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사이드>, 배두나의 성공비결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 tvN 월-수 오후 7시
명사들이 출연하는 단독 토크쇼는 대개 그의 이력을 현재의 성공기에 맞춰 정리하려는 스토리텔링의 욕망을 지닌다. 글로벌 프로젝트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주연배우 배두나가 출연한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이하 <피플 인사이드>) 역시 그러한 욕망을 숨기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 입성 비결, 해외 유명인사들과의 인맥과 에피소드 등 ‘월드스타’라는 수식어를 갖게 된 명사들의 필수 토크 레퍼토리들이 어제의 ‘배두나 편’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다. 예컨대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출연하기까지의 과정을 “배두나의 할리우드 오디션 도전기”로 정리한 구성이나 톰 행크스, 휴 그랜드, 할리 베리와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을 굳이 “오빠”나 “언니”로 호명하며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끌어내고자 한 진행자의 시도 등이 특히 그러했다.



하지만 <피플 인사이드>가 기존의 토크쇼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그에 그치지 않고, 제목 그대로 게스트 ‘안으로’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갈 줄 안다는 점이다. 기존의 토크쇼는 그 ‘안’을 드라마틱한 개인사에서 끄집어내고자 하나, 이 프로그램은 게스트의 특정분야에 집중함으로써 그의 캐릭터보다 전문가다운 깊이를 재발견하게 만든다. 이러한 특징 덕에 게스트들은 예능적 재미에 대한 강박 없이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에 대해 편안히 이야기하게 된다. 배두나가 현재의 위치에 오르게 된 사연은 “할리우드 오디션 도전기”에 정리된 비결이 아니라, 그의 연기세계에 초점을 맞춘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다. “연기를 잘하거나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는 데”는 관심이 없고 “감독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나의 몸을 빌려 잘 투영하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는 배두나의 말은 이 “백지” 같은 배우의 장점과 소위 ‘성공비결’을 명쾌하게 알려준다. 이러한 발언이 “배우의 가치를 보여주는 필모그래피”에 집중한 인터뷰 과정과 어우러졌기에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것이다. 개봉을 앞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치중된 분량 탓에 더 섬세하게 파고들어가지 못한 질문이 아쉬움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배두나 편’은 적어도 정통 인터뷰쇼로서 이 프로그램의 확고한 기본기를 새삼 확인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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