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사 혼자 십 리 토크?"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2112307471928657_1.jpg" width="555" height="305" />
다섯 줄 요약
진짜 ‘야신’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 힙합 청바지에 검은 후디를 뒤집어 쓴 채 서울 숲에 등장했다. 차례, 차례 등장하는 몰래 온 손님은 정말 몰래 와서 3MC를 놀라게 하기도 하고, 김성근 감독에게 반가움의 따귀를 맞기도 했다. 장미란 선수와 김재현 코치, 마해영 해설위원이 김성근을 찾아왔고 십 리를 함께 걸으며 44년 야구 인생을 들려주려 정진영, 유진, 서경석 3MC와 함께 김성근 감독의 재치를 만끽했다.

Best or Worst
Worst: TV에서 만나기 힘든 김성근 감독을 비롯해 김재현 코치와 마해영 해설위원, 장미란 선수가 자발적으로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었다는 점은 물론 의미 있었다. 게다가 김성근 감독은 “눈으로 야구를 한다”고 말할 정도라며 예리한 관찰 야구를 하는 본인의 메리트를 짚자, “눈이 아니라 눈깔로 한다”고 받는 등의 재치를 거듭 보여줬다. 문제는 게스트의 센스 있는 응수만 빛날 뿐, 3MC를 비롯한 프로그램이 전혀 이 토크쇼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는 점이다. 오프닝부터 스스로 “이상한 조합”이라며 어색해했던 세 진행자는 진부하고 파편적인 질문들을 두서없이 던졌고, 토크의 전체적인 그림이 없는 상태의 진행을 이어나갔다. 지난 5월 방영된 < SBS 스페셜 >에서 김성근 감독의 이야기가 이미 소개된 바 있는 점에 착안하면,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스타로드토크 명사십리>만의 방법으로 흥미진진하게 구체화시킬 수 있었던 소스가 이미 한 차례 노출이 되었음에도 이를 쓰지 못하고 게스트와의 교감에도 실패한 채 60분여의 러닝타임을 소진한 것이다.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다지만 정리되지 않은 진행과 프로그램 특성의 구체적인 방향이 부재했다는 문제점이 오롯이 드러나 편하게 시청하기엔 무리가 있었던 토크쇼였다.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장미란와 함께 식당에 가서 7인분을 주문하신 김성근 감독님. 많을 것 같다고 말하는 점원에게 옆에 와서 같이 먹으라 하신 우리 감독님. 제가 영원히 모시면 안 될까요?
– 마해영 선수가 다가와 등 뒤에서 감독님의 어깨를 지긋이 잡자 감독님이 왼쪽으로 돌아보십니다. 그러자 마해영 선수 오른쪽으로 다시 고개를 돌리고, 감독님이 오른편으로 고갤 돌리자 마해영 선수 재빠르게 몸을 다시 왼쪽으로~! 네~ 두 분의 꼭두각시 춤이었습니다.
– MC 여러분, 이제 김재현 선수가 아니라 김재현 코치란 말입니다. 몇 번이나 김재현 선수라고… 엉엉엉.

글. 이경진 기자 twen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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