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사진제공=넷플릭스
수현./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수현이 일본 교토 사투리를 연기하며 힘들었던 점에 대해 털어놨다.

수현이 12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수현은 경성 내 가장 막강한 권력과 부를 누리는 일본 귀족 마에다 유키코 역을 맡아 옹성병원 비밀의 열쇠를 쥔 핵심 인물로 활약했다.

수현은 캐릭터를 위해 일본 교토 사투리를 배웠다. 그는 "일본어 선생님이 세 분 계셨다. 장면 하나, 간단한 일본어라도 5번 이상 해야 말처럼 되더라. 기본 일주일에 2~3번 이상 공부했고, 전화로도 통화하면서 연습하고 현장에서도 기모노 입을 때 선생님들과 맞춰봤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어 선생님들이 연기하는 톤으로 녹음도 많이 해주고, 감정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요즘 쓰는 말투가 아니라서 선생님들도 힘들었을 거다. 할머니께 여쭤봤다더라. 교토 사투리가 생각보다 정말 많이 어려웠다. 노래 같다고 해야 하나. 처음에는 지도 그리듯이 일본어 선생님이 발음을 듣고 그 말 위에 그림을 그렸다. 그걸 보면서 흉내내면서 공부했다. 일본어를 더 잘했을 수도 있는데 하는 욕심이 계속 들더라"고 덧붙였다.

언어에 대한 욕심이 있다는 수현은 "언어에서 질 수 없다는 느낌이었다. 일본어라는 과제를 줬을 때 어렵겠지만, 그런 도전을 좋아하는 편이다. 서구 언어보다 동양권 언어를 한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호감이었다"고 말했다.

영어, 일본어에 이어 도전해보고 싶은 외국어 연기가 있냐고 묻자 수현은 "모든 던져 달라"며 "표준어를 배우고 싶다. 일본 표준말을 이참에 배워볼까 싶은 생각도 들더라. 아직 표준어를 하나도 못한다. 지금할 수 있는 일본말은 '참 딱하군요', '죽으세요' 밖에 없다"며 웃었다.

일본인들의 반응은 봤을까. 수현은 "개인적으로 일본 분들이 봤을 때 일본어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며 "기모노 입혀주는 일본 선생님이 제가 대사 연습하는 거를 보고 놀라셨다. 교토 사투리가 우리나라 제주 사투리처럼 일본인이 들어도 알아듣기 어려운 사투리라더라. 본인보다 간사이 사투리를 잘한다고 했을 때 기분이 좋긴 했다"고 뿌듯해했다.

수현은 최영준(가토 중좌 역)에게 나진을 물어보는 장면을 찍다 엉엉 울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 장면이 일본어가 4~5페이지 됐다. 서로 NG도 많이 냈다. 그 장면 이후 조용히 오열했다. 감독님에게 보이기 부끄러워서 가토 방에서 촬영 감독님 팔을 잡고 엉엉 울었다. 너무 일본어가 어려워서. 욕심은 나는데 아쉬움이 남아서"라고 설명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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