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 신봉선의 샴페인> KBS2 토 밤 11시 25분
약간의 무례함을 바탕으로 노골적인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이 심야 토크쇼로서 <샴페인>의 방향성이다. 그래서 아이돌 스타가 출연할 때 진행자로서 신동엽의 능력은 더욱 중요한 것이 된다. 계속해서 잽을 날리듯 상대를 약 올리는 농담을 던지면서 긴장을 풀어주고, 사소한 이야기를 기억해 뒀다가 캐릭터의 특징을 환기시키는 그의 스타일은 일문일답으로 끝나기 십상인 아이돌 특집을 다이내믹한 난장으로 만들어내고는 한다. 그러나 오래간만에 한자리에 모인 SS501을 게스트로 맞이한 지난 방송은 평소보다 밋밋하고 심심한 한 회로 끝났다. 각자의 개인기를 보여주기 위해 연출한 미팅이나 KBS <꽃보다 남자>의 한 장면을 재연하는 순서는 물론이고 이상형 월드컵을 진행하는 것조차도 김현중에게만 집중되었고, 이러한 현상은 다른 멤버들은 물론 함께 출연한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 팀조차도 김현중의 이야기를 위해 소모되는 인상을 심어 주었다. 그리고 김현중을 향한 누나 팬들의 애정을 대변하는 한성주와 신봉선은 종종 성희롱의 수위를 넘나드는 발언으로 불편함을 초래했다. 그러나 이러한 진행의 불균형이나 위험한 표현은 지금껏 <샴페인>의 특징으로 굳어진 성향이었고, 그러한 지점을 감수하면서 길티 플레저로서 방송의 인지도를 쌓아온 점 또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음의 기억보다는 쓴 뒷맛만 강하게 남는다면 아무래도 그것은 붐의 부재 때문인 것 같다. 이상형 결정이 어려울 때, 생생하게 상황을 만들어 주는 그의 양념이 사라지자 <샴페인>은 어설픈 주재료만 덩그러니 남은 형국이 되었다.
글 윤희성

<해피선데이> ‘1박 2일’ KBS2 일 오후 6시 20분
‘1박 2일’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원래 인기가 많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도 명확했다. 그런데 그냥 밀어붙이거나 단순히 형식에 변화를 꾀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함, 따뜻함, 캠핑의 낭만이란 정서를 가져와 한계를 극복했다. 복불복 게임이나 버라이어티 정신을 외치지 않아도, ‘대박’ ‘야생’을 훈장삼아 내뱉지 않아도 충분히 채널 고정을 시킬 수 있게 됐다. 이는 첫 번째로 요리만 하면 사고뭉치인 이승기나, 과묵한 김C가 단독 도보여행을 떠나 PD 한 명과 방송분량을 만들어내는 것에서 보듯이 캐릭터가 자리를 잡은 덕이다. 두 번째는 방송을 아우르는 하나의 가족이란 분위기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MBC <무한도전>보다도 스태프와 시청자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나눠주는 ‘1박 2일’의 가족 정신은 연예인과 방송이란 한계를 뛰어넘는 정서와 웃음을 만들어낸다. 어제도 카메라 지 감독님은 한 건 확실히 했다. 방송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오히려 방송이라는 껍데기를 벗겨내고, 우리가 함께 세월을 살고 있다는 것을 복기시킨다. 마지막으로 요즘의 ‘1박 2일’은 복불복이 아닌 캠핑 버라이어티라고 할 만큼 떠나고 싶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게임을 하고 벌칙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것에서 이야기를 만든다. 먹는 것과 걷는 것이 이야기의 전부이지만 길 위에서 만난 풍경에 감탄하고, 같이 요리하고 맛깔스럽게 식사를 하는 장면에서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떠나고 싶은 화목하고 행복한 여행길을 기대하게 한다. 친구들과 MT를 떠난 치기어린 남자 아이들 같았던 ‘1박 2일’은 이제 그 위에 따뜻한 감성을 입혀, 시청자들의 여행욕구를 자극하는 중이다.
글 김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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