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선수 겸 방송인 박세리/사진 = 텐아시아 사진DB
골프선수 겸 방송인 박세리/사진 = 텐아시아 사진DB
골프 선수 출신 감독 겸 방송인 박세리(46)가 이끄는 박세리희망재단이 박세리의 아버지 박준철 씨를 고소한 가운데, 그 배경에 박 씨가 박세리골프스쿨 유치 및 설립 사업에 박세리의 이름을 협의 없이 사용한 사실이 거론되고 있다.

11일 박세리희망재단측 관계자 등에 따르면 박세리가 이사장으로 있는 박세리희망재단은 박세리의 아버지 박준철 씨를 사문서위조 및 사문사위조 행사 혐의로 고소했다.(2024.06.11 텐아시아 단독 보도) 경찰은 최근 부친인 박씨에 대한 혐의를 인정,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조만간 검찰 고소인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박세리 측 변호인은 텐아시아에 "박세리 개인이 아닌 박세리 재단이 이사회 결의를 거쳐 박세리의 부친을 고소한 게 맞다"며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수사중인 사안이라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다만, 박세리희망재단은 홈페이지 팝업창을 통해 최근 '박세리 감독의 성명을 무단으로 사용하여 진행하고 있는 광고를 확인했다'며 '이에 박세리 감독은 국제골프스쿨 및 박세리 국제학교(골프아카데미, 태안 및 새만그 등 전국 모든 곳 포함) 유치 및 설립에 대한 전국 어느곳에도 계획 및 예정도 없음을 밝힌다'고 밝힌 바. 박세리의 부친에 대한 고소 건이 이와 관련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고소는 박세리희망재단이 이사회 결의를 거쳐 결정했다. 하지만 재단 이사장이 박세리인 만큼 사실상 박세리가 아버지에 대한 법적 조치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박세리 개인이 아버지를 고소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재단을 앞세웠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결과적으로 딸인 박세리가 간접적으로 아버지 박 씨를 고소한 것으로 큰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박세리는 지난 2015년 9월 SBS 예능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에 아버지 박준철 씨와 동반 출연하고 각종 인터뷰 등에서 자신의 선수 생활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준 아버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자랑한 바 있어 이번 사건이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한편, 박세리는 세계 골프계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인 상징적인 인물이다. 1998년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U.S. 여자 오픈 챔피언십에서 맨발 투혼을 펼치며 악전고투 끝에 결국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당시 IMF로 인한 극심한 경기 침체 속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2016년 프로 은퇴했으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이어 2020 도쿄 올림픽 골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활약했다. 이와 동시에 SBS '정글의 법칙', MBC '나 혼자 산다', E채널 '노는 언니' 등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남다른 예능감을 발휘해 사랑받았다. 골프 관련 여러 예능에도 출연했다. 최근에는 SBS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에 특별 출연해 카메오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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