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3대천왕 1회
3대천왕 1회
SBS ‘백종원의 3대천왕’ 첫 방송 2015년 8월 28일 금요일 오후 11시 25분

다섯 줄 요약
백종원이 대한민국 돼지불고기의 달인들을 찾아 나섰다. 그는 첫 기차를 타는 수고도 마다하고 전국 돼지불고기 맛집 다섯 군데를 직접 방문해 그 맛을 소개했다. 그중 나주 ‘송* 불고기’, 김천 ‘배*식당’, 대구 ‘단*식당’이 돼지 불고기 3대천왕으로 선정돼 스튜디오에서 직접 자신들의 돼지불고기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의 요리과정은 마치 스포츠 중계처럼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 최종 시식요원으로 선정된 30명이 직접 맛을 보고 투표한 결과, 나주 ‘송* 불고기’가 오늘의 요리로 선정됐다.

리뷰
진짜가 나타났다. 오감을 자극하는 진짜 먹방쇼가 나타났다. 쿡방과 먹방이 절묘하게 조화된 프로그램이 등장한 것이다. ‘백종원의 3대천왕’(이하 3대천왕)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대한민국 방방곡곡 숨어있는 맛집들을 직접 발로 뛰어 소개하고, 그중 3군데 맛집의 명인들이 스튜디오에 출연해 요리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3대천왕’은 첫 번째 요리로 돼지 불고기를 선택해 각양각색의 연탄구이 돼지 불고기를 소개했다.

수많은 먹방과 쿡방이 일주일 내내 시청자들을 찾고 있다. 이미 백종원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케이블채널 tvN ‘집밥 백선생’ 등에서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간단한 레시피를 소개하며 어렵게 느껴졌던 요리의 벽을 허물었다. 쿡방의 선두주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3대천왕’은 백종원의 ‘백주부’, ‘백선생’ 이미지를 가져오지 않았다. ‘3대천왕’에서 백종원은 ‘맛을 아는 자’로 시청자들에게 맛있는 것을 더 맛있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케이블채널 올리브 ‘한식대첩’에서 백종원이 보여줬던 ‘백박사’와 닮아있다. 백종원의 식재료와 조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3대 천왕들의 음식에 곁들여져 군침을 더욱 자극한다. 뿐만 아니라 스튜디오에 초대된 3대 천왕들이 충분히 명인이라 불릴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들인 것을 증명한다. 이처럼 백종원을 조리대가 아닌 중계석으로 보내고 해설에 집중하게 만든 것은 ‘3대천왕’을 품격 있는 쿡방으로 만든 묘수가 되었다.

백종원이 전체를 관망하며 해설을 통해 맛있는 것을 더욱 맛있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면, ‘먹선수’ 김준현은 ‘3대천왕’의 공수를 전담하는 박지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중계석에서는 백종원의 뒤에서 귀에 쏙쏙 들어오는 부연 설명을 하고, 요리 대결이 펼쳐지는 필드에선 본격 먹방 선수로 활약하며 시청자들이 맛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김준현이 3대 천왕들의 돼지 불고기를 시식하는 후반부 20분은 그의 독무대였다. 백종원처럼 맛을 아는 자에게는 아빠 미소를 불러일으키고, 이휘재처럼 맛을 모르는 자는 답답함과 부러움을 자아내는 김준현의 ‘먹방쇼’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캐스터를 맡은 이휘재의 역할이다. 캐스터는 경기를 생동감 있게 전달해야 한다. 또한,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경기의 흐름을 짚어가며, 해설이 전문적인 지식을 발휘할 수 있게끔 멍석을 깔아주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1회에서 이휘재가 보여준 것은 ‘먹선수’로 활약하는 김준현을 부러워하는 것이 전부였다. 오히려 백종원이 캐스터 역할까지 다했다. 이휘재가 앞으로 먹성 좋은 두 사람이 버티고 있는 ‘3대천왕’에서 제 역할을 하려면, 종합편성채널 JTBC ‘냉장고를 부탁해’를 모니터하면서 박진감 넘치는 요리 중계가 무엇인지 연습해보는 것을 권해본다.

“내가 느꼈던 행복을 김준현 씨도 느끼니까 그게 너무 좋은 거예요.” 백종원의 이 말은 ‘3대천왕’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짐작케 한다. ‘3대천왕’은 최고의 맛집을 뽑으려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어떤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려주며, 맛있는 것을 두 배 세 배 더 맛있게 먹는 행복함을 시청자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프로그램인 것이다. 앞으로 ‘백종원의 3대천왕’이 우리가 알지 못했던 더욱 맛있는 음식들을 소개해주는 ‘야식유발’, ‘침샘폭발’ 예능으로 자리 잡길 기대해본다.

수다 포인트
– 백설명과 먹선수의 환상 케미! 앞으로도 기대가 됩니다.
– 맛 평가단 88명 중에 30명만 맛보게 해주다니… 나머지 사람들은 고문당하다 집에 갔네요.
– 남이 먹는 것만 실컷 봤더니 너무 억울합니다. (부들부들) 오늘 밤에는 치킨을 시켜먹어야겠어요.

윤준필 기자 yoon@
사진. SBS ‘백종원의 3대 천왕’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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