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 공무원>, 멜로도 첩보도 긴장 좀 합시다
9회 MBC 밤 9시 55분

다섯 줄 요약

길로(주원)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 서원(최강희)은 길로의 집에서 어머니와 수다 떠는 시간을 가질 만큼 길로와 가까워졌다. 그러나 이 모든 게 공작의 과정이라는 것을 문득 깨달은 순간 서원은 길로를 비롯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까 고민한다. 감정을 배재하고 임무에 제대로 임할 수 없게 된 것은 서원만이 아니다. 여전히 강압적이고 외골수 같은 아버지와 가까워져야 한다는 임무가 힘겨워진 길로와 서원에 대한 마음이 커져만 가는 도하(황찬성)도 목적과 임무를덮는 감정들로 힘들어 한다.



리뷰

<7급 공무원>의 주요 인물들은 조국의 안녕과 다수의 행복을 위해 맡은 임무를 수행해 내야 하는 요원이다. 공작의 목표가 ‘길로를 사로잡아 한주만 회장(독고영재)의 금고 속 정보를 빼내어 오는 것’인 서원으로 인해 형성된 길로와 서원의 러브라인은 <7급 공무원>에 있어 선택이 아니라 임무인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의 관계적 장치는 그 하나의 요소에만 멜로와 첩보가 가지는 전개 포인트를 집중시킬 수밖에 없는 구조를 계속 쌓아가게 만들고 있다. 이에 극이 둘의 멜로에만 치우친 모양을 띠면서 첩보의 타당성과 긴장의 획득에는 실패해 ‘로맨틱 코미디 첩보’라는 재료의 맛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임무 수행이라는 필연적인 이유로 둘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은 후에 이들이 임무를 위한 칼을 뽑아 들었을 때 쌓아왔던 감정들을 일괄적으로 소환, 둘 사이의 비극적인 기류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것일 테다. 하지만 로맨스와 코미디에 기대어 말랑하게 전개된 9회 분의 이야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언제쯤 드라마가 그 정점에 달하게 될지에 대한 기대와 긴장을 잃게 한다. 앞으로의 전개가 탄력을 받기 위해서라면 드라마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멜로와 코미디, 그리고 첩보 사이의 농도 조절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수다 포인트

– 원석(안내상)이 이끄는 공작 팀원이 언젠가부터 두 사람 더 늘었는데 물론 남자3, 여자3 같은 단역이라지만 캐릭터 소개도 없이 이러기 있기 없기?

– 신비한 뷰티 서프라이즈 1. 마치 속눈썹 모두가 제 속눈썹인 마냥 폭풍 눈물에도 번지지 않는 서원의마스카라…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 신비한 뷰티 서프라이즈 2. 분명 30분 동안 클렌징크림으로 열심히 화장을 닦아낸 길로 어머니(임예진)과 서원의 얼굴엔 여전히 곱게 메이크업이… 물과 피지와 땀 그리고 클렌징 크림에도 지워지지 않는 메이크업… 속에 감춰진 비밀은 무엇일까.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