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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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양동근이 '오징어 게임2'를 촬영하며 와이프와 불화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 2(이하 ‘오징어 게임2’)에 출연한 양동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오징어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양동근은 어머니 ‘금자’(강애심 분)와 함께 게임에 참가하게 된 도박 중독 아들 ‘용식’ 역을 맡았다.

양동근은 "대본을 처음에 딱 봤을 때 괴로웠다. 사실 하고 싶지 않은, 마주하고 싶지 않은 연기였다"며 "연기를 꽤 오래 하다 보니 권태도 있었고, 이왕 사람이 노동을 할 거면 즐겁게 하자는 마인드로 하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도 한숨이 나올 정도로 촬영하는 몇 개월 동안 계속 힘들었다. 엄마(강애심 분)한테도 괴롭다고 토로했다. 그 촬영을 앞둔 며칠, 촬영 전날까지도 몸부림을 쳤다. 그 많은 생각들이 정리가 안되니까 혼자 막 몸살을 앓았다"고 이야기했다.

그가 힘들어 한 장면은 '오징어게임2' 속 둥글게둥글게 짝짓기 게임에서 어머니와 갈라진 후 재회하는 장면이다. 양동근은 앞서 공개된 리액션 영상을 통해 이 장면 때문에 출연을 고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동근은 다행히도 "촬영 당일, 걱정했던 것 이상으로 감정이 엄청 잘 잡혔다"며 "그 회전목마 세트장이 너무 아름다운 곳이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촬영장에 갔는데 많은 사람들, 스태프들, 출연자들 앞에서 울어야 하는데 캐스트(cast)가 어벤져스 아닌가. 날 이렇게 보고 있는데 부담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무리 연기지만 감정을 잡기 위해서는 엄마한테 미안했던 순간을 떠올려야 했다. 잊고 살고 싶었던 가정사들 같은. 때마침 제가 아빠가 되기 전에 써놨던 'Father'라는 노래가 생각났다"며 2013년 발매한 싱글 'Father' 가사를 일부 인용했다.

"'꿈의 동산에서 널 키워주고 싶었어 하지만 밥상 위엔 고기한점 못 맥여'라는 노래가 (귓가에) 들려왔어요. 놀이동산처럼 아름다운 공간에 왔는데 슬픈 감정과, 마주하고 싶지 않은 진짜 엄마와의 기억들이 막 쏟아졌죠. (그 장면이) 아마 1, 2초 나왔나? 몇 초를 위해서 몇 달 간 몸부림을 첬습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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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이 끝나고도 힘들었겠다는 질문에 양동근은 "저는 못 느꼈다. 오히려 와이프가 되게 힘들어 했다. 촬영 일정도 길었다. 저는 되게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면 분위기가 안 좋았다. 저는 못 느끼는데 (와이프가) 제가 몰입한 배역의 감정을 느꼈던 같다. 저보다 와이프가 많이 힘들어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동근은 "무서운 걸로 따지자면 하느님 다음 와이프"라며 "끝나고도 한참 힘들었다. 촬영 기간 내내 골이 깊어질 정도로 힘들었고, 끝나고 나서 휙 좋아지지도 않았다. 쇄신하기 위해 긴 시간 동안 집에서 설거지를 했다. 애들 출퇴근도 많이 시켰다. 다른 작품 촬영 때 지방까지 갔는데 숙소도 안 잡고 집으로 출퇴근하며 각고의 노력을 했다. 그래서 다행히 좋아졌다"고 부부 관계가 회복된 과정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오징어 게임2'는 지난달 26일 넷플릭스에 전편 공개됐다.

최재선 텐아시아 기자 reelecti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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