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줘>, 안아주기엔 너무한 당신
, 안아주기엔 너무한 당신" /> KBS JOY 월 밤 12시 20분
KBS 의 고민상담을 보고 나서 KBS JOY로 채널을 돌리면 (‘가 아니라고 말해줘’의 줄임말)가 시작된다. 이렇게 프로그램의 이름과 소재, 편성시간이 이어지지만 사실 를 의 스핀오프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면이 있다. 에게 있어서 는 MC들이 체험하기 좋은 “독하고 센” 소재의 공장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기 때문이다. 대결은 오직 벌칙을 위해서 존재하고, 소재가 되는 고민의 순위를 정하는 것 역시 체험의 강도를 점차 높이기 위해서만 필요하다. 는 오직 MC인 개그맨들이 여장을 하거나 노출이 심한 드레스를 입고, 결국에는 하반신에 박스만 걸친 채로 물풍선 세례를 받는 장면을 위해 달려간다. 소재를 뽑아내고 나면 남는 것은 더 독한 비주얼과 강한 리액션이고, 이것이 의 목적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 이후로 는 가 아니라 코미디 TV 의 스핀 오프처럼 보인다. 두 프로그램에서 겹치는 출연진은 두어 명 정도지만 그들이 독한 소재와 벌칙을 활용하는 방식에는 큰 차이가 없다. 의상의 비주얼이 주는 충격 말고는 보여줄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에서 개그맨들은 의상이 바뀔 때마다 상황극을 펼치며 남은 시간을 채워보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분명 는 김준호의 말처럼 “퍼질러 앉아서 나불나불대는” 예능과는 다르다. 하지만 그런 방송들보다 더 재미있거나 의미 있는 버라이어티라고 할 수 있는 자신만의 무엇을 가진 것도 아니다. 는 아니지만 소재를 빚지고 있고 은 아니지만 소재를 다루는 방식을 빚지고 있는 는, 케이블의 몇몇 버라이어티들이 얼마나 안일하게 공중파의 소재와 개그맨들의 재능을 소비하는지를 보여준다. “모든 것이 확 바뀔” 것이 예고된 3회에서 진짜 바뀌지 못한다면, 원작이 숨기고 싶은 스핀 오프로 남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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