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잘생긴 얼굴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지 고난과 고통이 따르는 배역이 많이 들어오는 것 같아요. 대학로에서 방송으로 넘어갔을 때부터 목숨 걸고 연기하고 있습니다. 목숨 걸지 않으면 우리 같은 인물 가진 배우들은 살아남기 힘들어요. 저도 잘생기고 싶습니다. 형편없고 가당치도 않은 수준이죠(웃음). 어려운 역할이 들어오는 게 제 숙명이라면 끝까지 받아들이겠습니다."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유어 아너'에 출연한 배우 손현주가 지난 5일 서울 상암 누리꿈스퀘어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유어 아너'는 아들의 살인을 은폐하는 판사와 아들의 살인범을 쫓는 범죄조직 보스, 자식을 위해 괴물이 되기로 한 두 아버지의 부성 본능 대치극이다. 극 중 손현주는 평생을 법 아래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아온 우원 지방 법원의 부장판사 송판호 역을 맡았다.
손현주는 "내 매니저가 나와의 인연이 10년이나 됐다. 그가 내게 고생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하더라. 대중이 그런 면을 좋아해 줄 것 같다고 했다. 2012년 방송된 드라마 '추적자'에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후 쉬운 역할이 안 들어오더라. '유어 아너' 또한 얼마나 고생스럽겠냐 생각하며 택했는데, 실제로 심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정말 많이 힘들었다. 그렇지만 그만큼 보람찼다"고 이야기했다. "'유어 아너' 촬영하면서 정말 힘들고 고통스러운 신을 많이 찍었어요. 그러다가 6월 18일 밤에 친형이 하늘로 갔어요. 저는 당시 촬영장에 있었습니다."
손현주는 "여기 계신 기자님들이 남 같지 않다"며 "형이 나를 취재하고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지병도 없었는데 너무나도 갑작스러웠다. 일정상 끝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발인을 마치고 촬영을 다시 해야 해서 세트장으로 돌아갔다"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여러 가지 마음이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요즘 특히 형 생각이 많이 난다. 우리 형은 내가 1990년대 초 방송 활동을 처음 했을 때부터 나의 오랜 팬이었다. 형은 동생인 나를 유달리 사랑하고 타인에게 내 자랑을 많이 했었다.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나를 각별하게 생각했던 가족이다. 그런 형이 위로 가버렸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다음 주 드디어 '유어 아너' 최종회가 방송돼요. 이후 형한테 갈 생각입니다. 형의 관심을 듬뿍 받았던 작품 '유어 아너'. 어떻게 봤을지 형에게 물어볼 예정이에요." 손현주는 '연기 차력쇼'를 함께 펼친 김명민에 관해 "딱딱한 사람일 거라 생각했는데, 굉장히 부드럽고 여린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촬영하면서 김명민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는 손현주는 "1~4회까지 진정성을 다 드러내고 싶었다. 그러면 5부부터는 시청자들이 궁금해서라도 따라올 것 같았다. 연출진도 빈틈없는 PD들이 의기투합한 거라 작품에 믿음이 있었다"고 신뢰를 내비쳤다.
그는 "촬영 기간이 1년 이상 늦어졌지만, 그만큼 뜻깊었다. 보통 배우들과 굉장히 편한 관계를 유지한다. 연기 대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함께 가는 거다. 드라마 밖에선 사이가 그렇게 좋을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컷 소리가 나면 두려워지고 무서워진다. 안 보였던 걸 끌어 올려야 했다"고 이야기했다. 신예인 허남준과 김도훈에 관한 칭찬도 끊임없었다. 손현주는 "남준이는 내성적인 성향이다. 현장에서 준비하는 동안 땀을 굉장히 많이 흘린다. 저 사람이 슛 들어가면 어떨까 궁금했는데, 확 달라지더라. 그는 현장에서 자기 시간을 많이 갖는 스타일이다"라고 허남준을 설명했다.
이어 "도훈이는 남준이보다 어려서 그런지 굉장히 밝고 편하다. 당황스러운 적도 있었다. 도훈이가 내게 소리를 지를 것 같지 않았는데, 슛 들어가니 소리를 지르더라. 난 그대로 받아줬다. 선배로서 스펀지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여겼다. 약속이 안 돼 있더라도 마음의 대비를 해서 받아주면 된다. 도훈이와 호흡하면서 '이게 MZ구나' 깨달았다. 나도 배워야겠더라"라고 이야기했다.
"두 젊은 배우들이 더욱더 마음껏 연기하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 나이대 자유롭지 못했어요. 주변의 제지가 많았거든요. 감독이 그럴 때도 있었고 상대 연기자가 제지할 때도 빈번했습니다. 이제는 시대가 변했습니다. '나를 믿고 따라와'가 아닌 '네가 하는 게 옳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이들이 마음껏 연기할 수 있게 선배로서 제 몫을 해냈습니다." 손현주는 '유어 아너' 결말에 관해 "답답하게 보는 시청자들도 있을 것 같다. 극에서는 선악이 없다. 시즌2가 있다면 거기에선 반성해야 한다. 다음 시즌에서는 반성하고 있느냐, 어떻게 반성할 것인가가 관건이 되지 않을까"라고 추측했다.
손현주는 '유어 아너' 시즌2를 소망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일정 다 맞추고 출연료 깎을 수 있다. 보여주고 싶은 게 있다면 최선을 다해 작품에 임하는 게 맞다. 욕심 안 부리고 초심 잃지 않고 가면 되지 않을까. '모범형사2'도 제작이 됐다. 구체적인 계획 없었는데 자꾸 조르고 징징대서 제작됐다고 안다(웃음). 잘 논의해서 '유어 아너' 시즌2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유어 아너'에 출연한 배우 손현주가 지난 5일 서울 상암 누리꿈스퀘어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유어 아너'는 아들의 살인을 은폐하는 판사와 아들의 살인범을 쫓는 범죄조직 보스, 자식을 위해 괴물이 되기로 한 두 아버지의 부성 본능 대치극이다. 극 중 손현주는 평생을 법 아래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아온 우원 지방 법원의 부장판사 송판호 역을 맡았다.
손현주는 "내 매니저가 나와의 인연이 10년이나 됐다. 그가 내게 고생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하더라. 대중이 그런 면을 좋아해 줄 것 같다고 했다. 2012년 방송된 드라마 '추적자'에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후 쉬운 역할이 안 들어오더라. '유어 아너' 또한 얼마나 고생스럽겠냐 생각하며 택했는데, 실제로 심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정말 많이 힘들었다. 그렇지만 그만큼 보람찼다"고 이야기했다. "'유어 아너' 촬영하면서 정말 힘들고 고통스러운 신을 많이 찍었어요. 그러다가 6월 18일 밤에 친형이 하늘로 갔어요. 저는 당시 촬영장에 있었습니다."
손현주는 "여기 계신 기자님들이 남 같지 않다"며 "형이 나를 취재하고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지병도 없었는데 너무나도 갑작스러웠다. 일정상 끝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발인을 마치고 촬영을 다시 해야 해서 세트장으로 돌아갔다"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여러 가지 마음이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요즘 특히 형 생각이 많이 난다. 우리 형은 내가 1990년대 초 방송 활동을 처음 했을 때부터 나의 오랜 팬이었다. 형은 동생인 나를 유달리 사랑하고 타인에게 내 자랑을 많이 했었다.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나를 각별하게 생각했던 가족이다. 그런 형이 위로 가버렸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다음 주 드디어 '유어 아너' 최종회가 방송돼요. 이후 형한테 갈 생각입니다. 형의 관심을 듬뿍 받았던 작품 '유어 아너'. 어떻게 봤을지 형에게 물어볼 예정이에요." 손현주는 '연기 차력쇼'를 함께 펼친 김명민에 관해 "딱딱한 사람일 거라 생각했는데, 굉장히 부드럽고 여린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촬영하면서 김명민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는 손현주는 "1~4회까지 진정성을 다 드러내고 싶었다. 그러면 5부부터는 시청자들이 궁금해서라도 따라올 것 같았다. 연출진도 빈틈없는 PD들이 의기투합한 거라 작품에 믿음이 있었다"고 신뢰를 내비쳤다.
그는 "촬영 기간이 1년 이상 늦어졌지만, 그만큼 뜻깊었다. 보통 배우들과 굉장히 편한 관계를 유지한다. 연기 대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함께 가는 거다. 드라마 밖에선 사이가 그렇게 좋을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컷 소리가 나면 두려워지고 무서워진다. 안 보였던 걸 끌어 올려야 했다"고 이야기했다. 신예인 허남준과 김도훈에 관한 칭찬도 끊임없었다. 손현주는 "남준이는 내성적인 성향이다. 현장에서 준비하는 동안 땀을 굉장히 많이 흘린다. 저 사람이 슛 들어가면 어떨까 궁금했는데, 확 달라지더라. 그는 현장에서 자기 시간을 많이 갖는 스타일이다"라고 허남준을 설명했다.
이어 "도훈이는 남준이보다 어려서 그런지 굉장히 밝고 편하다. 당황스러운 적도 있었다. 도훈이가 내게 소리를 지를 것 같지 않았는데, 슛 들어가니 소리를 지르더라. 난 그대로 받아줬다. 선배로서 스펀지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여겼다. 약속이 안 돼 있더라도 마음의 대비를 해서 받아주면 된다. 도훈이와 호흡하면서 '이게 MZ구나' 깨달았다. 나도 배워야겠더라"라고 이야기했다.
"두 젊은 배우들이 더욱더 마음껏 연기하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 나이대 자유롭지 못했어요. 주변의 제지가 많았거든요. 감독이 그럴 때도 있었고 상대 연기자가 제지할 때도 빈번했습니다. 이제는 시대가 변했습니다. '나를 믿고 따라와'가 아닌 '네가 하는 게 옳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이들이 마음껏 연기할 수 있게 선배로서 제 몫을 해냈습니다." 손현주는 '유어 아너' 결말에 관해 "답답하게 보는 시청자들도 있을 것 같다. 극에서는 선악이 없다. 시즌2가 있다면 거기에선 반성해야 한다. 다음 시즌에서는 반성하고 있느냐, 어떻게 반성할 것인가가 관건이 되지 않을까"라고 추측했다.
손현주는 '유어 아너' 시즌2를 소망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일정 다 맞추고 출연료 깎을 수 있다. 보여주고 싶은 게 있다면 최선을 다해 작품에 임하는 게 맞다. 욕심 안 부리고 초심 잃지 않고 가면 되지 않을까. '모범형사2'도 제작이 됐다. 구체적인 계획 없었는데 자꾸 조르고 징징대서 제작됐다고 안다(웃음). 잘 논의해서 '유어 아너' 시즌2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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