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꽃>, 막장 만드는 것도 쉽지 않죠?
12회JTBC 월-금 밤 8시 10분

다섯 줄 요약
돌아온 세미(장신영)는 남준(서도영)과 함께 복수의 수순을 밟아간다. 혁민(강경준)은 누군가 자신을 미행하고 있다는 생각에 공포감을 느끼며 서서히 세미가 계획해 놓은 덫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서원(이원석)은 지민(사희)에게 지민이 자신의 첫사랑이라고 고백하면서, 8년 전 사건에 대한 보답으로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안겨주겠다고 한다. 서원의 음모에 의해 지민의 라이벌 배우는 마약사범으로 수사를 받게 되고, 그 모든 과정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세미는 그들 앞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리뷰
“엄마 아빠, 제가 돌아왔어요. 이제부터 시작이에요.” 세미의 선언으로 <가시꽃>은 다시 한번 시작한다. 지금까지가 온 세상이 공모해 한 여자를 그 끝을 알 수 없는 절망과 불행의 구렁텅이 속에 빠뜨리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세미의 새 이름 ‘제니퍼 다이아’쇼가 시작되는 것이다. “지옥불”은 커녕, 아무런 문제도 없이 잘 살면서 또 새로운 음모를 꾸미기까지 하는 악인들에게 내리는 독하고, 자비 없는 징벌. 소위 막장이라고 불리는 드라마의 쾌감은 거기에서 오고 <가시꽃>도 다르지 않다. 그 쾌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복수의 대상이 되는 악인의 죄가 더 크고 질 나쁜 것이어야만 한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 설정 말고 가진 것이 없기에 끊임없이 상황을 설명하려 든다. 캐릭터들이 행동하지 않으니 그들에게는 생명력이 부여되는 대신 변해가는 상황에 따른 기계적인 움직임만 남는다. 아무리 빠른 전개로 극단적인 상황을 만들어도 몰입할 수 없는 이유다. 심지어 그녀는 눈 밑에 점을 찍는 식의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자극의 역치를 높이는 것으로만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가시꽃>은 막장드라마를 쓰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다.



수다 포인트
– 혁민의 아버지가 혁민에게 “가정이 있고 나서 사업이 있다”며 인용하는 고사성어 가화만사성. 그건 그럴 때가 아니라 이럴 때 쓰는 표현입니다.
– 다음 이야기가 풀리지 않을 때는 따뜻한 소시민 가족 사연을 억지로 넣지 말고, 여기를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 강지민의 여우주연상을 위해 서원이 수를 쓴 게 아니냐는 말에 남준의 질문. “검사인데 그렇게까지 할까요?” 이 영화를 보시면 그렇게까지 하고도 남음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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