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버스데이>, <해피투게더>랑 뭐가 다른가요
, <해피투게더>랑 뭐가 다른가요" /> 월 KBS2 밤 11시 5분
는 출산버라이어티라고 하지만 출범할 당시의 공익적 요소는 잠시 접어둔 상태다. 지금은 목욕탕을 찾아가는 처럼 병원에서 올 로케로 펼쳐지는 토크쇼다. 아직 공익버라이어티에서 토크쇼로 방향을 선회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이계인의 전 방위 끼어들기 토크는 가히 충격이었으며, 의도 여부와 상관없이 그가 선사한 웃음은 프로그램의 성격 자체를 바꿀만한 물꼬를 텄다. 이계인은 노래 이야기가 나오면 모든 곡을 가곡으로 부를 줄 안다는 자랑 끝에 3차시기까지 시도를 하고, 무슨 이야기만 나오면 끼어들거나 자평하거나 전혀 맥락 없는 말을 꺼내는 새로운 토크 테크닉으로 이경규, 이수근, 이경실을 거의 웃음기계로 만들었다. 그와 함께 출연한 최병서는 성대모사, 모창을 쉬지 않고 해대고, 김학래는 이계인, 최병서와 만담을 계속 이끌어갔다. 중년 남자 셋이 보여주는 이 막대한 에너지는 최근 토크쇼 중에서 가장 뜨거웠다고 할 만하고, 이계인 그의 예능 사에서도 길이 빛날 한 에피소드로 남을 만하다. 다만 이계인의 캐릭터가 재밌는 것은 사실이고, 오랜만에 보는 최병서의 80~90년대 스타들의 성대모사가 기가 막힌 것도 맞지만 는 MBC 가 아닌 것이 문제다. 투우장의 성난 황소처럼 진행불가의 상황까지 몰고 가는 이들의 포복절도 토크를 보며 배가 찢어질듯 웃을 수 있지만, 웃음 순도와 출산장려라는 기획 의도는 반비례하고 있다는 지표가 됐다. 모처럼 재밌었던 어제 방송에서는 출산, 육아, 가족이란 울타리는 완전히 박살났다. 토크쇼로 변화 된 후 겉모습이 내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내용은 겉모습과 상관없을수록 알차지는 상황을 이계인이 도드라지게 만들었으니 시청자들에겐 큰 웃음을, 제작진에게 큰 숙제를 내준 셈이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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