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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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중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본과 미국 애니에 힘을 못 쓰고 있다.

극과 극 성적을 보이는 한국 영화계다. '파묘'와 '범죄도시4'가 천만을 돌파한 것 외에는 의미 있는 성적을 낸 영화는 몇 없다.

한 해 중 가장 큰 시장인 여름 극장가에 쏟아져 나온 영화만 봐도 그렇다. '하이재킹', '핸섬가이즈', '탈주',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등 다양한 여름철 개봉작 중 오직 '핸섬가이즈'만 23일 기준 누적 관객수 161만 3177명을 기록, 손익분기점 110만을 돌파했다.

'핸섬가이즈'는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던 재필(이성민 분)과 상구(이희준 분)가 하필이면 귀신들린 집으로 이사 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개봉작 중 다소 체급이 낮았던 '핸섬가이즈'의 B급 웃음 코드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꾸준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며 관객을 동원했다.
'인사이드 아웃2' 포스터. /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인사이드 아웃2' 포스터. /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여름 극장가는 픽사 애니 '인사이드 아웃2'가 꽉 잡았다. '인사이드 아웃2'는 13살이 된 라일리의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의 낯선 감정들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평화롭던 일상이 깨지고 다시 시작된 위기와 모험을 다룬 애니메이션 영화다. 개봉 첫 날부터 19만 명을 동원하며 역대 국내 픽사 개봉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달성했다.

이후 흥행 기세를 이어가더니 전편 '인사이드 아웃'(2015)의 497만 기록을 뛰어넘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누적 관객수 808만 6332명을 동원했다. '탈주'가 '인사이드 아웃2'와 1,2위를 다투며 손익분기점 돌파 직전이다. '탈주'의 손익분기점은 200만, 누적 관객수는 195만 7835명이다. 이번 주 내에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애니의 기세도 심상치 않다. '명탐정 코난: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은 23일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전설적인 검 성릉도를 손에 넣으려 하는 어둠의 세력에 맞서, 검에 얽힌 진실을 파헤치려는 괴도 키드, 그리고 검을 지키려 하는 핫토리와 코난이 펼치는 배틀 미스터리 애니메이션으로 누적 관객수 40만 6988명이다.

지난해에는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둔 일본 애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3040 남성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먼저 마니아층을 끌어모았다. 이내 입소문을 타고 400만 돌파에 성공했다. 이어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은 557만 명을 돌파했다. 한국 영화가 주춤할 때 날개를 단 듯 치고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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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슈퍼배드4' 1차 예고편
사진=영화 '슈퍼배드4' 1차 예고편
물론 아직 여름 대전이 끝나지 않았다. 조정석의 여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파일럿', 박성웅 '필사의 추격', 이선균 유작 '행복의 나라' 등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다만 예매율 역시 외화에 1위를 내줬다. 23일 오후 3시께 '데드풀과 울버린'이 43.6% 그 뒤를 20.7% '파일럿'이 쫓고 있지만, 격차가 꽤 크다. 3위는 '슈퍼배드4', 4위는 '명탐정 코난:100만 달러의 펜타그램'으로 각각 미국, 일본 애니다. 외국 애니는 관객층을 어린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넓힌 것이 흥행 이유로 꼽힌다. 이대로 외화에 발목을 잡힐지 주목된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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