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회장님 소리는 그만 듣고 꽁지머리 이야기 좀 듣고 싶어요. 하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진양철 회장님'을 열연하며 캐릭터를 각인했던 이성민. 오컬트 코미디 영화 '핸섬가이즈' 개봉을 앞두고 만난 이성민은 극 중 자신의 분장을 떠올리며 능청스럽게 넋두리를 늘어놓아 웃음을 자아냈다.
이달 26일 개봉하는 '핸섬가이즈'는 추남 재필과 상구가 전원생활을 위해 이사온 새 집에서 봉인됐던 악령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연속적으로 벌어지는 황당한 상황, 엉뚱한 캐릭터들, 과장된 동작들은 1990년대 유행한 슬랩스틱 코미디를 연상시킨다. B급 감성이 가득하다. 부끄럼 많은 터프가이 재필 역을 맡은 이성민이 근엄했던 '진양철 회장님'이었단 사실을 깜빡할 정도다.
"갑자기 방향을 틀어버리는 것들이 이 영화엔 있어요. 예상할 수 있는 것에서 갑자기 벗어나는 게 우리 영화의 매력이자 특징이죠. 특히나 감독님이 잘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쉽게 예상이 잘 안 되죠." 재필은 외모는 험상궂지만 새침하면서도 은근히 다정한 인물. 구릿빛 피부와 꽁지머리의 파격적인 비주얼에서는 이성민의 '도전정신'마저 느껴진다. '훈남' 이성민이 '추남' 캐릭터에 몰입하기 어렵지 않았냐는 물음에 "전혀 어렵지 않았다. 분장하는 순간 그 인물이 됐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분장 테스트 하면서 알았는데 '그냥 되는구나' 싶더라"며 "희준씨와 투샷 사진을 찍었다. 전기톱을 들고 있는데 '이 인물은 이렇게 가야하는구나' 본능적으로 생각했다. 외모를 잘 만들어주셔서 연기하기 편했다"고 말했다.
이성민은 재필 캐릭터에 대해 "세상이 스타일이나 외모에 선입견을 가지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은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성민은 극 중 상의 탈의 장면에서 햇볕에 그을린 얼굴과 대비되는 하얀 뱃살을 그대로 노출했는데, 이에 대해 "두 캐릭터의 외모가 워낙 거칠게 표현되니 속이 하야면 재밌지 않을까 해서 강조했다. 속마음은 하얀 사람들"이라며 웃었다.
"과감하게 하얀 속살을 보여줬잖아요. 근육질이면 좋았겠지만 그렇진 않고요. 몸매를 보여줘서 시선을 끌자고 생각했죠. 딱히 치밀한 계산을 한 건 아니었어요. 그렇게 노출해서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수 있다는 의도가는 있었죠. 하하." '재벌집 막내아들'에 이어 지난해에는 영화 '서울의 봄'까지 최근에는 무게감 있는 작품을 선보였던 이성민. 이번에는 그런 작품들과 완전히 상반된다.
"예고편이 공개되고 나서 주변 배우, 동료들이 자기들도 '이런 영화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외줄타기를 하는 연기보다는 트램플린 위에서 튀어오르는 자유로운 연기를 하고 싶은 게 배우들의 감춰진 호기심인 것 같아요. 그런 지점이 저한테 발동했죠. 그 동안 해왔던 것과 다르게 해보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어요."
현장에서는 CG 없이 상상하며 코미디 연기를 펼친 이성민. 그는 "현타가 왔다. 상상이 안 됐다"며 웃었다. 코미디를 찍으며 이성민의 고민은 '의도한 웃음 포인트에서 관객들이 웃음이 터질까'였다.
"코미디는 웃겨야 해요. 관객이 즐거워야 하죠. 가장 견제했던 건 우리가 즐겁다고 관객이 즐거운 건 아니라는 겁니다. 그 때문에 여러 버전의 연기를 해야했어요. 경험 상 현장에선 즐거웠는데 관객은 냉소를 보낼 때가 많았어요. 그게 코미디 연기할 때 가장 고민되는 지점이죠. 하지만 그로 인해 과감하고 즉흥적인 연기도 해볼 수 있어요. 배우에겐 즐거운 작업인 건 분명합니다." 이성민은 이희준과의 작업에도 만족감을 표했다. 이희준은 우락부락 성난 근육과 달리 한없이 세심하고 다정한 '섹시가이' 상구 역을 맡았다. 둘은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도 출연했다.
"희준이와는 연극할 때부터 호흡을 맞췄어요. 서로의 연기에 선을 넘지 않고 각자 포지션을 지키는 것에 대한 훈련이 연극 때부터 잘 돼있어요. 무대 위에서 저희도 워낙 재밌는 연기를 많이 했어요. 서로의 연기를 살피는 것, 각자의 포지션을 지키는 것에 익숙해요. 이번 작업 때도 그런 호흡이 잘 맞아서 좋은 앙상블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이성민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나갈 때 혹평하는 때가 가장 끔찍한 순간"이라며 "내 영화가 아니어도 그 끔찍한 순간을 맞기 싫어서 그럴 때는 관객들과 안 마주치려고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으로 내려간다"고 고백했다. 이번 영화는 "마음에 든다"는 이성민. 출연 배우가 아닌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다른 이들도 그저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 진심이 느껴졌다.
"영화가 마음에 안 든 상태에서 관객을 만날 때는 진짜 죽고 싶은 심정이에요. 하하. 배우들끼리 하는 얘기 중 하나가 '최악의 영화가 흥행하는 것, 좋은 영화가 흥행 안 하는 것, 좋은 영화가 흥행하는 것 중 뭐가 제일 좋냐'인데, 좋은 영화가 흥행하는 게 가장 좋고, 두 번째는 좋지 않은 영화도 흥행하는 게 좋다는 거예요. 관객의 힘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거죠. 제 생각에 좋은 코미디 영화는 나왔고, 이제 관객의 사랑을 받는 일만 남았어요."
기대감과 초조함으로 관객 맞을 준비를 마친 이성민. 그는 "시간 순삭은 무조건 한다"며 "극장에서 나갈 때 절대 짜증 안 나고 유쾌하게 나갈 것"이라며 '핸섬가이즈'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진양철 회장님'을 열연하며 캐릭터를 각인했던 이성민. 오컬트 코미디 영화 '핸섬가이즈' 개봉을 앞두고 만난 이성민은 극 중 자신의 분장을 떠올리며 능청스럽게 넋두리를 늘어놓아 웃음을 자아냈다.
이달 26일 개봉하는 '핸섬가이즈'는 추남 재필과 상구가 전원생활을 위해 이사온 새 집에서 봉인됐던 악령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연속적으로 벌어지는 황당한 상황, 엉뚱한 캐릭터들, 과장된 동작들은 1990년대 유행한 슬랩스틱 코미디를 연상시킨다. B급 감성이 가득하다. 부끄럼 많은 터프가이 재필 역을 맡은 이성민이 근엄했던 '진양철 회장님'이었단 사실을 깜빡할 정도다.
"갑자기 방향을 틀어버리는 것들이 이 영화엔 있어요. 예상할 수 있는 것에서 갑자기 벗어나는 게 우리 영화의 매력이자 특징이죠. 특히나 감독님이 잘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쉽게 예상이 잘 안 되죠." 재필은 외모는 험상궂지만 새침하면서도 은근히 다정한 인물. 구릿빛 피부와 꽁지머리의 파격적인 비주얼에서는 이성민의 '도전정신'마저 느껴진다. '훈남' 이성민이 '추남' 캐릭터에 몰입하기 어렵지 않았냐는 물음에 "전혀 어렵지 않았다. 분장하는 순간 그 인물이 됐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분장 테스트 하면서 알았는데 '그냥 되는구나' 싶더라"며 "희준씨와 투샷 사진을 찍었다. 전기톱을 들고 있는데 '이 인물은 이렇게 가야하는구나' 본능적으로 생각했다. 외모를 잘 만들어주셔서 연기하기 편했다"고 말했다.
이성민은 재필 캐릭터에 대해 "세상이 스타일이나 외모에 선입견을 가지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은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성민은 극 중 상의 탈의 장면에서 햇볕에 그을린 얼굴과 대비되는 하얀 뱃살을 그대로 노출했는데, 이에 대해 "두 캐릭터의 외모가 워낙 거칠게 표현되니 속이 하야면 재밌지 않을까 해서 강조했다. 속마음은 하얀 사람들"이라며 웃었다.
"과감하게 하얀 속살을 보여줬잖아요. 근육질이면 좋았겠지만 그렇진 않고요. 몸매를 보여줘서 시선을 끌자고 생각했죠. 딱히 치밀한 계산을 한 건 아니었어요. 그렇게 노출해서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수 있다는 의도가는 있었죠. 하하." '재벌집 막내아들'에 이어 지난해에는 영화 '서울의 봄'까지 최근에는 무게감 있는 작품을 선보였던 이성민. 이번에는 그런 작품들과 완전히 상반된다.
"예고편이 공개되고 나서 주변 배우, 동료들이 자기들도 '이런 영화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외줄타기를 하는 연기보다는 트램플린 위에서 튀어오르는 자유로운 연기를 하고 싶은 게 배우들의 감춰진 호기심인 것 같아요. 그런 지점이 저한테 발동했죠. 그 동안 해왔던 것과 다르게 해보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어요."
현장에서는 CG 없이 상상하며 코미디 연기를 펼친 이성민. 그는 "현타가 왔다. 상상이 안 됐다"며 웃었다. 코미디를 찍으며 이성민의 고민은 '의도한 웃음 포인트에서 관객들이 웃음이 터질까'였다.
"코미디는 웃겨야 해요. 관객이 즐거워야 하죠. 가장 견제했던 건 우리가 즐겁다고 관객이 즐거운 건 아니라는 겁니다. 그 때문에 여러 버전의 연기를 해야했어요. 경험 상 현장에선 즐거웠는데 관객은 냉소를 보낼 때가 많았어요. 그게 코미디 연기할 때 가장 고민되는 지점이죠. 하지만 그로 인해 과감하고 즉흥적인 연기도 해볼 수 있어요. 배우에겐 즐거운 작업인 건 분명합니다." 이성민은 이희준과의 작업에도 만족감을 표했다. 이희준은 우락부락 성난 근육과 달리 한없이 세심하고 다정한 '섹시가이' 상구 역을 맡았다. 둘은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도 출연했다.
"희준이와는 연극할 때부터 호흡을 맞췄어요. 서로의 연기에 선을 넘지 않고 각자 포지션을 지키는 것에 대한 훈련이 연극 때부터 잘 돼있어요. 무대 위에서 저희도 워낙 재밌는 연기를 많이 했어요. 서로의 연기를 살피는 것, 각자의 포지션을 지키는 것에 익숙해요. 이번 작업 때도 그런 호흡이 잘 맞아서 좋은 앙상블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이성민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나갈 때 혹평하는 때가 가장 끔찍한 순간"이라며 "내 영화가 아니어도 그 끔찍한 순간을 맞기 싫어서 그럴 때는 관객들과 안 마주치려고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으로 내려간다"고 고백했다. 이번 영화는 "마음에 든다"는 이성민. 출연 배우가 아닌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다른 이들도 그저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 진심이 느껴졌다.
"영화가 마음에 안 든 상태에서 관객을 만날 때는 진짜 죽고 싶은 심정이에요. 하하. 배우들끼리 하는 얘기 중 하나가 '최악의 영화가 흥행하는 것, 좋은 영화가 흥행 안 하는 것, 좋은 영화가 흥행하는 것 중 뭐가 제일 좋냐'인데, 좋은 영화가 흥행하는 게 가장 좋고, 두 번째는 좋지 않은 영화도 흥행하는 게 좋다는 거예요. 관객의 힘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거죠. 제 생각에 좋은 코미디 영화는 나왔고, 이제 관객의 사랑을 받는 일만 남았어요."
기대감과 초조함으로 관객 맞을 준비를 마친 이성민. 그는 "시간 순삭은 무조건 한다"며 "극장에서 나갈 때 절대 짜증 안 나고 유쾌하게 나갈 것"이라며 '핸섬가이즈'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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