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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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애도 많지만, 임영웅은 첫사랑 같은 존재예요. 큰일이 없다면 영원히 안 지워질 것 같아요. 잠 설칠 정도로 빠졌어요"

"임영웅 노래, 내 욕심 같아선 처음에도 깔고 중간에도 깔고 싶어요"

임영웅의 팬으로 알려진 배우 김영옥은 그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들떠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마치 아이돌에 빠진 소녀팬 같았다.

김영옥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 영화 '소풍'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평소 작품에서는 수수한 옷차림으로 자주 등장하던 그는 이날 화려한 패턴의 스카프, 브로치 핀을 착용하고 나와 색다른 느낌을 줬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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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은 절친이자 사돈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16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김영옥은 나문희와 함께 금순, 은심으로 등장한다. 임영웅의 자작곡 '모래 알갱이'가 영화에 삽입돼 화제를 모았다.

김영옥은 80대 영웅시대다. 임영웅의 노래가 영화 OST로 등장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김영옥은 "감독님이 임영웅 측에 편지도 쓰고 부탁했다고 하더라"라며 "임영웅 씨가 대단한데, 우리 영화에서 제대로 대우를 해줬을 리는 없다. 그래도 승낙한 건, 나와의 인연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라고 믿고 싶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소풍'에서 임영웅의 '모래알갱이'는 엔딩크레딧 배경음악으로 나온다. 김영옥은 "욕심 같아선 처음에도 깔고 중간에도 깔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영옥은 지난달 21일 열린 임영웅 콘서트도 관람했다. 그는 "콘서트를 평소에도 가고 싶었는데, 표가 없어서 못 갔다. 이번에 '소풍'을 하면서 가게 됐다. 임영웅 팬클럽 '영웅시대' 측에서 나문희 씨랑 저에게 표를 줬다. 한 팬이 본인의 표를 줬다고 하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제가 임영웅 씨 나오는 콘텐츠는 다 봤다. 다 찾아본다. 근데 직접 가서 보니 정말 남달랐다. 같이 간 나문희 씨는 원래 팬은 아니었는데, 그날 저보다 야단이었다. '잘한다, 너무 잘한다'라고 감탄하더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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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은 존엄사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이다. 김영옥은 "우리의 이야기가 반영된 것 같다"며 "모두 건강하게 세월을 맞이하진 않지 않나. 100세 시대라고는 하지만, 100세까지 건강하게 맞이할 수는 없다. 아프기도 하고 거동도 제대로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제일 중요한 게 건강이다. 돈이 있고, 가족이 있어도 자신을 스스로 다스릴 수 있는 게 중요하다. 건강은 챙길 수 있을 때까지 챙겨야 한다"라고 전했다.

김영옥은 "유언을 수도 없이 흘리고 다녔다. 동료 배우들에게 '나 죽고 김영옥 딸, 아들이라고 하면 좀 어루만져줘라'라고 했다. 근데 박원숙이 '유언 많이 하시더니 똥칠할 때까지 사신다'라고 하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연명 치료는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존엄사가 허용되고 있지 않다. 하루빨리 허용됐으면 한다. 살아도 산 게 아닌데 의료 행위로 끌고만 있으면 안 된다. 내가 그러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이라며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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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 데뷔 67년 차. 최고령 여배우 김영옥은 쉼 없이 달려왔다. 그는 "연기할 때는 피곤한지도 모른다. 연기 아니면 나는 할 게 없다. 다음 생애에도 배우 하고 싶다. 그때는 주연도 많이 해서 돈도 많이 벌고 빌딩도 사고 싶다. 그렇다고 반짝 빛나고 사라지는 건 싫다"고 말했다.

"내가 참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오래 이것저것 쉬지 않고 했다. 나만의 영역을 구축해서 누구도 해내지 못하는 걸 하지 않나. 자부심 있고 행복하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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