을 자신만의 색깔로 승화하며 몰입도를 배가했다. 그는 가족 간의 따뜻한 사랑을 섬세하게 그리며 안방극장에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배우로 활동하는 자신의 모습이 낯설다는 김미수. 그는 배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김미수는 "원래 꿈은 아이돌이었다. 그러나 부모님의 권유로 대학교 진학을 준비하게 됐고 마음에 맞는 학과를 찾던 중 뮤지컬과를 알게 됐다"며 "진학을 위해 연기학원을 다녔다. 그때 원장님께서 연극영화과를 추천하더라. 그렇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강의 과정이 힘들어서 적응하기 어려웠다. 휴학을 준비하던 중 공연 한번은 경험해보자는 마음으로 학기 공연을 준비했다"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공연을 준비하면서 연기에 대한 재미를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제대로 된 정보도 없이 오디션을 봤어요. 차연지라는 인물이 운동선수 출신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죠. 김태희 동생이라는 큰 역할을 받은 만큼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어요."
오디션을 본 지 5일 만에 촬영에 들어갔다는 김미소. 캐릭터의 서사가 명확하지 않은 탓에 연기에 대한 중압감이 컸다고 했다. 그는 "정신없이 오디션을 보고 촬영에 후다닥 들어갔다"며 "다행히 감독님께서 처음부터 끝까지 현장을 유쾌하게 이끌어줬고, 선배님들이 배려해준 덕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어렵게 시작했지만 많은 분의 따뜻함이 있어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그때는 왜 그렇게 연기를 했을까 싶은 아쉬움이 든다"며 웃었다. 김미수는 다수의 연극과 스크린에서 활약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이후 지난해 방영된 JTBC 단막극 '루왁인간'을 통해 안방극장에 데뷔했다. 극 중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딸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루왁인간'에서는 안내상과 장혜진의, '하바마'에서는 박수영과 김미경의 딸로 등장한 김미수. 그는 베테랑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미수는 "어릴 때부터 작품을 통해 봤던 분들을 실제로 만난다는 생각에 긴장이 많이 됐다"며 "걱정이 무색할 만큼 선배님들이 따뜻하게 대해줘서 너무 좋았다. 함께 연기하면서 배울 점도 많았고 '나도 나중에 후배들을 이끌어 줄 수 있는 배우가 돼야지'라는 다짐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극을 할 때부터 선배님들이랑 연기를 해서 그런지 몰라도 또래 배우들보다 선배들이랑 연기하는 게 더 편하더라"라고 말했다.
'하바마'를 통해 짧은 머리로 파격 변신한 김미수. 그는 "단발은 해봤지만 쇼트커트는 태어나서 처음"이라며 "마침 머리카락을 자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명분이 생겨서 좋았다. 다행히 주위에서 긴 머리보다 짧은 머리가 더 잘 어울린다고 그러더라"라고 밝혔다.
'하바마' 11회에서는 차유리와 차연지의 과거 회상신이 등장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옷을 붙들고 인질극을 벌이며 '현실 자매'의 모습을 보였다. 이후 차유리와 차연지는 각자 다른 시간에 길거리를 지나던 중 옷가게를 발견했다. 이들은 서로를 생각하며 같은 옷을 샀고, 이를 알게 된 후 같은 옷을 입으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장면을 찍은 다음 날 온몸에 근육통과 멍이 생겼어요. 액션 장면이었다면 미리 몸이라도 풀었을 텐데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거라 그러질 못했죠. 어릴 때부터 김태희 선배님은 선한 눈이 인상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촬영하는 날 김태희 선배님에게 살기를 느꼈죠. 눈이 정말 무섭더라고요. (웃음)" 첫인상과 다른 배우로 신동미를 꼽은 김미수. 그는 "(선배님이) 되게 무서울 줄 알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처음 술자리에서 만났는데 선뜻 인사하기 어려웠다. 간신히 인사를 건넸는데 너무 환하게 웃어주더라. 걱정이 눈 녹듯 사라졌다. 그때의 기억을 잊을 수 없어서 편지를 썼다"면서 "'나중에 선배님처럼 따뜻한 선배가 되고 싶다'고 했다. 당시 연기에 대한 자존감이 낮을 때였는데 선배님께서 2시간 동안 통화로 좋은 말을 해줬던 게 기억에 남는다. 이 작품을 통해 좋은 사람을 얻은 것 같아 감사했다"고 말했다.
'하바마' 마지막 회에서 차유리는 딸 조서우(서우진 분)를 위해 이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는 자신의 삶을 포기하며 소중한 사람들과 따뜻한 작별을 맞았다.
김미수는 결말에 관해 "시청자의 입장에서 떠나지 않았으면 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바마'에 출연한 배우로서 너무 슬프고 아쉬운 결말이다. 두 마리의 토끼를 놓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싶다"면서 "차유리와 한 침대에 누워 있는 장면이 있다. 그때 (차유리가) 나에게 이별을 고했다면 잡지 못했을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캐릭터에 대한 여운이 아직 남아있나"라는 물음에 김미수는 "그런 것 같다. 아직 떠나보내지 못했나 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유리가 이별을 선택하기까지의 과정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그 선택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이 아팠을까 싶다"며 "떠난다고 해도 '그게 맞아. 나는 언니 편이야'라고 말했을 것 같다. 그게 차연지가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남들에게는 친절하고 애교가 많은데 부모님한테는 아들처럼 딱딱하게 굴어요. 그런데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됐죠. 부모님에게 조금이라도 더 상냥하게 말하게 되더라고요. 저에게는 여러모로 고마운 작품이에요."
김미수는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로 시대극을 꼽았다. 그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좋아한다"며 "영화 '암살'이나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그 시대의 감성을 다룬 작품을 찍고 싶다"고 소망했다.
"제가 나오는 작품을 보고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누군가 '내 삶이 이래도 괜찮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힘이 돼주고 싶죠. 이게 제가 배우로서 살아가는 원동력이에요."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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