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2부 최동훈 감독 인터뷰
10일 개봉
10일 개봉
흰머리가 흐드러지는 최동훈 감독은 영화에 있어 진심이었다. 그는 6년에 걸쳐 완성된 '외계+인' 2부에 오랜 시간 천착했다. 52번째 편집본이 나왔고, 매일 뇌를 속여가며 영화를 150번 다시 봤다. 그렇게 '외계+인' 2부가 탄생했다.
최동훈 감독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영화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 관련 인터뷰에 나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개봉을 앞둔 소감을 묻자 최 감독은 "저는 영화를 150번 이상 봤다. 아직 실감이 안 나긴 한다. 그래도 관객들에게 보여준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있었던 언론시사회에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최 감독은 당시 심경을 묻자 "아마 급성 축농증 때문에 그런 거 같다"며 웃어넘겼지만, 그 마음 깊은 곳에는 '외계+인'에 담은 진심을 관객들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을 것 같았다.
"'타짜' 후반 작업은 3주였어요. 그런데 '외계+인' 2부는 1년6개월입니다. 올해 일했다고 하고 싶은 게 아니라 거의 매일 일하는 농부처럼 일해서 수확한 느낌이에요. 쌀 수확 후 탈곡한 농부의 마음이 제게 좀 있는 거 같습니다."
이토록 '외계+인' 2부에 천착한 것은 2022년 개봉된 1부의 부진에 대한 반작용이었을 것이다. 또 실패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 그 마음은 단순히 흥행뿐 아니라 영화 자체에 대해 조금도 후회하고 싶지 않다는 최 감독의 의지였을 것이다.
"1부가 몰입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2부에서 가장 많이 신경 쓴 건 몰입감이었어요. 제가 이 영화를 계속 오랜 시간 본 이유가 있어요. 편집을 하고 집에 와서 쉬다가 불을 꺼놓고 다시 영화를 봐요. 마치 처음 본 사람처럼요. 보다가 어디 걸리거나 하는 게 있으면 다시 그걸 수정하러 갔어요. 당시엔 뇌를 속여서 '나는 관객이고, 이 영화를 처음 본다'는 마음으로 몇 번이고 다시 봤죠." 시간을 재배치 하는 플롯을 좋아한다는 최 감독은 1부 실패의 이유를 "너무 파격적이라서"라고 판단했다. 그는 "1부는 과거와 현재의 맥락이 점점 잡혀가는 영화였다. 처음부터 그걸 잡아준 영화가 아니었다. 비밀이 마지막 시퀀스에서 탁 풀리면서 재미를 주는 거였는데, '너무 파격적이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하여튼 별의별 생각을 다 했다"며 웃었다.
"저는 뭔가 새로운 걸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외계+인'을 선택했죠. 그런 방식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흥행과는 관계 없이 재미있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2부에서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작업을 2번으로 줄였어요. 현재보다는 과거부터 시작하는 게 몰입이 좋아서 그렇게 했고요. 관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동안 영화 흥행에서 실패한 적 없는 최 감독은 '외계+인' 1부로 쓴 맛을 봤다. 그는 그 실패의 경험에서 감독의 숙명과 초심을 다시 찾았다. "사실 이게 영화가 흥행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지만, 이게 영화 감독으로서의 운명이구나 느꼈죠. 지금까지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도 사실 지금 와서 다시 보면 '저 장면은 다시 찍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모든 영화가 제게 완벽하거나 마냥 좋았던 영화라고는 할 수 없는 거죠."
2부가 잘 되리라는 보장이 없는 상황 속 2부 작업을 진행하면서 최동훈 감독은 초심과 본질을 되찾았다. 그는 "그런데 되게 신기하게 후반작업을 하면서 영화를 계속 수정하고, 수정하는데 '내가 영화를 만드는 건 이걸 내가 재미있게 생각하고 좋아하기 때문이구나'라는 생각이 신기하게 다시 들더라. 그런 점에서 '외계+인'은 저한테는 저 자신을 구원해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제가 영화를 한 지 20년이 됐어요. 지금까지 만들었던 영화 중에 멋있고 근사한 친구들도 있지만, '외계+인'은 우여곡절도 많고 힘들기도 하고 그래서 저에게는 가장 사랑스러운 영화인 거 같아요. 그리고 이 영화를 제가 가장 사랑하는 배우들과 함께 찍었어요. 저는 정말로 가장 한국적인 SF를 하고 싶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바라는 것은 10년 뒤에 봤을 때 유치하지 않고 '좋은 시도였구나'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에요. 그렇게 된다면 52번의 편집본이 가치 있지 않을까요?"
'외계+인' 2부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미래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2부는 1부에서 뿌려진 떡밥들이 모두 회수되며 결말까지 호쾌하게 달려간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오는 10일 개봉.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최동훈 감독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영화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 관련 인터뷰에 나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개봉을 앞둔 소감을 묻자 최 감독은 "저는 영화를 150번 이상 봤다. 아직 실감이 안 나긴 한다. 그래도 관객들에게 보여준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있었던 언론시사회에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최 감독은 당시 심경을 묻자 "아마 급성 축농증 때문에 그런 거 같다"며 웃어넘겼지만, 그 마음 깊은 곳에는 '외계+인'에 담은 진심을 관객들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을 것 같았다.
"'타짜' 후반 작업은 3주였어요. 그런데 '외계+인' 2부는 1년6개월입니다. 올해 일했다고 하고 싶은 게 아니라 거의 매일 일하는 농부처럼 일해서 수확한 느낌이에요. 쌀 수확 후 탈곡한 농부의 마음이 제게 좀 있는 거 같습니다."
이토록 '외계+인' 2부에 천착한 것은 2022년 개봉된 1부의 부진에 대한 반작용이었을 것이다. 또 실패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 그 마음은 단순히 흥행뿐 아니라 영화 자체에 대해 조금도 후회하고 싶지 않다는 최 감독의 의지였을 것이다.
"1부가 몰입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2부에서 가장 많이 신경 쓴 건 몰입감이었어요. 제가 이 영화를 계속 오랜 시간 본 이유가 있어요. 편집을 하고 집에 와서 쉬다가 불을 꺼놓고 다시 영화를 봐요. 마치 처음 본 사람처럼요. 보다가 어디 걸리거나 하는 게 있으면 다시 그걸 수정하러 갔어요. 당시엔 뇌를 속여서 '나는 관객이고, 이 영화를 처음 본다'는 마음으로 몇 번이고 다시 봤죠." 시간을 재배치 하는 플롯을 좋아한다는 최 감독은 1부 실패의 이유를 "너무 파격적이라서"라고 판단했다. 그는 "1부는 과거와 현재의 맥락이 점점 잡혀가는 영화였다. 처음부터 그걸 잡아준 영화가 아니었다. 비밀이 마지막 시퀀스에서 탁 풀리면서 재미를 주는 거였는데, '너무 파격적이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하여튼 별의별 생각을 다 했다"며 웃었다.
"저는 뭔가 새로운 걸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외계+인'을 선택했죠. 그런 방식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흥행과는 관계 없이 재미있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2부에서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작업을 2번으로 줄였어요. 현재보다는 과거부터 시작하는 게 몰입이 좋아서 그렇게 했고요. 관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동안 영화 흥행에서 실패한 적 없는 최 감독은 '외계+인' 1부로 쓴 맛을 봤다. 그는 그 실패의 경험에서 감독의 숙명과 초심을 다시 찾았다. "사실 이게 영화가 흥행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지만, 이게 영화 감독으로서의 운명이구나 느꼈죠. 지금까지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도 사실 지금 와서 다시 보면 '저 장면은 다시 찍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모든 영화가 제게 완벽하거나 마냥 좋았던 영화라고는 할 수 없는 거죠."
2부가 잘 되리라는 보장이 없는 상황 속 2부 작업을 진행하면서 최동훈 감독은 초심과 본질을 되찾았다. 그는 "그런데 되게 신기하게 후반작업을 하면서 영화를 계속 수정하고, 수정하는데 '내가 영화를 만드는 건 이걸 내가 재미있게 생각하고 좋아하기 때문이구나'라는 생각이 신기하게 다시 들더라. 그런 점에서 '외계+인'은 저한테는 저 자신을 구원해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제가 영화를 한 지 20년이 됐어요. 지금까지 만들었던 영화 중에 멋있고 근사한 친구들도 있지만, '외계+인'은 우여곡절도 많고 힘들기도 하고 그래서 저에게는 가장 사랑스러운 영화인 거 같아요. 그리고 이 영화를 제가 가장 사랑하는 배우들과 함께 찍었어요. 저는 정말로 가장 한국적인 SF를 하고 싶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바라는 것은 10년 뒤에 봤을 때 유치하지 않고 '좋은 시도였구나'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에요. 그렇게 된다면 52번의 편집본이 가치 있지 않을까요?"
'외계+인' 2부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미래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2부는 1부에서 뿌려진 떡밥들이 모두 회수되며 결말까지 호쾌하게 달려간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오는 10일 개봉.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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