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안, 한국이 중국 문화 훔쳤다면서…돈은 한국서 벌고 싶은가요 [TEN피플]
'혐한 논란'을 일으킨 중국인 인플루언서 장위안이 자신의 발언을 주워 담느라 분주하다. 혐한 발언에 대해 해명하거나 장문의 사과글을 올렸지만, 특유의 중화사상이 섞인 '자의식 과잉'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30일 유튜브 등 커뮤니티 등에서는 장위안의 발언이 논란을 낳고 있다. 그는 전날 개인 채널을 통해 "중국 료녕성 안산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10여년 간 공부하고 일 해온 사람"이라며 "며칠 동안 한국 뉴스와 인터넷에서 저에 대한 보도가 지속해서 확산하고 있어 마음이 매우 슬프다"고 운을 띄웠다.

앞서 장위안은 아이브의 신곡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이 일제 집단 학살지인 '만인갱'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하거나 해당 뮤직비디오 공개일이 중국 사천성 대지진 발생일이라며 음모론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장위안은 "'우연의 일치'에 대해 중국에서 큰 화제가 됐고, 아이브의 의도와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1시간 방송 동안 일부 클립이 한국으로 전해졌다. 한국 뉴스 매체의 보도로 인해 한국에서의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브 뮤직비디오와 관련해 장위안은 "산수화, 구름 문양, 동전 문양, 인화, 전통 건축물 등 많은 전통문화 요소가 담겨 있다. 이는 두 나라가 예로부터 높은 수준의 문화를 교류해 왔음을 나타낸다. 이는 한문화권의 전승뿐만 아니라 인류 문화의 연속성에도 유익하다"고 했다.

더불어 "중식 한복과 한식 한복에 대해 중한 양국에서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젊은이들이 민족 전통 의상을 다시 찾는 시점에서 저는 이번 한국 방문 때 중국의 한복을 입고 한식 한복과 문화 교류를 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양국 전통 의상의 유사성을 더 잘 이해하고 중한 전통 의상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고자 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곧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며 "(한국인이 중국 문화를) 훔치는 것에 대해서도 묻겠다"면서 "명나라나 송나라 때 황제 옷을 입고 한국의 궁 같은 데 가서 한 번 돌아보겠다. 시찰 나온 느낌으로 지하철을 타거나 번화가, 왕궁을 다니면서 중국 남자 복식의 아름다움을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장위안의 해명 글은 '동북공정'(중국 영토의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규정하려는 역사 왜곡 시도 프로젝트)과 관련이 있다. 중국 중심의 사상, 각국 문화를 존중하기보다는 중국인, 연속성, 유사성 등을 강조하며 마치 모든 것은 중국과 연결된 인식을 주고 있다.

장위안 개인의 인식 문제로만 바라볼 수도 없다. 혐한, 강한 중화사상은 최근 중국 내 젊은 세대에게서 드러나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인식에서 비롯된 감정을 스스럼없이 표현하는 것도 문제다.

한, 중, 일 정상 회담으로 최근 한한령이 해제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달 초엔 중국 베이징 국가대극원 콘서트홀에서 소프라노 조수미의 공연이 8년 만에 재개됐다. 인디밴드 세이수미도 7월 베이징 공연이 열린다. 다만, 중국 길이 열린 상황에도, 섣부르게 다가서지 말자는 목소리도 있다. 중화사상에 따른 문화 잠식이나 혐한 분위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블랙핑크가 마카오에서 월드투어 '본 핑크'를 진행할 당시 이를 보러 간 중국 연예인들에게 중국 네티즌들의 악플 세례가 이어진 바 있다. 중국은 K팝을 아시안 팝으로 부르자고 주장하고 한국 고유문화를 중국 문화라고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이번 장위안의 발언 역시, 개인의 일탈이 아닌 중국의 한국을 바라보는 인식, 현상이기에 보다 큰 안타까움을 남기고 있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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