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나온 女개그맨이 필리핀 며느리 비하했다니…인종차별 논란 타당한가 [TEN이슈]](https://img.hankyung.com/photo/202402/BF.35780096.1.jpg)
니퉁 캐릭터는 지난해부터 유튜브에서 인기를 얻었다. 세부 출신 니퉁이 시골 총각에게 시집와 겪는 어려움을 개그로 승화해 표현했다. 필리핀 며느리가 겪을 수 있는 갈등적 요소를 가족애와 버무리며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전했다. 유튜브에서도 인종차별이라는 반응보다는 오히려 다문화 가정의 이야기를 재밌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김지영은 지난해 8월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 구성원인 외국인 며느리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했다"며 "그들이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적응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외국인 며느리를 '외부인'이 아닌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인식하고 이에 대해 다뤘단 점이다. 기획 초기부터 인종차별 논란 등이 제기될 가능성을 염두해 다문화나 특정 국가에 대한 비하 표현은 철저하게 빠졌다.
하지만 문제가 된 건 먹방 유튜버 쯔양과의 '합동방송'이었다. 쯔양과의 방송에서도 특별히 인종차별적 발언이 나온 것은 아니었다. 다만 필리핀 며느리의 어눌한 한국말을 따라했다는 이유만으로 일부 누리꾼은 인종차별 아니냐는 논리를 폈다. 극히 일부 논리가 뉴스화되면서 마치 인종차별 논란이 대세가 된 듯 확대해석된 부분이 컸다.
![개콘 나온 女개그맨이 필리핀 며느리 비하했다니…인종차별 논란 타당한가 [TEN이슈]](https://img.hankyung.com/photo/202402/BF.35780102.1.jpg)
이어 "저는 필리핀을 정말 존중하고 필리핀에서 제 영상을 봐주시는 많은 시청자분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에 제작된 콘텐츠가 의도와는 다르게 누군가에겐 마음에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필리핀 시청자분들과 영상을 시청하면서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해당 영상은 삭제 조치한 상태"라며 "앞으로 콘텐츠를 만들 때 더욱 고민하고 신경 쓰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다문화가구원 수는 112만명을 넘어섰다. 김지영의 '필리핀 며느리' 묘사는 오히려 이들의 삶을 코미디 요소를 담아 전하고, 어려움을 알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단순 희화화가 아닌 해학이 느껴지는 이유다. 말투를 따라했다는 이유가 아닌 그 말투로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말투만으로 인종차별 꼬리표를 붙인다면, 그 역시 시대착오적 접근이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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