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부터 우리는’ 어떤 사이인지, 기백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게다가 추석 기념 ‘커플천국’ 홍보 촬영장에 같이 가자는 기백에게 우주가 “우리가 정답게 같은 차 타고 스케줄 갈 사이는 아니다”라고 선을 긋자 더 헷갈렸다. 우주에게도 사정은 있었다. ‘커플천국’이 성공리에 첫 방송됐으니, 기백이 초희(한동희)를 최종 선택했다는 사실은 돌이킬 수 없었다. 기백에게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시청자들은 알 수 없을테고, 이들의 선택은 각자가 짊어져야 할 책임이었다. 우주는 다같이 모인 촬영장에서 혹시라도 기백과의 핑크빛 기류를 눈치채는 사람이 있을까 마음을 졸였다. 그래서 현장에서 기백과 눈도 안 마주치고 말도 섞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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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아버지 인수(신정근)의 한마디에 기백은 더욱 심란해졌다. 촬영장에서 마음이 상한 기백을 달래기 위해 우주가 함께 커플 사진을 찍어준 후 손을 맞잡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아들이 여자와 함께 있는 걸 처음 본 인수는 둘이 사귀는지 물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기백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답은 “모르겠다” 뿐이었다. “남녀 사이에 모르겠는 건 위험하다”라는 인수의 말에 기백의 심장은 덜컥 내려앉았다.
기백의 감정은 우주와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을 만큼 깊었다. 우주와 특별한 사이가 되고 싶은데, 그녀 또한 같은 마음인지 알 수 없었다. 그 고민을 들은 선배 지후(고규필)는 “물어보기 전에는 모른다. 빨리 가서 물어봐라”라고 조언했다. 기백은 자신조차 어떤 관계인지 몰라 휴대폰에 우주의 이름으로 저장했던 ‘?’(물음표)를 지우기 위해 연락 없는 우주를 찾아갔다.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떡볶이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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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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