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를 사랑하는 6인이 지난해 12월 코미디 전용 공연장 메타코미디클럽 홍대를 개관 이래 그간 선보인 공연의 의미를 되새기고 추후 활동에 대한 희망을 전했다.
15일 오후 서울 서교동에서 '메타코미디클럽 홍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정영준 대표, 곽범, 이용주, 이재율, 손동훈, 이제규가 참석했다.
'메타코미디'는 장삐쭈, 숏박스, 피식대학, 빵송국, 코미꼬, 스낵타운 등 코미디언 및 유명 크리에이터들이 소속돼 있는 국내 대표 코미디 레이블이자 크리에이티브 기업이다. 정 대표는 "우리가 욕심 있었다. 코로나 끝난 상황에서 실험적인 여러 가지를 하고 싶었다. 어떻게 실현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메타코미디클럽'을 만들게 됐다. 벌써 만든 지 100일이 됐다. 이쯤 됐을 때 함께 즐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발걸음 해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전 회차 매진의 결과를 예상했는지에 대한 물음에 정 대표는 "오픈빨이 있는 것 같다. 6개월이면 오픈빨이 끝난다고 하는데, 이후에도 많이 찾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재 만담(재미있고 익살스럽게 세상이나 인정을 비판과 풍자하는 이야기)과 스탠드 업 코미디(대중과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주로 코미디언이 독백으로 꾸미는 코미디 쇼)을 주력하고 있지만, 앞으론 최대한 다양한 장르를 소개하고 싶다. 한국 코미디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라고 밝혔다.
그는 "만담을 어렸을 때부터 좋아해서 여러 친구와 교류하면서 연구해왔었다. 만담과 스탠드 업만 하겠단 생각은 없다. 최대한 다양한 장르를 우리식으로 만들어서 대중에게 소개하고 싶다. 만담을 일본 것으로 잘못 아는 사람이 많은데, 일제 강점기 시절에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만들어진 장르다. 한국에 훌륭한 만담가가 많다"면서 "퀄리티가 높단 자부심을 갖고 계속 연구하고 싶다"고 포부를 다졌다. 매드몬스터의 '탄'으로 이창호와 함께 큰 인기를 끈 곽범. 그는 "대한민국에서 잠시 사라졌던 만담 공연을 열심히 하고 있다. 공개 100일 만에 성과가 나타났다. 우리 공연을 보고 만담 장르를 하고 싶다는 후배 코미디언이 여럿 생겼다"며 뿌듯해했다.
곽범은 "지금 창호와 나는 무대에서 코미디 공연을 하면서 재밌는 요소를 찾는 과정 중이다. 매드몬스터도 다시 하고 싶지만, 지금 하면 재미가 떨어질 것이다. 현재 웃기려면 삼체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삼체인 기술이 오길 기다린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코미디언은 무대에 섰을 때 본질을 느낀다. 매드몬스터 탄생도 우리가 만담을 했기에 가능했다"면서 만담에 대해 애틋함을 보였다. 그는 "코미디를 실현하기까지 예전엔 굉장히 오랜 시간 수련 과정이 걸렸다. 그 사이에 열정이 식어버리는 경우도 다수 있었다. 부조리함과 불합리한 게 많았지만, 지금 우리의 공연장에선 코미디를 원한다면 즉각 무대 위에 오를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며 "코미디를 즐기는 사람 모두가 행복한 걸 원한다"고 긍정을 표했다. 공채 출신인 이용주는 과거 대학로 코미디와 현재의 만담을 비교했다. 그는 "대학로에서 활동하던 때엔 극장이 많이 없었다. 자리나 환경의 불편을 느꼈고, 가는 것 자체가 특별한 체험이었다. 지금은 깔끔하고 특히 음식과 주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특징이 두드러진다. 예전 우리는 해왔던 방식의 기술적인 공연을 했지만, 지금은 바로바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들을 공연에 녹이고 있다"며 특징을 짚었다. 이재율은 "예전엔 정형화된 매뉴얼이 많았다. 지금은 자유롭게 새로운 걸 만들어 낸다. 어렵지만 즐겁다. 방송국에서 코미디 할 땐 50~60명이 한 팀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막내로서 제약이 많았다. 현재는 각자가 가진 색깔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는 무대"라고 말했다.
오랜 세월 코미디를 즐길 수 있던 계기에 대해 그는 "부산에 갔는데 어떤 분이 아무도 모르는 악기를 열심히, 즐겁게 연주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후로 나도 만담이란 장르를 더 만끽하고 있다"면서 만담의 자부심을 나타냈다. 손동훈은 "난 공채 출신도 아니고 길에서 코미디를 시작했다. 7~8년 스탠드 업 코미디만 했다. 다양한 코미디 공연을 하는 게 꿈이었는데 실현돼서 너무 감사하다. 한국에 흔치 않은 장르들이 여기선 주도적으로 실현돼 영광스럽다. 앞으로도 열심히 할 생각이다"라면서 열의를 보였다. 이제규는 "코미디 공연만으로 생계를 꾸리는 게 목표다. 코미디언을 꿈꾸는 많은 이가 목표를 실현하려면 코미디가 영화처럼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 그 방법으로 릴스나 쇼츠로 사람들의 호기심 자극하는 것을 고안했다. 사람보단 공간에 대한 호기심이 중요한 것 같다. 영상으로 봤을 때보다 공연이 훨씬 재밌다. 한 번 경험하면 많은 사람에게 전파될 것"이라고 코미디의 밝은 전망과 남다른 애정을 이야기했다.
그는 코미디언으로서 지닌 책임감을 밝히기도. 이제규는 "'코미디언이 사회적 책무가 있는가?'라는 생각을 해봤다. 나는 유일하게 하나 있다고 생각한다. 갈등이 많은 현 세상에서 허심탄회하게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게 우리의 책무인 것 같다. 웃음을 만들어내기까지 정교하게 깎아내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무대에서 실험하고 영상을 통해 널리 알리려고 노력한다. 오프라인을 찾아주는 관객에게도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끝으로 이제규는 "누가 잘되면 끌어주려는 끈끈함"이 코미디의 매력이라고 꼽으면서 "지속되면 더 좋은 코미디 신이 형성될 것"이라고 밝은 미래를 꿈꿨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15일 오후 서울 서교동에서 '메타코미디클럽 홍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정영준 대표, 곽범, 이용주, 이재율, 손동훈, 이제규가 참석했다.
'메타코미디'는 장삐쭈, 숏박스, 피식대학, 빵송국, 코미꼬, 스낵타운 등 코미디언 및 유명 크리에이터들이 소속돼 있는 국내 대표 코미디 레이블이자 크리에이티브 기업이다. 정 대표는 "우리가 욕심 있었다. 코로나 끝난 상황에서 실험적인 여러 가지를 하고 싶었다. 어떻게 실현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메타코미디클럽'을 만들게 됐다. 벌써 만든 지 100일이 됐다. 이쯤 됐을 때 함께 즐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발걸음 해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전 회차 매진의 결과를 예상했는지에 대한 물음에 정 대표는 "오픈빨이 있는 것 같다. 6개월이면 오픈빨이 끝난다고 하는데, 이후에도 많이 찾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재 만담(재미있고 익살스럽게 세상이나 인정을 비판과 풍자하는 이야기)과 스탠드 업 코미디(대중과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주로 코미디언이 독백으로 꾸미는 코미디 쇼)을 주력하고 있지만, 앞으론 최대한 다양한 장르를 소개하고 싶다. 한국 코미디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라고 밝혔다.
그는 "만담을 어렸을 때부터 좋아해서 여러 친구와 교류하면서 연구해왔었다. 만담과 스탠드 업만 하겠단 생각은 없다. 최대한 다양한 장르를 우리식으로 만들어서 대중에게 소개하고 싶다. 만담을 일본 것으로 잘못 아는 사람이 많은데, 일제 강점기 시절에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만들어진 장르다. 한국에 훌륭한 만담가가 많다"면서 "퀄리티가 높단 자부심을 갖고 계속 연구하고 싶다"고 포부를 다졌다. 매드몬스터의 '탄'으로 이창호와 함께 큰 인기를 끈 곽범. 그는 "대한민국에서 잠시 사라졌던 만담 공연을 열심히 하고 있다. 공개 100일 만에 성과가 나타났다. 우리 공연을 보고 만담 장르를 하고 싶다는 후배 코미디언이 여럿 생겼다"며 뿌듯해했다.
곽범은 "지금 창호와 나는 무대에서 코미디 공연을 하면서 재밌는 요소를 찾는 과정 중이다. 매드몬스터도 다시 하고 싶지만, 지금 하면 재미가 떨어질 것이다. 현재 웃기려면 삼체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삼체인 기술이 오길 기다린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코미디언은 무대에 섰을 때 본질을 느낀다. 매드몬스터 탄생도 우리가 만담을 했기에 가능했다"면서 만담에 대해 애틋함을 보였다. 그는 "코미디를 실현하기까지 예전엔 굉장히 오랜 시간 수련 과정이 걸렸다. 그 사이에 열정이 식어버리는 경우도 다수 있었다. 부조리함과 불합리한 게 많았지만, 지금 우리의 공연장에선 코미디를 원한다면 즉각 무대 위에 오를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며 "코미디를 즐기는 사람 모두가 행복한 걸 원한다"고 긍정을 표했다. 공채 출신인 이용주는 과거 대학로 코미디와 현재의 만담을 비교했다. 그는 "대학로에서 활동하던 때엔 극장이 많이 없었다. 자리나 환경의 불편을 느꼈고, 가는 것 자체가 특별한 체험이었다. 지금은 깔끔하고 특히 음식과 주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특징이 두드러진다. 예전 우리는 해왔던 방식의 기술적인 공연을 했지만, 지금은 바로바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들을 공연에 녹이고 있다"며 특징을 짚었다. 이재율은 "예전엔 정형화된 매뉴얼이 많았다. 지금은 자유롭게 새로운 걸 만들어 낸다. 어렵지만 즐겁다. 방송국에서 코미디 할 땐 50~60명이 한 팀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막내로서 제약이 많았다. 현재는 각자가 가진 색깔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는 무대"라고 말했다.
오랜 세월 코미디를 즐길 수 있던 계기에 대해 그는 "부산에 갔는데 어떤 분이 아무도 모르는 악기를 열심히, 즐겁게 연주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후로 나도 만담이란 장르를 더 만끽하고 있다"면서 만담의 자부심을 나타냈다. 손동훈은 "난 공채 출신도 아니고 길에서 코미디를 시작했다. 7~8년 스탠드 업 코미디만 했다. 다양한 코미디 공연을 하는 게 꿈이었는데 실현돼서 너무 감사하다. 한국에 흔치 않은 장르들이 여기선 주도적으로 실현돼 영광스럽다. 앞으로도 열심히 할 생각이다"라면서 열의를 보였다. 이제규는 "코미디 공연만으로 생계를 꾸리는 게 목표다. 코미디언을 꿈꾸는 많은 이가 목표를 실현하려면 코미디가 영화처럼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 그 방법으로 릴스나 쇼츠로 사람들의 호기심 자극하는 것을 고안했다. 사람보단 공간에 대한 호기심이 중요한 것 같다. 영상으로 봤을 때보다 공연이 훨씬 재밌다. 한 번 경험하면 많은 사람에게 전파될 것"이라고 코미디의 밝은 전망과 남다른 애정을 이야기했다.
그는 코미디언으로서 지닌 책임감을 밝히기도. 이제규는 "'코미디언이 사회적 책무가 있는가?'라는 생각을 해봤다. 나는 유일하게 하나 있다고 생각한다. 갈등이 많은 현 세상에서 허심탄회하게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게 우리의 책무인 것 같다. 웃음을 만들어내기까지 정교하게 깎아내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무대에서 실험하고 영상을 통해 널리 알리려고 노력한다. 오프라인을 찾아주는 관객에게도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끝으로 이제규는 "누가 잘되면 끌어주려는 끈끈함"이 코미디의 매력이라고 꼽으면서 "지속되면 더 좋은 코미디 신이 형성될 것"이라고 밝은 미래를 꿈꿨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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