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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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의 말 한마디로 모두가 나섰다. 비인기종목인 탓에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던 역도였지만, 전현무가 지킨 약속 하나로 방송 3사의 메인 캐스터들이 역도 중계를 맡게 됐다.

방송인 전현무는 오는 11일 역도 여자 81kg 이상급 국가대표 박혜정 선수의 경기를 이배영 해설위원과 함께 중계를 맡을 예정이다. 스포츠 중계가 처음인 전현무가 친정 KBS에서 역도 중계를 맡게 된 데에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

앞서 전현무는 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해 역도 선수 박혜정을 만났고, 당시 박혜정은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냈는데, 입국 날짜가 배드민턴 선수들과 겹쳤다. 배드민턴 쪽으로 기자들이 몰려 마음이 아팠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현장 중계가 왔다는 사실을 알면 '보여 줘야지'라는 마음이 든다"면서 비인기 종목이라 현장 중계가 오지 않는다며 비인기 종목 선수가 겪는 서러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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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전현무는 "내가 중계에 참여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역도 중계석에 앉게된 것. KBS 측에 따르면 전현무는 방송에서 한 농담으로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박혜정의 이야기를 듣고 파리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KBS에서 전현무가 역도 중계에 나서면서 SBS에서는 배성재 아나운서가, MBC에서는 김대호 아나운서가 역도 중계에 투입됐다. 일명 '간판급' 아나운서인 전현무가 나선 만큼, SBS와 MBC 역시 시청률 경쟁에 참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전현무도 이러한 반응을 의식한 듯 "나 때문에 배성재가 하는 거 알지?"라며 "원래 SBS는 중계 안 하려고 했다. 역도 종목으로서는 잘된 일"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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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을 알게 된 시청자들도 "전현무 덕분에 역도 중계가 늘어났다" "전현무 덕분에 올림픽을 볼 것 같다"며 전현무가 가진 영향력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칭찬했다. 전현무는 "사격에서 김민경 위원이 좋은 성적 냈다고 들었다. 시청률도 잘 나왔다더라"라며 "그 좋은 기운을 받아서 저 역시 3일 뒤에 있을 박혜정 선수의 역도 중계 시청률 1위로 보답하겠다. 파이팅!"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전현무는 박혜정이 메달을 딸 시 메달 콜 멘트로 "박혜정 선수가 '믿었던 박혜정이 해냈습니다'라는 멘트를 꼭 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박혜정과 했던 약속이 이번에도 꼭 지켜질 수 있길 바라는 바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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