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나>, 한국드라마의 고질병은 불치병인가
, 한국드라마의 고질병은 불치병인가" /> 2회 SBS 월-화 밤 9시 55분
(이하 )에서 KBS 보다 더 커진 것은 사실 욕망의 스케일이다. 가 외형은 서구 첩보물을 지향하나 이야기적으로는 통일을 추진하려는 남북한과 그것을 방해하려는 세력 간의 갈등을 통해 나름 한반도 상황에 맞춤한 토종 첩보물을 선보이려 했다면, 는 아예 서울을 세계의 강대국들이 탐내는 신기술 보유지로 등극시키며 범세계적인 스케일을 꿈꾼다. 한강 플로팅 아일랜드에 화려하게 세워진 NTS를 중심으로 전지구적인 최첨단 첩보전이 벌어지는 는 어쩌면 ‘2010 서울 G20 정상회의’를 치러낸 대한민국의 국가적 판타지물일지도 모른다. 그에 걸맞게 스펙터클은 전작보다 더 진화했으며, 데이터 분석실과 첨단 무기를 개발하는 과학수사실까지 보유한 NTS는 최소한 프로파일러가 왜 존재하는지 알 수 없었던 의 NSS보다는 좀 더 짜임새 있어 보인다. 문제는 더 화려해진 외형에 비해, 의 거대해진 욕망의 스케일을 받쳐주지 못하는 이야기의 빈약함이다. 그리고 그 주요인은 캐릭터의 빈약함에서 발생한다. 그 많은 호화 출연진에도 불구하고 음모의 희생양이자 깊은 트라우마를 지닌 현준(이병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 와 달리, 더 호화로워졌지만 개인사는 더 축소된 의 인물들 가운데는 아직 시청자들이 몰입할 대상이 없다. 첫 회에서 극이 시작된 뒤 40여분 만에 등장한 주인공 정우(정우성)는 2회에서도 여전히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고, 여주인공 혜인(수애)은 베일에 가려진 다중 스파이인 탓에 감정이입할 정보가 주어지지 않는다. 여기에 인물들의 감정 신을 뮤직비디오식 연출로 대체하는 한국드라마의 고질병이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의 진정한 전쟁은 화려한 비주얼과 그에 희생당하지 않는 캐릭터간의 싸움이 되어야 할 것 같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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