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라면 응당 출연진에 따라서 재미가 달라지는 법이다. 그러나 는 캐스팅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방송이다. 심지어 특별한 이슈가 없는 김광규와 조미령을 게스트로 앉혀놓고서도 기억에 남을만한 토크를 하는 프로그램이니 말이다. 그러나 의 주원과 박성웅을 주요 출연진으로 한 어제 방송은 아무래도 박장대소의 순간을 이끌어 내기에는 무리였다. 퀴즈 코너에 앞서 출연자의 노래가 3곡이나 편집 없이 방송된 것은 바꿔 말하면, 이 시간을 대체 할 만큼 인상적인 토크가 없었다는 얘기다. 진지한 박성웅과 오래간만에 방송에 출연한 김태형은 일차적인 웃음을 보다 큰 상황으로 이끌어 가기에는 무리였고, 그래서 방송은 전반적으로 ‘깨알 같은’ 웃음 코드들로 채워졌다. 주목할 점은, 평균에 비해 폭소 포인트가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제의 가 결코 재미없는 방송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우선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출연진들을 보강하기 위해 김나영을 캐스팅 한 것부터가 제작진의 노련함이 엿보이는 지점으로, 실제로 김나영은 신봉선과의 시너지를 통해 상황을 발전시키며 제 몫을 해냈다. 또한 오프닝에서 MC들은 유난히 서로에 대한 인신공격성 농담을 주고받으며 방송의 분위기를 편안하게 유도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유재석은 진행을 도맡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에게 짓궂은 잽을 날리며 출연자들의 긴장을 풀어준다. 대신 박명수의 뜬금없는 질문이 출연자의 근황을 알아보는 동기가 된다. 상황에 따라 서로의 역할을 바꾸어도 흐름이 깨지지 않는 어떤 수준의 팀워크가 존재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칭찬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지만 언제나 최상의 섭외를 보장할 수 없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무난한’ 방송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나름의 패턴이 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저력이다. 다만 그 저력이 보다 빛날 수 있는 기발한 섭외가 아쉬울 뿐이다.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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