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진의 현장박치기>, 파파라치에게 판정패
다섯 줄 요약
JTBC 화 밤 11시 10분
제목처럼 직접 발로 뛰는 한 시간이었다. 특종보도를 주제로 한 어제 방송에서는 장성규 아나운서가 직접 파파라치성 취재를 체험해보고, 김국진과 장성규 아나운서가 매년 1월 1일마다 어마어마한 열애설을 터뜨리는 <디스패치> 기자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탐사보도와 파파라치의 차이점, 잠입취재 노하우, 연예부 기자들이 겪는 인간적인 딜레마를 모두 들어봤지만, <디스패치>의 정체성은 여전히 베일에 싸인 채 프로그램이 끝나버렸다.

리뷰
애초 기획의도가 ‘연애매체 <디스패치>의 모든 것’이었다면 어제 방송은 <디스패치>의 취재력만큼이나 꼼꼼한 방송이었다. 교제한 지 한 달이 넘어야 보도가 가능하다는 기준, 미성년자 아이돌 열애와 이혼 취재는 자제한다는 원칙 등을 구체적으로 들었으니 말이다. 그러나<김국진의 현장박치기>는 <디스패치> 사무실을 방문하기 전 동종업계 기자들에게 파파라치성 보도 논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설문조사 응답자의 60%가 “파파라치성 보도는 명백한 사생활 침해”라고 대답한 자료를 공개했다. 이는 <디스패치> 기자들을 만나는 목적이 매체의정체성을 집요하게 파고들기 위함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국진과 장성규 아나운서가 기자들에게 던진 첫 질문 역시 “탐사냐, 감시냐?”였다. 하지만 “감시보다는 관찰이다”, “우리는 기사의 증거 자료를 위한 사진 촬영이므로 탐사 보도가 맞다”는 기자들의 해명 앞에서 두 MC들은 호기롭게 뽑아든 칼날을 급히 집어넣고 기자들의 애환과 노하우를 들어보는 토크쇼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디스패치>가 탐사보도냐, 파파라치냐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얻을 수가 없었습니다”라는 클로징 멘트가 비겁한 마무리처럼 느껴진 건 그래서다. 진행자의 용기는 파파라치 체험을 명목으로 배우 이민호의 자택 초인종을 누를 때 쓰는 것이 아니라, 게스트의 기에 눌리지 않고 방송의 목적을 달성할 때 발휘하는 것이다.



수다 포인트
-몰지각한 파파라치에 화가 나는 연예인들은 앤 해서웨이의 분노 랩을 따라해 보세요.
-“얼마 전에 김래원이 마트에 왔는데… 알고 봤더니 말벌 퇴치 훈훈”, “매너남 박수홍 알고보니… 정말 매너남” 장성규 아나운서의 파파라치성 취재, 정-말 대다나다(대단하다).
-회사 수익 사업을 집요하게 묻는 MC들에게 날린 <디스패치> 취재팀장의 돌직구, “성공한 사업이 하나도 없어요. 근데 JTBC도 지금 뭐 잘 안될 걸요?”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